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홍보

조선소 사내하청 대량해고, 잇따른 죽음

시민사회 무엇을 할 것인가 간담회를 제안합니다

 


○ 간담회 일시 : 7월 19일(화) 오후 4시

○ 간담회 장소 : 경향신문사 14층 (민주노총 사무총장실)

○ 문의 :  이김춘택 대책위 정책홍보팀장 (010-6568-6881)

               박점규 비없세 집행위원 (010-9664-9957)

[조선하청살리간담회제안서_160719.hwp (18.50 KB) 다운받기]


 

○ 구조조정

지금 거제통영고성지역 조선소에는 ‘사람 자르는 구조조정’, ‘비용과 고통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구조조정’의 광풍이 불고 있습니다. 조선산업의 불황과 대형 조선소의 적자가 구조조정의 출발점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박근혜 정부의 ‘구조조정 밀어붙이기’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공언과 정부의 구조조정안 발표가 실질적인 구조조정의 추진력입니다.

 

○ 해고

해고의 칼바람에 하청노동자, 그 중에서도 하청의 재하청인 ‘물량팀’ 노동자들이 먼저 쫓겨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거제통영고성 지역에서 4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물량팀 노동자들은 해고라는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한마디 하면 그것이 곧 해고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부당한 해고라도 법적인 구제수단이 없습니다.

원청 조선소의 불법적인 기성금 후려치기로 견디다 못한 업체들의 폐업이 매일매일 잇따르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 해양플랜트가 속속 발주처에 인도되면 2만 명 가까운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해고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현실’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협박’입니다.

 

○ 임금삭감, 임금체불

원청 조선소의 기성금 후려치기에 하청업체는 임금삭감으로 고통을 하청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하는 식으로 “안 짜를테니 임금을 내놓아라!”는 협박에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임금을 강탈당하고 있습니다. 동의서에 서명하면 20~30% 임금이 줄어들게 되는데도 하청노동자들에게 놓인 선택은 마지못해 서명하는 것 말고는 달리 없습니다.

회사가 어렵다며, 기성금이 깎였다며 임금이 체불되어도 제대로 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사내하청업체 대표나 물량팀장은 당연히 자기 앞의 재산이 없습니다. 회사가 폐업이라도 하면 새로운 업체 대표나 원청 관리자는 체불임금의 50~70%만 받을래 말래 흥정을 합니다. 아니면 정부가 지급하는 체당금이나 받으라고 뻔뻔하게 이야기 합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임금을 떼이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체불임금을 다 받지 못하는 건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에게 이제 어쩔 수 없는 일이거나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 블랙리스트

너무 부당하고 억울해서 조금의 항의라도 하면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라 취업의 길이 막힙니다. 자본은 그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지만 하청노동자는 누구나 그 존재를 알고 있는 블랙리스트의 공포는 대단합니다. 당장 해고 되는 것도 두렵지만 한 번 찍히면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없고 다시는 대형 조선소에 취업을 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하청노동자들은 임금삭감을, 임금체불을, 해고를 받아들이는데 익숙해집니다. 블랙리스트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길은 손톱만큼의 저항도 포기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 죽음

구조조정의 고통 속에서 하청노동자의 죽음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어느 하청노동자는 대통령이 정한 휴일에 아이들과 캠핑을 갖다왔다는 이유로 회사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받고 결국 죽음을 택했습니다. 또 어느 노동자는 체불임금의 70%만 받으라는 제안을 거부하고 100%를 받았다는 이유로 회사를 그만둔 것도 모자라 블랙리스트에 올라 고생하다 결국 죽음을 택했습니다. 휴일에 아이들과 캠핑 다녀온 것이, 당연히 받아야할 자신의 임금을 100% 다 받겠다고 한 것이 죽음의 이유가 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 밖에도 사회적으로는 묻혀버린 죽음, 죽음들이 있습니다. 굳이 자신이 일하던 현장에서 죽음을 실행한 하청노동자는 무엇을 말하고자 했던 것일까요. 왜 하청노동자는 죽음을 택하면서도 유서를 남기지 않았을까요. 하청노동자의 죽음에는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참 많습니다.

 

○ 누구도 찾지 않고, 어디에도 없는

하청노동자들의 고통과 신음소리는 넘쳐나는데 누구도 하청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고, 하청노동자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여당도 다녀가고 야당도 다녀갔습니다. 노동부장관도 다녀가고 민관합동조사단도 다녀가고 국회 환경노동위도 다녀갔습니다. 정규직 노동조합을 만나고 노동자협의회를 만나고 갔습니다. 원청 조선소 경영진을 만나고 사내하청업체 협의회 대표들도 만나고 갔습니다. 거제시를 만나고 통영노동지청을 만나고 갔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하청노동자를 만나서 하청노동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하청노동자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포기가 더 빠르고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고, 블랙리스트의 공포를 심리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하청노동자들은 고통스런 현실을 묵묵히 견디어 낼 뿐입니다. 그 견딤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언제쯤 하청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와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

지난 5월 4일 지역의 노동단체, 정당, 시민단체가 함께 하는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대책위는 비록 작은 힘이지만 구조조정으로 고통 받은 하청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한편 아직은 소수이지만, 조선소 하청노동자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로 조직하려는 준비위원회의 활동도 시작되었습니다. 사내하청업체 본공, 기간체, 물량팀 등 다단계 하청구조로 이루어진 조선소 하청노동자를 조직하기 위해서는 사업장을 넘어서 지역 차원에서 조직화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원청 조선소의 통제와 구조조정의 칼날 앞에 짓눌린 하청노동자의 분노의 함성은 아직까지는 좀처럼 터져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 하청노동자 대행진

계기가 필요합니다. 하청노동자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합니다. 하청노동자들이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합니다. 조선하청대책위와 거통고조선하청지회(준)는 사람 자르는 구조조정에 맞선 조선소 하청노동자의 투쟁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하청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스스로의 존재와 힘을 확인하고 가슴속 가득한 울분을 함께 표출해 낼 수 있는, 그리하여 조선소 하청노동자 투쟁의 거대한 첫걸음을 위한 계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최대한 많은 하청노동자들이 함께 모여 스스로의 요구를 내걸고 행동에 나서는 ‘(가칭)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행진’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막연한 기준이기는 하지만 1천 명 이상의 하청노동자들이 모이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과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 '비빌언덕'이 되어주십시오

하청노동자의 해고 그리고 죽음을 막고 싶습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하청노동자들이 자신의 목소리 반영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거제통영고성지역의 힘만으로는 이 거대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하청노동자의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하청노동자의 ‘비빌언덕’이 되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조선업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하청노동자들이 어떻게 해고되고 있는지, 블랙리스트가 어떻게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가로막고 있는지, 그 노동자들이 어떻게 죽어가고 있는지, 그것이 왜 사회적인 문제인지를 토론회를 통해, 언론기고를 통해, 더 많은 공간에서 알려지도록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노동자들의 고통이 사회화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십시오.

또한 하청노동자들이 현재 해고되면서 임금체불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단계 하청구조 속의 하청노동자들은 체당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변’이나 ‘노노모’ 등 법률 단위들이 다양하게 지원방안을 이야기해주시고 있습니다. 하청노동자들을 더 많이 만나서 함께 목소리를 내자고 이야기하려면 법률지원만이 아니라 사람도 필요하고 재정도 필요합니다. 구체적인 지원도 요청 드립니다.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행진’을 통해서 거제통영고성의 하청 노동자들이 모이려고 합니다. 그런데 웬만해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하청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기 위해서는 전국의 많은 노동자 시민이 하청노동자의 고통에 관심을 갖고 있고 함께 하려고 한다는 것이 큰 용기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행진’에 호응하는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희망버스’ 등 전국에서 거제로 함께 모여서 조선소 하청노동자에게 힘을 주고, 역사적인 행진을 함께 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간담회

이에 우선은 이러한 제안을 설명드리고 여러 시민사회단체들과 의견을 나누기 위한 간담회 자리를 갖고자 합니다. 모쪼록 간담회 자리에 많은 시민사회단체가 참석하셔서 조선소 하청노동자의 현실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기를 소망합니다.

 

2016년 7월 11일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원회

금속노조 거제고성통영조선하청지회 준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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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8 10:05 2016/07/1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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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명 2016/07/22 23:20 URL EDIT REPLY
찾아온 시민사회단체는 없거나 있어도 이런저런 이유를 물어보며 소극적이었을거라 예상되는데.. 그렇더라도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