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바울 비판 얘기가 나와서 잠깐. 니체가 <안티 크라이스트>에서 의도했던 건 이랬던 것 같습니다: 바울의 공로는 기독교를 로마 사회(를 비롯한 비유대교 사회)로 안착시키는 과정에서 '유대적 구원론' 대신 '보편적 구원론'을 설파했다는 거죠. 그래서 기독교는 보편 종교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예수에 대한 재해석이 쟁점이 되는데, '차안'에서의 예수를 '피안'으로의 예수로 봉합했던 문제가 있었다는 거죠. 게다가 이 과정은 그러한 교리가 기독교 사제들, 즉 성직자 권력을 창출하고 지탱하는 문제로 이어졌다는 게 더 큰 문제인데, 그 역사적 시원이자 계기로서 바울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지적입니다. 그로써 기독교는 과소인간을 양산하는 이데올로기가 되었다는 것이죠. ... 그런 면에서 니체가 보는 바울(과 바울공동체)에 대한 평가는 이러저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서구문명에서 대중들을 수백년간 좌지우지했다는 점에서 큰 문제다, 는 정도가 될 것 같아요. ㅋ 쓰고 보니 완전 기네요. ^^;;
삼/ 끄~응... 제가 안티크라이스트 읽은지 좀 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오히려 니체는 바울의 '유대성'을 탄핵하지 않던가요. 유대교의 복수의 논리를 기독교의 연민의 윤리로 옷을 갈아입힘으로써 세계에 유대교의 독약을 뿌렸다고 비난했던 것 같습니다...(안티크라이스트는 니체를 반유대주의자로 오해받도록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텍스트 중 하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