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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자식 덕을...

성균이가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는 데, 한 번은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해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 초등4학년, 만나이로는 아직 열살도 안됐으니 그런 소망을 실천하기는 좀 이르고, 준비 삼아 서울 갔다 오는 걸 먼저 해보기로 했다. 처음엔 서울도 무리일 것 같아 10키로쯤 떨어진 보정동 까페거리까지 다녀왔고 별로 힘들어 하지 않아서 어제는 곧장 서울까지!

왕복 80킬로인데 길까지 잘못 들어서 90킬로쯤은 달렸을 게다. 성균이 걱정은 별로 하지 않았는데 아직 만나이로 7살인 단아가 걱정이었다. 가기는 갈 것 같은데 올 수 있을까 싶어서 안되면 올 때는 자전거 내버려두고 대중교통으로 올 계획이었다. 성취감도 좋지만 무리했다 병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말이다.

서울 삼성동까지 가서 명주씨와 애들은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구경하고 난 10여년만에 만날 사람들이 있어서 사당으로 갔다. (이 얘긴 나중에 따로 정리해야 하는데...)

거의 저녁 때가 다 돼서 서울을 출발했다. 애들이 문제가 아니라 어른이 문제였다. 전날 잠도 얼마 못잔 나는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다. 근육이 아픈 거야 당연한 거고 그러려니 했는데 무릎이 아프니까 걱정이 되더라. 계속 핸들을 쥐고 있었더니 오른 손에 감각이 없어지는 듯하여, 무조건 쉬자고 했다. 명주씨는 더 문제였다. 쉬려고 자전거에서 내렸는데 제대로 걷지를 못하는 거다. 자전거 두고 대중교통으로 가라하니 그건 싫단다.

그 전까지는 엄마가 단아를 챙겼는데 그 때부터는 단아가 엄마를 챙겼다. "엄마 차오니까 조심해" "엄마 턱이 높으니까 조심해" 뭐 이러면서 밤길을 달렸다. 밤 11시가 되서야 집근처에 도착해 삼겹살로 늦은 저녁을 먹었다. 단아는 먹자마자 식당에서 잠들었고 씩씩한 성균이와 나는 자전거로 마저 집에 와서 차를 갖고 다시 식당으로 갖다. 명주씨는 걷기 힘들어 했고 단아는 잠들었으니 말이다.

자전거 여행은 대학생때부터 상상만 했지, 멀리 가봐야 고작 20킬로쯤 갔을까? 해볼 엄두나 계기가 없었다. 성균이가 아니었으면 죽을 때까지 그랬을 것 같다.  이젠 다음에 어디까지 가볼까 궁리를 하고 있다.  이게 다 성균이 덕이다. 벌써 자식 덕을 본다.^^

무사히 갔다 오는 것만 신경쓰느라 사진도 일부러 안찍었다.  탄천 따라 가는 자전거 길은 무슨 목표지점 없이 달리기에도 좋더라.  자고 일어나니 피곤하긴 하지만 그럭저럭 견딜만 했는데 명주씨는 결국 병원에 갔다. 무리해서 무릎에 염증이 생겼단다. 애들은 쌩쌩하다. 단아는 수영 다녀오고 성균이는 택견 다녀오고...  젊은(?)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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