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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wer to the People 싱글앨범 표지, 헬멧은 당시 일본 전공투의 전투 헬멧으로서 叛 이라고 쓰여있다.
[<노동자의 힘>의 기관지에서 '세상야사' 코너에 2002년 10월 썼던 글을 약간 수정했습니다]
로드니 킹이라는 이름을 혹시 기억하는 분이 있으시려나 모르겠습니다.
지난 92년 로드니 킹이라는 흑인이 백인 경찰관들에게 둘러싸여 무수히 구타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흔하디 흔한 사건으로 지나갈 뻔한 이 구타장면이 당시 뉴스를 통해 방송되자 전 미국이 들끓었고, 가혹행위를 했던 백인 경찰관들이 무죄로 방면되자 그것은 곧 하나의 신호탄이 되어 LA 흑인 폭동의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이번에는 당시 그 비디오의 주인공이었던 로드니 킹이 아내와 딸을 구타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한 시사주간지에서 이 소식을 읽다가 존 레논의 <여성은 이 세상의 깜둥이다(Women is the nigger of the world)> 라는 노래가 생각나더군요. 정확히 이야기하면 존 레논과 오노 요꼬가 함께 만든 노래입니다. '여성은 세상의 깜둥이이다. 노예의 노예이다. 이에 대해 생각하라. 그리고 뭔가를 하라' 그런 가사의 노래로 그 둘이 공동작업으로 만들었지요.
그러다 많은 사람들이 혁명가 혹은 민중가수로서의 존 레논을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레논을 까무러치게 좋아했던 저로서는 그 사람과 그 사람의 노래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1. 민중에게 권력을(Power to the people)
존 레논이 말하고자 했던 정치적 구호를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노래라면 바로 <민중에게 권력을(Power to the people)>일 것입니다. 그 노래는 제목 그대로 아주 선동적이며 집회시 행진할 때 부르기 쉽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박수에 박자까지 맞춘 노래입니다.
가사를 살펴보면 '민중에게 권력을'(Power to the poeple)이 여러차례 반복된 후 '민중에게 권력을 즉각(Right on)'이라고 선창되고 '1절 혁명을 원한다고 말하라. 지금 즉시 실시하자. 발을 딛고 거리로 나가자 2절 수백만의 노동자가 아무런 대가없이 노동을 한다. 너희들은 그들에게 그들이 실제로 가져야 하는 것을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가 거리로 나갔을 때, 우리는 너희를 끌어내릴 것이다. 3절 동지들이여 형제들이여 묻겠네. 왜 당신의 여성들을 집안에 가두어 두는가. 그녀들은 그녀 스스로가 되어야 하고, 그녀들은 스스로를 해방시킬 수 있네. ... 노래부르자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즉각!'
이 곡을 나중에 존 레논을 기리기 위해 미국의 락커들이 모여만든 추모판 '노동 계급의 영웅, 존 레논에게 바침(Tribute to John Lennon, Working Class Hero)'에서는 3절 여성해방 부분을 여성 락커가 부르는데 그것 역시 참 좋습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레논의 <노동계급의 영웅(Working Class Hero)>이란 곡은 '자본주의에서 성공한 노동계급의 비애'를 노래한 곡으로서 버림받고 무시받고 저주받은 노동계급이 성장하여 '자본가들에 의한 영웅'이 되어 느끼는 현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자본이 만들어놓은 상품으로서의 대중스타,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민중에게 권력을> 이후 레논은 <민중만이 오직(Only people)>과 <민중을 해방시키자(Freda people)>라는 곡들을 발표하는데, <민중만이 오직>에서는 '민중만이 오직 민중에게 이야기 할 방법을 알고, 민중만이 오직 세상을 바꿀 방법을 알며, 민중만이 오직 민중권력을 실현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 이매진(Imagine)
<민중에게 권력을>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적인 활동을 시작한 존 레논은 6개월 후 <이매진(Imagin)>이라는 곡을 발표하게 됩니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있는 이 노래를 존 레논은 "내가 만든 노래 중 가장 정치적인 노래이다"라고 한 일이 있었습니다. 가사를 곰곰히 읽고 생각해보면 그 이유를 금방 눈치챌 수 있는데, 어쩌다가 저 과격한 노래가 엄중한 시기에 우리나라 심의를 통과해서 심지어 한때 비스켓의 광고 CM송으로까지 쓰이게 됐는지 요상한 생각마저 듭니다.
잠시 그의 상상력을 살펴보면 '1절 종교가 없어지는 것을 상상해보라. 2절 국경(국가)이 철폐되는 것을 상상해보라. 3절 소유가 없어지는 것을 상상해 보라. 후렴 - 당신은 내가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혼자가 아니다. 언젠가 당신이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세상이 하나가 될 것이다'
그리고 레논은 스스로 "이매진은 반종교적, 반민족주의적, 반인습적, 반자본주의적인 노래"라고 선언했었습니다. 한번은 폴 메카트니가 "나는 존 레논의 노래 중 이매진이 가장 좋다. 왜냐하면 그의 노래 중 가장 비정치적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가 레논에게 "그렇게 말하는 건 너 같은 보수주의자뿐이다" 라고 욕을 먹은 일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이 노래는 당시 68세대 신좌파 세력의 최대 구호였던 <모든 권력을 상상력에게로(All Power to the Imagination)>를 위한 노래였다고 보아도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3. 혁명 (Revolution)
비틀즈의 '혁명'이라는 곡은 제목과 달리 노래가 발표된 초기에는 오히려 가장 '반동적인' 노래였습니다. 당시 영국에서 비틀즈는 최근 우리나라의 10대 그룹들처럼 주로 중산층 10대에 그 이미지를 맞추고 적당한 반항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노래 가사에서는 사회적 이슈들을 다루기보다는 사랑, 외로움, 즐거움 등 평이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은 68년 격동의 시기에 발표된 <혁명(Revolution)>이라는 곡에서도 그대로 비쳐집니다. 그 곡은 처음에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달리 오히려 당시의 운동에 대한 냉소와 부정으로 범벅된 가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혁명, 변혁, 진보를 원한다고 이야기한다. 그건 우리 모두도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폭력을 사용한다면 나를 제외시키게 될 것이다 [중략] 당신은 나보고 무언가 헌신해 달라고 말한다. 당신도 알겠지만 우리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당신이 증오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돈을 바란다면 기다리라는 말 밖에 할 게 없다 [중략] 당신은 사회구조를 바꿀 것이라고 말하는데, 당신도 알겠지만 우리 모두는 당신 머리 속에 든 생각을 바꾸고 싶다 [중략] 당신의 마음부터 해방시키는 편이 나을 것이다 [중략] 하지만 당신이 마오쩌둥 주석의 초상화를 들고 나간다면 어느 누구와도 어떤 방법으로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처음 싱글판으로 나왔을 때 이렇게 만들어졌던 가사는 추후 발표하는 'The Beatles'라는 앨범에서 조금 바뀌게 되는데, 존 레논은 'count me out'(나를 제외시킬 것이다)이라는 부분 뒤에 조그맣게 'in'을 집어넣어 '나를 동참하게 할 것이다'라는 뜻을 살짝 비춥니다. 즉, '나를 제외(동참)하게 할 것이다'식의 짬뽕을 만들어 버린거죠. 나중에 존 레논은 당시를 되돌아보면서 '혼란스러웠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비틀즈 해체 후에는 in 만을 크게 발음하여 '동참하게 할 것(count me in)'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혁명'에 대한 찬양으로 바뀌게 됩니다.
4. 평화에 기회를 (Give piece a chance)
존 레논은 베트남전 당시 전쟁에 지친 세상에 반전 평화를 외치는 명곡을 몇 곡 만들어 내는데, <평화에 기회를>에서는 이것저것 모든 '주의'들을 부정하면서 '우리가 말하는 것은 제발 오직 평화에게 기회를'이라고 호소합니다. 이 노래에서는 그의 반자본주의적이고 평화적인 무정부주의 성향이 진하게 풍겨져 나옵니다.
이 노래는 <즐거운 크리스마스(Happy X-Mas, War is over)>란 곡과 함께 베트남전에 대한 반전노래로 자리잡아 당시 집회장에서 매일 불리던 노래가 되었습니다.(이 곡은 요즘도 TV에서 전쟁관련 다큐가 방송될 때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는 것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 존 레논이 들고 있는 종이에는 '영국 제국주의에 맞서는 IRA(아일랜드 공화국군)을 위한 붉은 두더지'라고 쓰여있다. (붉은 두더지는 당시 급진 좌파 조직 이름) 레논의 옆에는 요꼬가 함께 손을 맞잡고 걸어가고 있다.
영국에 있을 때는 아일랜드 해방을 지지하며 IRA석방을 외치던 존 레논은 미국으로 건너가 반전운동과 양심수 석방운동에 동참하며 전국 순회공연도 갖습니다. 70년대 후반에는 '가정주부'가 될 것을 선언하고 육아와 요꼬에 대한 내조를 하며 보냅니다. 그리고 80년대 초 레이건 대통령 당선으로 대표되는 보수주의적 흐름에 반대하여 "70년대까지의 'NO'가 아닌 'OK'를 외치는 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다시 사회로 복귀할 즈음 12월 암살사건으로 생을 마치게 됩니다.
당시 미국내 진보진영의 몰락 이후 뚜렷한 구심점이 없던 시점에서 존 레논이 이제 그 역할(지도자는 아닐지라도)을 해주기를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존 레논의 죽음은 당시 미국내 진보진영에 큰 타격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직도 미국의 진보진영 일부는 그의 죽음에 관해 FBI 개입설 등 '음모설'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위에 소개한 노래 외에도 많은 좋은 노래들이 있습니다. 그 주옥같은 명곡들을 꼭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비틀즈의 곡들도 절대 놓치지 마시길.. 저는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음악가로서 그들을 꼽는데 전혀 주저함이 없습니다. 모든 장르를 종횡무진으로 거침없이 횡단하는 그들의 노래는 마치 20세기 음악 전반을 꿰뚫는 하나의 교과서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하게 합니다.
이제 다시 이 땅으로 돌아와 지금도 현장에서 아낌없이 투쟁하고 있는 많은 노래 일꾼들에게 새삼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욱 많은 노래들로, 더욱 새로운 상상력으로 우리를 채워주시기를 감히 졸라보렵니다. 투쟁!
* 참고 서적
이매진, 세상으로 만든 노래. 신현준, 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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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노래들이 있었군여.. 아직 못 들어 본 곡도 있는데 꼭 들어봐야 겟어여.. 역시 존레논 너무 멋집니다. 흐흐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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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오랫동안 안 들었는데.. 오늘 저녁엔 비틀즈와 존 레논 노래를 좀 즐겨봐야겠네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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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레논님... ㅜㅜ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자폐씨 블로그 덧글을 보고 건너왔구요. 비틀즈
해체이후 레논님의 행적에 대한 명쾌한 정리- 원츄날려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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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대화/ 자폐님이 어떤 분이신지... ^^a 여튼 반갑습니다. 아이디로 쓰고 계신 '꿈의대화'는 대학가요제 당시 수상하는 모습과 노래를 다시 부르던 모습이 선선히 기억나요. 아마도 제 기억에 남아있는 처음 본 대학가요제인듯 싶네요. ^^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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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흐. 제가 자폐네 불유쾌나라라는 블로그에 존레논이야기가 있길래..덧글로 이글을 소개하고 도망첬거든요..^^; 저 잘했죠? http://autism1003.egloos.com/ <--여기인데. 재미있어요. 아직 많이 못봤지만..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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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군/ 어제 '꿈의대화'님 덧글을 보고서는 그 분 블로그에 가서 링크된 블로그들을 봤더니 '자폐님'의 블로그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거기 들어가서 봤더니 달군님이 추천해주셨더라구요. ^^;;;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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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요꼬와의 결합은 그에게 정말 대단한 시너지 효과였나 봅니다. 지금 존이 살아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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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곡에 관한 글을 보고 왔다가 이 글까지 봤어요.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았네요. 이거 네이버에 소개해도 되겠죠?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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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 네. 네이버는 아마도 몇분이 퍼갔던 것 같긴한데..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가져가세요. 후후..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