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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20
    서성이다가(11)
    알엠

서성이다가

2주전부터 공동체에 관한 강의를 듣고 있다.

묘하게도 그때부터 블로그를 쓰지 못할 일이 생겼다.

강의 관련 커뮤니티가 싸이에 있어서

싸이에 물었다.

필명은 쓸 수 없나요?

싸이가 대답했다.

싸이는 실명제로 운영됩니다.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뻐기는 듯한 말투였다.

(살짝 재수없었다는.....-.-;  )

 

싸이에는 큰애 키우면서 열심히 꾸몄던 클럽이 있다.

지금도 캐논 실로폰 음악이 흐르는 싸이에 가면

그 때 그 시간이 떠오른다.

햇빛이 들지 않아 이불에도 베개에도 곰팡이가 피었던,

방이 블록처럼 생겨있고 방 가운데 기둥이 있어 아이가 무서워했던,

그래서 밖에 있는 화장실에 가려면 아이에게 겉옷을 입혀서 업고갔던.

밤이고 낮이고 옆집 싸우는 소리며 윗집 마늘 찧는 소리가 들리던 그 집.

그 때 처음으로 남편도 나같은 어린애라는 사실을 알았다.

남편은 세상 일에 척척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그는 그 집이 아주 좋다고..그러면서 계약을 했던 거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은 항상 반짝거린다.

지금보다 젊은 우리들이 있었고 상자 안에 숨기 좋아하던 어린 아기가 있었다.

 

신기한 건 싸이에서 사귄 사람들은 지금도 싸이에 있고

네이버에서 사귄 사람들은 지금도 네이버에만 있다는 사실.

하기사....나도 이글루스로 블로그를 옮긴 오타맨에겐 안가니깐.

그렇게 사이버스페이스는 무수한 하이퍼링크로 구성되어있다.

내가 어떤 곳을 클릭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것이다.

내 집에 들어오지 못한 며칠동안

서성이면서

오랜만에 싸이의 일촌들에게 안부를 묻고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향기로운 우물같은 이 곳이 그리웠다.

낯선 곳에서는 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이 공간이, 정말 너무 그리웠다.

 

정말 많이 보고싶었어요. 

돌아와서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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