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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지 붙이기.

극우세력이니, 혐오세력이니,

하하.

손쉬워라.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3/2019121303383.html

미국의 유명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워싱턴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권력 암투를 리얼하게 그려냈다. 화려한 무대 뒤에 감춰진 권력의 추악한 속성이 너무나도 흥미진진해서 드라마에 몰입하다 보면 전율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허구를 다룬 막장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미국 정치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봐야 하는 교과서 같은 드라마라는 말도 있다. 워싱턴의 노회한 정치인 프랭크 언더우드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갖은 술수를 쓰고 때로는 악행을 저지르는데, 여기서 나오는 유명한 대사 가운데 하나가 "권력이란 부동산과 같은 것이야. 무엇보다 위치 선정이 중요하지"라는 것이다.

요즘 우리 정치를 보면 이 대사가 정말 실감 나게 느껴진다. 문재인 정부의 실세들이 권력 핵심부에 어떻게 위치를 잡고 국가 시스템을 사유화하고 농단해 왔는지가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정권을 잡자마자 권력 핵심으로 연결되는 가치 있는 부동산을 재빠르게 선점했다. 적폐라는 딱지를 붙여 상대방을 무자비하게 숙청한 것 역시 그들이 선점한 부동산의 상대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었을 것이다.

민정수석을 방패 삼은 조국 일가의 탈선은 시작에 불과했다. 재선 국회의원 출신 백원우씨를 급에도 맞지 않는 민정비서관에 앉힌 것도 이상하더니 그 뒤에 대통령 친구, 아우가 줄줄이 달려 나왔다. 확인 안 된 정치 공세라고 주장하지만 냄새가 나도 너무 고약하게 나니 국민은 고통스럽다. 대통령을 형이라고 부른다는 한 인사는 금융위의 핵심 요직에 앉아 금융계 인사를 주물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눈치 없는 청와대 감찰반이 움직였지만 '이너 서클'의 핵심들이 SNS 대화방을 만들어 구명 운동을 벌였다.

이게 다가 아니다. 계급 정년에 막혀 퇴직을 앞두고 있던 경찰 간부가 승진해서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선거를 앞둔 지역으로 발령받아 간 것도 우연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우연이라면 야당 후보가 공천장을 받는 날 비리 혐의로 압수 수색을 당하는 또 한 번의 절묘한 우연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권력 핵심으로 통하는 주요 길목을 모조리 장악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일찌감치 권력의 타락을 눈치챈 한 특감반원이 용기를 냈지만, 대통령까지 나서 그를 깨끗한 우물에 흙탕물을 일으킨 미꾸라지로 몰아붙였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 절반이 지났을 뿐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치부는 어쩌면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박근혜 정부가 최순실최서원이라는 이름의 무허가 건물을 청와대 경내에 들였다가 허무하게 무너진 것처럼 앞으로 어떤 고난이 닥쳐올지 예상하기 어렵다. 이런 치부를 감추기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목을 매고 있다고 야당은 의심하고 있다. 이제 전장(戰場)은 법원과 공수처로 옮아갈 것이다. 그 핵심에 또 누가 위치 선정을 할 것인가 지켜볼 일이다.

'폭정'의 저자 티머시 스나이더는 20세기 인류가 겪은 역사적 교훈을 바탕으로 현재 정치 상황을 민주주의의 위기로 진단한다. 그리고 그는 민주주의의 오랜 유산이 우리를 폭정으로부터 지켜줄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잘못된 생각이라고 잘라 말한다. 물론 한국을 콕 집어 말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진보 정치학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한국 정치를 지배하는 운동권 민주주의 경향이 지속된다면 전체주의로 흐를 수 있다고도 했다. 이제 우리에게는 이 막장 드라마를 멈춰야 하는 역사적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신동욱, TV조선 뉴스9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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