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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농성과 이주노동자

  • 등록일
    2006/07/21 17:33
  • 수정일
    2006/07/21 17:33

비정규직, 일용직 노동자들의 권리쟁취를 위한 투쟁이라는 점에서 지지하면서도,
이들의 "외국인노동자 고용 금지" 요구사항은 참  마음을 씁쓸하게 한다.
대체 인력 투입 반대가 외국인노동자 반대로 이어지는 것을 보며,
외국인 차별이라는 깊은 구조의 늪을 들여다 보는 것 같다.
자본이 이주노동자를 유연화와 저임금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명백하지만,
이들이 싼 임금과 나쁜 조건으로도 노동을 감수하는 이유는,
미등록 체류라는 신분의 불안정성
('불법' 신분에데가 외국인 차별때문에 떳떳하게 권리주장을 할 수 없슴)
식민지배와 세계화로 인한 제3세계의 빈곤
(한국에서 조금 벌어도 고국의 상황에서 따지면 큰 돈이 되는 점)
때문이 아니겠는가?

마침 크리스티앙이 이주노조 홈피에 포스코 관련 성명서가 나왔다고 해서 가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에 관한 언급이 있다.

 


이주노동자는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


며칠 전 대구경북건설노조파업에 이주노동자들이 대체인력으로 투입되었다. 대체 인력으로 투입된 이주노동자들은 사측을 비호하는 입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우리는 파업참가자를 대신해서 들어오는 대체 인력은 그 누구라도 적극적으로 저지해야 한다. 까닭은 대체 인력 대부분이 이주노동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불법적인 대체인력이고 파업 파괴의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을 고용하면서 노동자들을 분열하고 차별을 고착화시키면서 자신의 지위를 강화하려는 자본은, 한국의 노동자들이 하기 어려운 일들을 저임금의 노동력으로 돌리기 위해 이주노동자를 유입하고 있다.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는 건설 현장, 금속 현장의 최하층에서 일하며 자본의 필요와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정규직이 하는 일을 똑같이 하면서 절반의 임금, 대량의 정리해고를 당하고 있다. 이주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 이에 비해 상대적인 지위를 보장받으나 여전히 불안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정규직 노동자 모두 자본에게는 소모품이다. 이주노동자들은 ‘그들 스스로’ 건설 동지들의 일자리를 빼앗기 위해 한국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운영되는 법칙에 따라 ‘필연적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며 어려운 현장에서 빈번한 산재와 임금 체불을 당해 온 노동자이다. 우리가 막아야 하는 것은 그들이 파업 파괴자로써 대체 인력으로 투입되는 것뿐만이 아니다. 자본에게 효율적인 노동력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보호하고 방어하는 것처럼,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 역시 하락되는 상황을 막고 방어해야 한다.
일용직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단계 하도급으로 임금을 떼이는 건설 노동자,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아예 임금을 받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는 하나다. 이주노동자도 ‘동지’로서 포스코와 같은 거대 자본에게 희생당하는 동지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많은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알리고 투쟁에 연대하도록 호소하겠다. 투쟁!  

 

 

하지만 안타깝게도, 노동자는 하나여야 한다는 이주노조의 '간절한' 염원과는 달리,

이미 " 대체인력=외국인 노동자"라는 공식이 성립되고,

이주노동자는 하나여야 할 "노동자성"에서 배제되어 버린다.

분명 대체 인력으로 이주노동자가 이용되었다.

하지만 대체인력이 늘 이주노동자 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만약 대체인력이 한국인 노동자였다면, 그들은 분명 그저 대체인력을 투입하지 말라고 요구했을 것이다.
이주노조의 성명서는 그래서 더욱 나를 슬프게 한다.

그래도 노동자는 하나라며 봉합하려는 이주노조의 몸짓이, 완곡히 우회하는 비판이,

힘없는 자들의 생존의 기술인 양 서글퍼보인다.

늘 의문이다.

전략적 차원에서 "노동자는 하나다"라고 부르짓는 것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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