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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 <그림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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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막 버려진, 자기가 버려졌다는 걸 아직 받아들이지 못한 강아지 같다. 혼자있는걸 못 견뎌서, 그게 누구든 자기에게 손만 내밀면 핥는 강아지. 이런 여자는 상처받기 십상이다. 사람들은 낯선 강아지의 귀여움에 잠깐 홀린 것 뿐이다. 데리고 가서 털을 씻기고 밥을 챙겨먹이고 똥을 치울 사람은 흔치 않다. 지나치던 사람에게 귀염받는 것도 털빛이 살아있을때까지 만이다. 거리의 먼지로 털빛이 꼬질꼬질해지고, 눈빛 마저 허기진 앙칼짐을 띨때면 돌팔매질까지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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