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유전무죄! 무전유죄!

얼마전에 인터넷에서 본 영화 얘기 하나 할께.
양윤호감독이 연출한 <홀리 데이>라는 영화야.
양동근이 열연한 <바람의 파이터>를 연출한 감독이지.
또 연쇄방화범을소재로한 <리베라 메><짱>등도연출했다고 하더군.
<홀리데이>말곤 아무것도 못봤어.
영화 <홀리데이>는 88년 지강헌일당의 탈주극사건을 그린.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지.

영화얘긴 뒤로 접어두고 지금부터 당시 사건을 내 기억의 호주머니에서
꺼내 지금부터 펼쳐 놔 볼께.

사건은 88년10월로 거슬러 올라 가!
88올림픽이 막 끝나서 그 광란의 축제의 독기가 채 가시지 않았을때지.
당시 노가리가 대빵으로 군림하고 있을때 였는데 올림픽을 빌미로
서울시내의 판자촌을 무허가라며 주민들의 허가도 받지않고 무자비하게
때려 부수고 `썸머타임`이란 요상한 이름을 써가면서 자기맘대로 태양을
한시간 빨리 뜨라고 시계바늘을 돌려놓아 온나라 백성들이 피곤할 때였어.
81년인가에 만들어진 사회보호감호법이란게 있었어.

이 법이 없어진게 몇년 안되지.
흉악범들을 사회로부터 일정기간 격리시켜 사회를 보호한다는 명분아래
만들어진 이 법의 모순으로부터 사건은 시작되지.
자신의 범죄행위에 대한 형량을 법원으로부터 받고도 적게는 5년부터
많게는 20년까지 법무부가 이들을 보호(?)하는 거야.
국가에서 베푸는 일종의 보너스내지는 립서비스지.
당시 전대머리동생 전경환이가 영종도 새마을연수원 비리로 800억을
해쳐먹고 7년을 받았어. 그나마 노태우가 2년도안돼 슬그머니 풀어주었지
지강헌등 탈주범들은 500만원 도둑질에 징역7년에 보호감호15년에서
20년까지 ....
800억 7년.(2년만에나왔지만) ,500만원 보호감호까지 20년,도무지
내머리론 산술적으로 계산이 안돼.
이 보호감호법을 만든 전두환이는 이것만으로도 도저히 용서가 안돼!

지강헌등은 교도소에서 치밀하게 탈주를 계획하고 준비했지.
드디어 영등포교도소에서 공주인가 어디로 이송되는 날.!
그들의 탈주극은 시작됐어! 이윽고 그들을 태운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했어! 얼마쯤 달리자 한명이 배가 아프다며 뒹굴면서 연극을
벌이고 나머지는 교도소에서 철사로 만든 열쇠로 손목의 수갑을 풀었어.
교도관 한명이 좀 조용히하라며 죄수칸으로 다가오자 순식간 덥쳐서
총을 빼았고 호송버스를 죄수들이 접수했지.
이렇게해서 그들의 9일간의 탈주행각의 서막이 올랐지!
버스안에는 10여명의 죄수가 호송중이었는데 생각이 같은 5명만이
탈주 동지가 됐어....

이들은 탈주기간내내 주로 서울시내 가정집을 은신처로 삼아 전전했어.
당시 경찰과 메스컴이 발칵 뒤집혀서 탈주범들이 시민들을 해칠지
모른다고 호들갑을 떨었지. 하지만 후에 밝혀진 바로는 인명피해는
한명도 없었지.

자! 이제 그들의 최후를 말하려 한다.
서울 남가좌동인지 북가좌도인지는 기억이 확실치는않아.
어째든 신고정신이 투철한 한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포위됐어.
마름모꼴의 방범창살뒤 유리창사이로 검은 썬그라스에 담배를 꼬나문
조금은 지친듯한 표정의 한 사내가 보였어! 어떻게 봤냐구?
당시 이 상황을 친절하게도 텔레비젼이 생중계했으니까!
집주위를 경찰이 삼엄하게 에워싸고 방송차량.기자들 구경나온 시민들.
이런 어수선함속에 지강헌이 유리창문 사이에 다시 나타나서 밖을
향해 외쳐댔지. "이렇게 살고싶지않았는데 너희들이 날 이렇게 만들엇다"
" 단 하루만이라도 맑은공기 마시고 싶었다"
그의 오른손엔 권총이 들려있었고 왼손으론 그집 딸의 팔을 잡고 있었어.
그가 거칠게 다시 외쳐댔어! "유전무죄! 무전유죄!"
이윽고 유리창을 깨서 유리조각으로 아주 천천히 자신의 목을 긋기시작
했어.... 깨질듯한 주인집 딸의 비명소리, 주위의 놀라움의 시선과 탄성.
한숨과 탄식소리가 교차헀어!

이후의 상황은 피를 많이 흘린 지강헌을 경찰 특공대가 투입되서
사살함으로서 종료됐지. 참 그이전의 상황은 지강헌이 밖을향해 설명했어
두명은 자살했고 그중 제일 나이가 어린 한명은 지강헌이 자수하라며
밖으로 내보내 지금도 교도소에서 복역중이래.

이후 이사건을 바탕으로 시인 기형도가 시집<입속에 검은잎>에서
"가는비 온다"라는 시를 발표한적이 있지.
내가 좋아하던 시인인데 이 시집 발표후 요절했어.

지강헌이 죽기직전 마지막으로 경찰에 요구한게 뭔 줄 알아?
놀랍게도 팝송테잎이야. 비지스의<홀리데이>.
자신의 삶을 휴일처럼 편안히 쉬고 싶었나봐....

바보같은 경찰이 비지스의 홀리데이가 아닌 스콜피온의 홀리데이를

가져다 주었다는 소문도 있긴하지만...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홀리데이>는 결론적으로 말해서 졸작이야.
그렇게 좋은 소재를 가자고 그렇게밖에 못 만드나하는 생각이 들어.
개인적인 생각으론 영화도입부와 마지막 지강헌의 처절한 사투를
바꿨어야 관객들이 내내 긴박감을 가지고 영화를 보지않았겠나하는....
이영화의 제목처럼 비지스의<홀리데이>는 좋은곡이지.
이 음악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도 나오는데 안성기가 비바람
부는 계단에서 조폭두목(?)을 칼로 살해하는 장면과 폐광촌에서

박중훈과의 마지막 결투장면에서 느린화면속에 천천히 흘러나오지.
감동적이었어!

우리 사회의 모순과 아름다운 음악은 변증법적인 관계가 있을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