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땅

2017.06.21.

 

며칠 전, 아~주 우연히, <장미의 땅> 이라는 다큐 영화를 봤다.

영화는 PKK(쿠르디스탄 노동자당)의 여성 게릴라 부대 이야기다. 그동안 나에게 쿠르드족 이야기는, 신문 기사 한 구절 쯤으로 스쳐지나갔던 게 전부였다. 영화를 보고나서야 PKK에 대해서 처음 찾아보게 되었고, 쿠르디스탄의 의미도 알게 되었고, 몰랐던 세계가 이렇게 넓다는 사실에 또 겸손해진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이 꺼내는 이상은 사실 공허했다. 이렇게 이야기해도 될까 조심스럽지만, 어쨋든 난 그렇게 느겼다. 선배 게릴라는 정치학습이 중요하다며, 우리의 투쟁은 단순히 무장투쟁이 아니라 정치투쟁이고 이데올로기 투쟁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 정치투쟁을 위해 꺼내는 내용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물신성, 여성의 성이 전리품으로 취급되는 현실 등등인데, 너무 거칠었다. 만들고자 하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반면, 제작국가별로 다른 각 총기의 특성, 총기 관리법, 미제 수류탄과 소련제 수류탄의 차이 등 게릴라 투쟁과 관련된 내용들은 굳이 저런 인터뷰를 넣어야하나 싶을 정도로 구체적이었다. 아마도 감독의 의도가 반영되어 있었을 것 같다.

게릴라 대원들은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며 자살테터를 하는 IS를 비판하고 적개심을 보이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PKK 지도자 아포(압둘라 오잘란, 1999년 이후 수감 중)에 대한 절대적 신뢰는 종교적 신념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 걸까 싶었다. 이것도 감독의 의도였을지도.

요즘 PKK는 터키에서 벌어진 테러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터키 정부의 일방적인 주장일 수도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하지만, 영화가 보여준 PKK를 떠올려 볼 때, 저 활동이 테러와도 연결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에게 인사를 제대로 못하고 입산했다는 대목이 가장 가슴 메였다. 한국의 현대사도 겹쳐 보이고...... PKK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지만 저 상황에서 어떤 선택지가 있었을까 라는 질문이 떠오르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내가 외부의 시선으로 너무 한가하게 재단하고 있는 건 아닌지. 10년 전 쯤 같은 내용의 영화를 보았다면 난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 영화를 보면서 내내 던졌던 질문이다.

군주에게, 제국주의 열강에게 지배받지 않는 자유로운 인민의 나라를 세우겠다는 꿈이 근대 민족주의의 바탕일 터. 비슷한 맥락에서 러시아혁명도, 중국혁명도 민족국가 구성이 당면 과제였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곳에서 압제에서 벗어나고 민족 독립을 목표로 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민족을 위로부터 내려오는 가상의 보편성이라 쳐도, 그것은 현실에 실재하는 규범이고 현실을 움직이는 힘을 갖고 있다. 그리고 민족은 종족주의, 부족주의와는 결이 다른 개념이다. 요즘 난, 민족주의를 부족주의 쯤으로 격하시켜 생각(그런데 종족 차원에서 민족주의를 설파하는 무리가 있던 것도 사실)하면서, 계급과 민족을 대립시키는 도식으로 역사를 재단해왔던 것에 대해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 부정과 비판의 차이를 잘 몰랐던 것.

뭔가 정리하려는 끄적거림은 아니고, 요지는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 + 더 깊게 알아봐야겠다는 다짐.

덧. 근래 터키는 IS를 공격하겠다는 구실을 들어 오히려 PKK를 공격하고 있다고 한다. PKK의 보복테러도 있다고 하고. 어쨋든 터키 군부 정권이 나쁜 놈들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F52Q4WgO-s8

2017/08/10 17:18 2017/08/10 17:18

금융 위기 이후의 자본주의

금융 위기 이후의 자본주의
금융 위기 이후의 자본주의
김성구 외
나름북스, 2017

 

[금융 위기 이후의 자본주의.hwp (27.00 KB) 다운받기]


2008년 위기 이후:자본주의 위기 및 붕괴 논쟁 평가

 

김성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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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위기는 구조 위기만이 아니라 순환적 공황이 중첩된 위기로 양 측면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신자유주의 구조적 위기로부터 벗어난 건 아니지만, 신자유주의 금융 위기는 일단 극복되었다. 2010년을 전후로 미국 자본주의는 회복 국면으로 넘어섰고, 지금은 이미 호황 국면에 진입한 상태다. 지난 위기에 대해 여러 좌파 논자들이 더블딥이나 신자유주의의 종말 또는 케인스주의의 복귀, 심지어 자본주의의 붕괴까지 전망했으나 이들의 전망은 빗나간 것 같다.

 

마르크스주의 위기론은 자본주의의 상이한 발전 단계에서 나타나는 위기의 구체적 형태와 성격을 규명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지난 금융 위기는 구조 위기의 관점에서 보면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의 관철과 케인스주의적 국가독점자본주의의 모순이 결합하여 발생한 1970-80년대의 현대불황에 대한 독점 자본의 대응책으로서 신자유주의적 전환(세계화와 금융화)이 가져온 직접적 결과다.(신자유주의 금융위기) 마르크스주의 좌파라면 자본주의의 모순이 마르크스의 시대와 달리 오늘날 왜 스태그플레이션의 위기와 금융위기라는 형태로 변용, 심화되어 나타나는가를 분석해야 한다. 여기에서 독점자본주의론과 국가독점자본주의론이 요구된다.

 

2. 위기 이후 자본주의 전개 과정과 현 상태

 

1) 금융 위기의 전개와 봉합

위기 이후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 전개의 주요 국면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제1국면 : 글로벌 금융위기(2007-2008), 제2국면 : 금융위기로부터 실물경제위기/채무 위기로(2008-2010), 제3국면 : 실물 경제의 회복 국면으로의 전환과, 채무 위기와 금융위기의 상호작용(2010-2012), 현 국면 : 회복 국면을 넘어 호황으로?

위기 이후 국면 중 주목할 것은 금융 위기와 국가 채무 위기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위기가 폭발적으로 전개됐지만, 미국 자본주의를 중심으로 실물 경제가 회복되고 호황으로 진입한 제3국면이다. 많은 논자가 전자의 측면에만 집중했다. 한편 2013년 이래 금융 위기가 완화되고 진정되는 결정적 계기는 자본주의 국가의 위기 개입이었다. 재정 개입으로 금융 위기가 국가 채무 위기로 발전하는 상황에서 돋보인 건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주목받은 중앙은행의 개입이었다. 국가 개입 프로그램은 케인스주의와는 별 관계가 없고, 기본적으로 신자유주의 재건 프로그램이었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지원, 재정 지출의 압도적 부분은 금융 자본의 회생과 금융 안정화에 돌려졌다.

 

금융 위기, 국가 채무 위기가 심화되던 와중에도 새로운 경기 순환이 진행되었고, 2012년 이래 미국 경기가 호황 초기 국면으로 진입한 것도 금융 위기와 채무 위기가 안정되는 주요한 요인이었다.

 

2) 위기 이후의 경기 순환

 

나가시마 세이이치에 따라 살펴보면, 공황과 불황은 GDP가 감소하는 국면이다. 공황은 (-)성장이 급속하게 진행되는 국면, 불황은 더욱 완만하게 진행되는 국면이다. 저점에서 경제는 (+)성장으로 돌아서서 경기 회복 국면이 전개된다. 경기 회복이라는 의미는 이전 경기 순환의 고점을 회복한다는 말이다. 이전 순환의 고점을 돌파하면 호황 국면으로 진입한다. 호황 국면은 ‘과도한 긴장과 과잉 투기의 시기’(Marx)를 지나 공황으로 급전한다. 공황으로 하나의 경기 순환이 종료하고 이 공황으로부터 다시 새로운 순환이 시작된다. 평균 10년 기한의 하나의 순환이 공황-불황-경기회복(활황)-호황-공황 4개의 국면으로 구성된다.

 

자본주의에서 공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는 것은 자본주의 생산 자체에 공황을 일으키는 내재적 원인이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르크스의 과잉 생산 공황론을 계승한 것은 일본 마르크스주의 구 정통파의 경제학이다. 영미권의 공황론은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으로 공황을 설명하는 이론적 오류에 빠져있고, 산업 순환론으로까지 전개하지 못하는 한계도 노정하고 있다.

 

<미국 경제>

공황/불황 : 2007년 4/4분기~2009년 2/4분기

경기 회복(활황, (+)성장으로 전환) : 2009년 3/4분기~2011년 4/4분기

호황 : 2012년 1/4분기~

 

<유럽 경제>

공황/불황 : 2008년 2/4분기~2009년 2/4분기

경기 회복(활황) : 2009년 3/4분기~2011년 3/4분기

더블딥 : 2011년 4/4분기~2013년 1/4분기

경기 회복(미약한 활황) : 2013년 2/4분기~

 

*주가지수는 경기 선행지수, 실업률은 경기 후행지수, 이자율/물가지수는 경기 동행 지표

 

유로존이 국가 채무 위기와 더블딥의 후폭풍을 맞은 것은 마스트리히트 조약과 유럽통화동맹의 신자유주의 교조 때문이다. 유로존은 마스트리히트 조약이라는 국제법에 묶여 신자유주의 교의를 그대로 집행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오히려 신축적으로 위기 시 국가 개입을 강화했다. 위기 후 세계 경제의 회복은 불안정하고 불균등하게 진행되는 상황이다.(미국:취약한 호황국면, 유로존:취약한 회복국면)

 

3. 자본주의 위기 및 붕괴 논쟁의 이론적 문제들

 

마르크스주의 위기론은 10년 주기의 주기적 공황과 주기적 공황들 속에서 관철되는 장기적 위기, 그리고 다음 사회로의 이행과 관련한 이행의 위기를 설명할 수 있도록 중층적으로 구성된다. 시도 때도 없이 공황과 위기, 붕괴만 주장하는 것은 마르크스주의 좌파의 경제 정세와 정치 정세 분석의 무능력을 표현할 뿐이다. 당면한 국면이 경기 순환상의 어떤 국면인지, 장기 발전상에서는 어떤 단계인지, 경기 순환적으로 또 중장기적으로 어떤 국면으로의 변화가 전망되는지, 자본주의 이행이 정치적으로 현질적으로 임박했는지 여하를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1) 주기적 공황과 구조 위기의 혼란

 

김수행 : 세계대공황은 자본주의적 축적 양식의 변화를 포함하는, 특별하고 드물며 구체적인 공황 국면. 1930~1938년, 1974~1982년, 2008~현재 세 시기로 국한

=>1930~1938년은 1974~1982년과 마찬가지로 주기적 공황을 포함한 하나의 산업순환이며, 각각 구조 위기 국면을 구성하는 특정 시기. 제2차 구조위기는 1930년으로부터 제2차 대전 기간을 포함하고, 제3차 구조 위기는 1970~1980년대 혹은 1970/1974년 이래 현재에 이르는 시기. 제1차는 1873~1895년 대불황. 지난 위기를 자본주의 축적 체제가 변모한다는 의미에서의 구조위기(자본주의 역사상 제4차 위기)로 규정하기는 어려움.

 

윤소영 : 1969~70년은 순환적 위기, 1973~75년은 구조적 위기, 1980년은 순환적 위기, 1981~82년은 구조적 위기, 1990~91년은 순환적 위기.

=> 이윤율 추세선이 하락할 때 이윤율이 하락하면 구조위기라는 주장은 근거 없음. 이는 10년 주기 반복되는 마르크스의 공황론을 부정하는 것. 1973~75년 위기, 1980~82년 위기 모두 순환적 위기. 현대 구조 위기란 1970~80년대 이래의 자본주의의 장기 침체.

 

박승호, 뒤메닐/레비는 각각 4차 구조 위기, 4개의 구조위기를 말함. 4차 구조 위기를 말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축적 체제의 등장 뿐 아니라 신자유주의하 장기 번영도 전제하지 않으면 안됨. 성장이 계속 둔화하고 있다면 제3차 구조 위기 지속임. 박승호는 1982~2007년까지의 신자유주의 팽창기를 주장하는 데이비드 맥널리에 기대면서 만성적 위기론과 구별. 다카다 타쿠요시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를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위기와 관련하여 어떤 맥락에서 파악하는가를 둘러싸고 두 개의 견해가 있다고 함. 두 개의 위기를 밀접하게 연관된 연속된 위기로 포착하는 것, 두 개의 상이한 순환의 종결 국면으로 파악하는 것. 그러나 신자유주의가 케인스주의의 위기를 극복해서 장기 성장을 가져왔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음.

 

2)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과 주기적 공황 그리고 구조 위기의 관계

 

이윤율의 장기적 저하는 장기적 축적 둔화를 설명할 뿐이고 직접적으로 주기적 공황이나 금융 위기를 설명하는 게 아니다.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와 금융 위기 간에도 양자를 매개하는 이론적 고리들이 설명되어야 한다. 장기 위기는 ‘생산 가격=시장 가격’의 전체 위에서 구성된 (생산 가격)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에서 비롯되는 것인 반면, 주기적 공황은 현실 경쟁과 불균형, 과잉 생산에 따른 시장 가격 이윤율의 하락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윤율 장기적 저하의 원인을 과잉 설비, 과잉 생산으로 파악하는 것(브레너)은 이윤율 경향적 저하 법칙이 시장 문제를 추상한 전제 위에서 구성된 것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윤율 경향적 저하법칙은 자본의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와 잉여가치율의 변화 등이 이윤율에 미치는 장기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3) 마르크스의 붕괴론, 마르크스주의 붕괴론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생산양식의 발생, 발전, 소멸이라는 역사 유물론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있다.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은 자본주의의 체제의 위기와 붕괴론의 토대를 이룬다. 궁극적으로 이윤율 저하가 관철되는가 여하가 자본주의의 붕괴 여하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이 법칙의 핵심은 저하 경향이 관철되는 국면은 자본주의의 장기 위기를 가져오고, 이 국면에서 체제의 존망과 재편을 둘러싸고 정치, 경제, 사회적 대변혁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마르크스주의 붕괴 논쟁은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이 아니라 주로 공황과 재생산 표식에 근거해 전개되었다. 자본주의 붕괴 논쟁의 토대로서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에 주목한 것은 1929년 그로스만의 공헌이지만, 정작 그로스만 자신도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에 근거해 자본주의의 붕괴를 논증한 것은 아니었다.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의 관철과, 그에 따른 구조 위기와 자본주의 단계 이행에 따라 자본주의 붕괴는 보다 구체적인 범주에서 포착할 수 있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독점자본주의 단계로의 이행과 제2차 대전 이후 국가독점자본주의로의 성장 전화와 함께 자본주의는 역사적으로 사회주의로의 이행 단계로 들어섰다. 국가독점자본주의는 케인스주의 형태로부터 신자유주의 형태로 전환했다. 현대 자본주의가 국가독점자본주의라는 것, 이행기의 사멸해 가는 자본주의라는 규정은 여전히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국가독점자본주의론은 자본주의가 경제적으로 언제 붕괴하는가를 예측할 수는 없다. 로지스틱 축적 모델이나 그로스만 모델로 자본주의의 종말론을 펴는 것은 과학적 이론이 아니다.

 

4. 맺음말

 

2015년 12월 미 연준이 기준 금리 인상을 시작한 건 미국 경제가 호황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의 표현이다. 금융 위기와 채무 위기의 후유증이라는 제약 조건으로 현재의 순환이 통상적인 순환처럼 호황다운 호황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미국 경제가 설령 본격적인 호황으로 발전한다 해도 근원적으로 위기를 벗어나는 건 아니다. 현재의 경기 국면을 감안하면 새로운 세계 공황은 2018년쯤으로 예상할 수 있다. ‘실물 부문 축적 둔화-금융 부문 팽창과 투기-금융 위기’라는 신자유주의에 고유한 위기 메커니즘은 앞으로도 작동될 전망이다. 이제는 국가 채무 위기를 배경으로 신자유주의 위기 메커니즘이 작용할 것이므로 자본주의 구조위기는 이전보다 심화되었다. 그래도 현재의 자본주의는 아직 최종적 위기를 말하기에는 대처할 수 있는 여러 개입 수단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자유주의적 국가독점자본주의’의 위기?

 

김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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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구 교수는 2007/2009 경제위기를 다음과 같이 파악한다. 첫째, 7-10년 주기로 발발하는 주기적 과잉생산 공황, 둘째, 신자유주의에 특유한 금융 위기라는 구조적 성격의 위기와 결합, 셋째, 자본주의의 구조 위기 또는 장기 불황에 관한 이론, 넷째, 국가독점자본주의론의 매개, 다섯째, 이 위기가 새로운 회국 국면으로 넘어갈 것이며 위기에 대한 국가 개입은 신자유주의 재편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자유주의 지속을 전망.

 

2. ‘주기적 공황’과 ‘구조적 위기’의 구별

 

김성구 교수는 주기적 공황과 구조적 위기를 다음과 같이 구별하고 있다.

(1) 주기적 공황은 10년 주기의 산업 순환의 일 국면으로서 마이너스 성장을 동반하는 축소 재생산 국면인 반면, 구조적 위기는 2-3개의 특별히 심각한 산업 순환이 진행하는 국면, 즉 장기 성장의 둔화 또는 정체 국면

(2) 주기적 공황은 또 다른 산업 순환을 인도, 구조적 위기는 자본주의의 새로운 단계 또는 국면을 인도

(3) 주기적 공황은 과잉 생산 공황, 구조적 위기는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즉 과잉 축적으로 인해 발생하며 주기성을 확인할 수 없음

(4) 구조적 위기는 주기적 과잉 생산 공황의 반복 속에서 모순이 심화된 결과로 발생. 주기적 공황을 통해 자본 축적의 모순이 해결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면 구조 위기 발생.

(8) 실현의 곤란으로 공황을 맞게 되지만 공황을 통해 이 모순을 해결하고, 장기 성장의 모순과 한계는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에서 표현되고 구조적 위기로 표출.

 

주장의 핵심은, 주기적 공황은 과잉 생산에 의해 발생하고 공황을 통해 제거되지만, 구조적 위기는 일반적 이윤율의 저하에 의해 발생하므로 구조 재편이 필요하고 자본주의의 새로운 단계를 열게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구조적 위기가 “주기적 과잉 생산 공황의 반복 속에서 모순이 심화된 결과로 발생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TRPF 법칙이 주기적 공황을 설명할 수 없고 구조적 위기를 설명할 수 있을 뿐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TRPF 법칙은 일반적 이윤율이 선험적으로 하락한다고 예측하고 있지 않다. 자본론 제3권 제3편 제15장은 잉여가치의 생산과 실현 사이의 모순, 자본의 집적/집중과 새로운 독립 자본 형성 사이의 모순, 생산 확대와 가치 증식 사이의 충돌, 과잉 인구와 나란히 존재하는 과잉 자본 등 일반적 이윤율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온갖 모순을 지적하고 있다. TRPF 법칙은 공황 요인도 지적하고 있다.

 

3. 케인스주의적 국가독점자본주의에서 신자유주의적 국가독점자본주의로

 

김성구 교수는 자본주의의 일반 이론, 독점자본주의론, 국가독점자본주의론이라는 중층적 이론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이행 과정에서 일정한 단계적 발전을 거쳐야 한다는 ‘단계 이론’과 결부되어 있고, 자본주의의 발전을 ‘생산의 무정부성을 완화하면서 계획성을 도입하는 경향’에서 파악하는 방법과 비슷하다. 이 공식은 새로운 사회를 ‘계획경제’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며, ‘노동자의 해방’이라는 관점은 무시되고 있다.

 

김성구 교수는 자본주의의 단계적 성장 전화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경쟁자본주의로부터 독점자본주의로의 이행을 가져온 제1차 구조위기가 일반적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에 비롯된 것이었다면, 독점자본주의로부터 국가독점자본주의로의 성장 전화를 가져온 제2차 구조 위기는 한편에서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이, 다른 한편에서 독점자본주의의 만성적 정체 경향이 단독으로 또는 함께 작용한 결과. 이러한 연장선에서 파악하면 제3차 구조위기는 한편에서 일반적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 다른 한편에서 독점자본주의의 만성적 정체 경향, 또 다른 한편에서 국가독점자본주의에 고유한 재생산의 조절 위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199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는 시기의 위기는 신자유주의적 국가독점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로서 파악. 이전 체제들의 구조 위기와 달리 이 체제 자체의 성립과 함께 시작된, 이 체제 자체의 구조화된 위기.

 

김성구 교수는 ‘제3차’ 구조 위기는 케인스주의적 형태로부터 신자유주의적 형태로 변형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이야기 한다. 국가독점자본주의가 자본주의의 ‘마지막 단계’라고 못 박아두었기 때문에 더 이상 단계를 만들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오히려 ‘현재의’ 자본주의에서 자유 경쟁, 독점적 경쟁, 국가와 독점 자본의 유착 등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고찰하는 것이 더욱 큰 분석적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김성구 교수는 케인스주의를 대신하여 신자유주의가 등장하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이윤율 저하와 구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평균 이윤율의 회복과 새로운 조절 체계의 확립이 필요. 새로운 조절 체계는 케인스주의보다 더 사회화된 형태여야 했음. 그런데 이런 조절 체계는 평균 이윤율을 더욱 저하시킬 것이므로, 평균 이윤율을 회복시키기 위해 “케인스주의라는 제한된 국가 규제와 사회화마저 해체시켰고, 노동시장․자본시장․금융시장의 전면적 자유화를 추진했으며, 이를 세계 시장의 개방과 자유화에 결합.” 신자유주의적 전환은 국가 개입주의 자체를 대체할 수는 없었고, 다만 국가 개입주의의 한 변종을 다른 변종으로 변화시켰음.

 

4. 신자유주의적 위기를 해결하는 방안

 

김성구 교수는 “마르크스주의 위기론은 주기적 공황과 구조 위기, 그리고 체제 이행의 분석을 포괄하는 것이며, 실로 그 중층적 연관하에서 현실의 경제 위기를 분석한다”고 올바르게 지적하고 있다. 김성구 교수는 현재의 위기에 대한 좌파의 대안이 사회운동이나 정치운동에 의해 뒷받침되지는 못하지만, 대안은 여전히 사회운동과 정치 운동을 동원하는 주요한 요소라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하는데, 대체로 수용할 수 있다.

첫째, 단기적으로는 경기 안정화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재정과 금융의 확장 정책이다.

둘째, 중장기적으로는 은행의 사회화와 금융 개혁이 요구된다. 금융 개혁은 은행을 본래의 신용 기관의 기능에 전념하게 하는 것으로 투자 은행 업무를 대폭 축소하고 이익 추구 구조를 해체해야 하며 공공의 신용평가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

셋째, 사회 서비스의 사유화, 민영화는 중지되어야 한다.

넷째, 외환 거래세를 비롯하여 금융 거래에 대한 과세, 조세 피난처의 폐쇄, 금융 감독에서 국제적 협력의 증대, 국제적인 고정 환율제도 또는 목표 환율제도의 확립도 필요하다.

 

5. 맺음말

 

김성구 교수는 현재의 주기적 공황과 구조적 위기를 이해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케인스주의나 신자유주의가 서로 다르지 않다는 점을 명확하게 했다. 그러나 자본주의 발전 단계 이론과 일반 이론 사이의 관계는 분명하지 않으며, 국가독점자본주의가 새로운 사회로 이행하는 최종 단계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2017/08/08 22:21 2017/08/08 22:21

2016/06/27

시간이 지날수록, 경험이 많아질수록-

과천쪽의 이야기가 공감되고 더 깊이 이해된다.

 

전에 추상적으로 이해했던 금융화의 의미가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세상에 적용되고 있는지 이해되고,

그래서 비정규직 문제도 금융화의 결과일 뿐이라는 게 절절히 이해된다.(내가 맞게 이해한거라면)

원인이 아닌 결과에 대한 투쟁만 하고 있는 현실도 눈에 잘 들어오게 되고.

 

그런데 그 이해된 결론들을.. 노동조합에서 조합원들에게, 혹은 그냥 시민들에게, 대중들에게..

전달할 자신이 없다.

 

....... 어쩔..

2016/06/27 11:56 2016/06/27 1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