비어있는

from 단상 2007/09/1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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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마지막 시험 두 가지를 치르고 나면 모든 일정이 끝난다

수강생이 각 강의실마다 평균 열 다섯 명 정도였는데 절반만 남았다

그 중 두 셋은 교환학점제도를 이용해서 6주만 수강하던 일본 대학생들이었고

나머지는 어떻게 된걸까

시험에 대한 부담감, 시험결과에 대한 두려움, 혹은 지루한 일상에 대한 피로...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중얼중얼, 컴퓨터 앞에서 복도에서 강의실에서

책과 유인물과 사전을 놓고 씨름하던 학생들 중 절반이 사라졌다

회사에서 강의료를 지불했기에 좋은 성적을 들고 돌아가야하는 직장인들 몇,

대학에 입학해야하거나 석사 이상의 과정에 진입해야하는 학생들 몇,

두 단어 이상의 대화를 나눠본 적 없는, 얼굴만 익은 사람들 몇

누군가는 호된 꾸중을 각오하고서도 기어이 집으로 돌아가고

누군가는 퀭한 두 눈으로 돌아서던 그녀처럼 어딘가로 여행을 가고

누군가는 벗어놓은 양말처럼 하는 수 없이 의자에 놓여있는데

빈 담배곽을 더듬다가 마른 침만 삼키고 있는 사람처럼 나는

 

 

2007/09/11 16:28 2007/09/11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