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노동자 계급정당 건설 토론회에 바란다

[운동평론]‘변혁적 현장실천과 노동자 계급정당 건설을 위한 토론회’에 바란다 

통진당 사태를 계기로 노동자들의 직접행동 정치가 가시화 되고 있다. '변혁적 현장실천과 노동자 계급정당 건설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6월 9일 첫 번째 모임에 이어 7월 14일 두 번째 모임이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에서 열렸다. 

처음에는 금속노조 현장 활동가들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전국 각지의 현장 활동가들을 비롯하여 공공운수노조, 전교조, 공무원노조, 좌파노동자회,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사회주의 정치세력, 진보신당 등이 대거 참여하는 등 세(勢)가 확산되고 있다.  

기획단은 제안서를 통해, 노동자 계급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 현장 활동가들의 고민과 결의가 시작되어야 하며, 노동해방과 사회변혁을 열망하는 노동현장의 활동가들이 만나, 노동자 자신이 노동자 계급정치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제안은 비록 통진당 사태가 발단이 되긴 했지만, 우리 사회의 기존 정당들 중에는 노동자 계급정치와 유관한 정당이 실제 전무하다는 참담한 현실을 말해준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직접 나서서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는 계급적 정당을 만들어 보겠다는 참신한 시대정신의 반영이기도 해 토론회를 지켜본 필자는 다음 두 가지를 제언하고 싶다.   

첫째, 민중운동 진영에도 제안서를 보내자.
이날 토론회에 참관한 한 인사는 필자에게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활동가와 조직노동자는 자신들이 힘없는 이들을 대변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사회적인 어떤 발언권도 없는 미조직노동자 등 가난한 이들을 잊기 쉬우며, 상대적으로 극빈자들의 상위계급이라는 사실을 놓칠 우려가 있습니다. 노동자 정치운동이 제대로 된 변혁운동이 되려면 이 같은 사실을 깨닫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노동자 계급정당 건설에 빈민과 같은 민중들이 결코 소외되면 안 된다는 말씀이다. 겨우 초동단계인 토론회 기획단에 이러한 주문은 시기상조인 듯 하지만 그 만큼 기대감이 크다는 반증이다. 주지하다시피 노동자와 민중은 상호 교차하므로 ‘노동자 중심성’이라는 개념의 외연을 넓혀 이른바 민중운동 진영에 제안서를 보내는 구체적인 행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온갖 수사(修辭)로 민중진영 포섭에 혈안인 기존 정당에 향후 훌륭한 파열구로 발전하게 된다. 

둘째, 토론회를 ‘回자형’의 열린 공간으로 배치하자.
토론회에서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라고 소개한 한 여성노동자는 당시 토론회 분위기를 ‘가부장적’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서 필자는 내용과는 별개로 공간 배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노동자 계급정당을 제대로 건설하려면 ‘평의회’처럼 무엇보다 그 정체성에 부합하게 논의 구조가 활짝 열려야 한다는 주문이다. 우리는 공간의  유형과 마이크의 위치에 따라 발생하는 왜곡된 권력 현상을 주의해야 한다.      

이번 토론에서 택한 이른바 ‘교실형’ 공간 배치(단상 위에 한 사람의 선생님이 있고 다수의 학생들이 그 아래에서 배우는 식의)는 일방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구조이므로 평등한 토론을 치명적으로 방해한다. 더욱이 지금은 기획단 수준으로 ‘주체’를 형성하는 예민한 시기이므로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상호 대면하며 논의할 수 있는 구조인 ‘回자형’의 열린 공간 배치가 바람직하다. 

열린 공간의 토론회에서 기획단의 역할은 준비된 압축적인 제안 이외에는 논의의 물꼬를 트는 짧은 사회로 참가자들의 견해가 최대한 제출될 수 있게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도와주고 정리하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  

이번 토론회 진행에서 드러난 다소 미흡했던 점이 개선돼, 향후 각급 단위의 논의의 틀과 오는 9월 1일 열리는 ‘변혁적 현장실천 노동자 계급정당 전국활동가대회’ 부터는 그간 기존 정당들과 사이비 진보좌파세력으로부터 소외되었던 이/단위들이 서로 마주보며 제출하는 대안적인 함성이 메아리로 번져 명실상부한 노동자민중들의 계급정당으로 도약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