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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노숙인 문제 - 여전히 심각하다!

 추석 기습 물폭탄에 노숙인 자활 꿈마저…


화곡동 주택 분양받고 새 삶
반지하 8가구 물에 잠겨
“이제 정착하나 싶었더니
살림살이 쓸어가 도로 원점”

  송채경화 기자  이종찬 기자 
  
 » ‘해보자’(영등포산업선교회 햇살보금자리 노숙인 자활모임) 회원인 주의식씨가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동 자신의 반지하 집에서 지난 추석연휴 때 내린 폭우로 침수됐던 가재도구들 사이에서 쓸 만한 것을 골라내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28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910번지 일대 골목은 아직도 흙 묻은 가구와 널브러진 옷가지로 어지러웠다. 추석 전날인 21일 쏟아진 기습 폭우는 반지하방뿐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들한테도 깊고 선명한 상처를 남긴 듯했다.

빽빽하게 늘어선 다세대주택 사이를 비집고 주의식(57)씨가 사는 반지하방에 들어섰다. 장판을 모두 걷어낸 짙은 회색의 시멘트 바닥 위에 살림살이가 아무렇게나 쌓여 있었다. 주씨는 “그나마 작동이 되는 가전제품은 텔레비전밖에 없는데, 이마저 화면 초점이 잘 안 맞는다”고 탄식했다.

 

노숙인이던 주씨는 지난 3월 이곳에 어렵게 둥지를 틀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아내와 이혼한 그는 공사장 막노동, 참치잡이 어선 타기, 영화 포스터 붙이기 등 안 해본 것 없이 치열하게 살았다. 그러다 2005년 고관절 수술을 받은 뒤부터 일자리가 끊겼고 이듬해부터 영등포역의 노숙인이 됐다.

 

그런 주씨가 마음을 다잡게 된 것은 ‘해보자’를 만나면서부터다. ‘해보자’는 ‘영등포산업선교회 햇살보금자리 노숙인 자활모임’으로, 한푼 두푼 꾸준히 돈을 모으며 강한 자활 의지를 보이는 노숙인 회원들한테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마련한 장기임대주택 입주권을 주고 있다. 400여명의 회원 가운데 주씨를 포함해 70명이 화곡동 일대의 다세대주택을 분양받아 살고 있다. 박철수 영등포산업선교회 햇살보금자리 상담보호센터 현장지원팀장은 “‘해보자’ 회원이라도 돈을 빌려 한꺼번에 보증금을 가져오는 이들이 아니라,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모은 이들에게 분양 우선권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폭우로 주씨의 집을 포함해 회원들이 사는 반지하 8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거리에서 겨우 반지하방으로 들어왔는데, 예상도 못 했던 비로 자활 의지가 큰 시련을 맞은 것이다. 주씨는 “살림을 하나하나 장만해가며 이제 좀 정착하나 싶었는데 이렇게 물에 다 잠겨버리니 너무 허탈하다”며 “올해 ‘해보자’ 대표직을 맡아 사무실에도 나가봐야 하는데 도통 힘이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박철수 팀장은 “착실하게 저축해 다른 노숙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던 분들이었는데 이런 일을 겪게 돼 정말 안타깝다”며 “빨리 마음의 상처를 추스르고 일어나시길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201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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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온 나라가 G20 정상회의 문제로 소란하다.

이미 오래전부터 G20 정상회의를 빌미로 거리 노숙인 뿐만 아니라 역에 거주하는 노숙인까지 탄압하고 있다. 서울역 등 모든 역에서는 노숙인들을 위한 다는 명목으로 서울시가 구입한 다가구주택 등에 강제 수용하였고 지하도 등의 노숙인들에 대해서는 경찰의 불심검문 등이 일상화 되어 노숙인들의 삶의 공간이 없어지고 있다. 그리고 서울시 등 정부는 형식적인 노숙인 대책으로 G20 기간에만 노숙인 대접을 해서 먹을 것과 잠자리를 보장하고 수많은 질병에 시달리는 노숙인들을 치료한다고 한다. 노숙인 단체들이 강제 수용이나 형식적 처방에 대해 강력히 반발함에도 서울시 등 정부는 노숙인의 일자리 삭감 등 노숙인 재활에 필요한 조치에 불성실하면서 오히려 탄압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거리에서 생활할 수 밖에 없는 노숙인들의 처지를 무시하는 행위이기도 한 것이다. 이제 노숙인들도 단결하여 생존권 보장을 요구해야 하며 많은 노동단체 등도 이에 연대하고 협력을 강화해서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인 노숙인 문제를 함께 해결해 가야 한다.

 

2010년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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