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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글을 보고 쓰고 싶었던 글.
트랙백을 걸려 했으나....
괜히 그 사람의 가라앉은 마음을 흔드는 것같아 트랙백은 포기.
제목은 글과는 그닥 상관이 없는 것같기도.
써야하는 글 중에 하나가 'TV 드라마 속 장애인'에 대한 것이다.
그래서 <황진이>를 보고 또...
다른 드라마들도 다운받아서 봤어야했는데 그냥 멍하니 TV만 봤다.
<황진이>의 어머니가 앞을 보지 못해서
그래서 그 캐릭터만 잠깐 살펴보려 했는데....몽땅 보고 말았다.
처음 김재원이 김정한으로 등장했을 때 참 기가 막혔다.
그런데 드라마에 빠지다보니 좀 익숙해지기도.
예인으로서 황진이를 지키기 위해 그리도 애를 썼지만 결국 둘은 살림을 차린다.
3년을 살고 우여곡절을 거쳐 황진이는 다시 기방으로, 김정한은 궁으로.
그런데 몇 회에 걸쳐 그렇게 아슬아슬하고도 어렵사리 이어졌던 인연을
황진이는 싹둑 자른다. 김정한은 괴로워하고 또 애원한다.
기둥서방이라도 되겠다는 김정한의 애원을 황진이는 싸늘하게 외면한다.
그것은 지혜롭다.
실을 감으며 거문고 줄을 떠올리고
하얗게 휘날리는 빨래를 보며 춤을 생각하는 황진이나
세상에 펼칠 뜻이 남아있는 김정한이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랑 이외의 모든 열망들은 포기해야 한다.
황진이가 지혜로운 건 고립된 사랑의 해로움을 알았기 때문이다.
황진이는 냉정하고 차가웠다.
하지만 그건 김정한을 위해서이기도 했다.
사랑하는 감정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사랑 이외의 것들 때문에 인연을 끊는 것이라서
그렇게 차가워도 되었다.
하지만...
더이상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아서
새로운 사랑을 만나서 떠나가는 사람이라면 좀 달라야하지 않을까?
<네 멋대로 해라>와 <태릉선수촌>은 이별을 그리는 방식때문에 좋다.
복수는 전경을 사랑한다. 그리고 미래에게 미안해한다.
복수가 미래와 헤어지며 자꾸 돌아볼 때
미래는 화를 내면서도 혼자 중얼거린다.
"그래. 그렇게 자꾸 돌아봐. 그래야해"
새로운 사랑 때문에 과거의 사랑을 떠나야 한다면
그만큼의 노력과 그만큼의 예의는 갖춰야한다.
최정윤이 이선균에게 이별을 고한 후
최정윤은 이선균이 나오라고 하면 꼬박꼬박 나간다.
새로운 사랑 때문에 과거의 사랑을 등진 사람이라서
최정윤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다시 시작하자는 이선균의 말은 차갑게 자른다.
"오빠, 오빠와의 좋은 시간까지 망치고 싶지 않아"
과거로 돌아가는 것 외의 모든 것들은
그것이 술꼬장이든 욕설이든
먼저 돌아서는 이가 감당해야하는 몫이다.
그것이 과거의 사랑에 대한 예의이다.
더 많이 사랑하는 이가 약자니까.
시작할 때는 같이 행복했을지 몰라도
끝은 동시에 오지 않기 때문에
먼저 돌아서는 이는 미련 때문에 괴로워하는 이를 돌아볼 줄 알아야한다.
나의 20대가 힘들었던 건 그런 배려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같다.
항상 늦게 시작하고 늦게 끝났으므로 나는 황망함과 혼란스러움
슬픔과 분노 때문에 어쩔 줄 몰라하곤 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을 서둘러 봉합한 채 잊으려 잊으려 애를 썼다.
<네멋>을 보며 <태릉선수촌>을 보며 또 <에스다이어리>를 보며
지나간 시간을 무조건 몽땅 잊으려고 애쓰는 건 그만두기로했다.
그래,끝의 절차에 대한 합의를 미처 못했을 뿐이지.
그들도 돌아서면서 힘들었을 거야.
어쨌든 나는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잖아.
반짝거렸던 시간까지도 부정하지는 말아야지.
그 시간을 거쳐서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
스물 아홉살의 크리스마스를 나는 북경에서 보냈다.
생전 처음의 해외여행이었고
또 스무살 이후 처음으로 연인없이는 홀로 맞는 크리스마스였다.
북경의 한 호텔에서 촬영 때문에 만난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암담해하며 한편으로는 희망을 가지려 애쓰며 생각했다.
이건 복선이다.
질척거리던 20대를 혼자서 꿋꿋하게 정리하라는 계시이다.
나는 달라질 것이고 씩씩해질 것이고 혼자 설 것이다.
외로움을 못견뎌 버티기를 포기했을 때 그 댓가는 점점 더 가혹해져만 왔으니까.
내가 새로워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돌이켜보면 난 연애에 중독되어있었던 것이다.
꼭 그사람이 아니어도 되었어. 연애라는 상태가 끝나는 것이 힘들었을 뿐.
<황진이>에도 그런 대사는 자주 나온다.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사람으로 잊으라고.
그건 마치 제비뽑기같은 것이라서 좋은 사람 만나면 괜찮아질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비슷비슷한 상태의 사람끼리 만나기 십상이다.
신경증 환자들끼리 첫눈에 반하는 것어럼.
그래서 악순환이 반복되었던 것같다.
뭐 지금은 그럭저럭.
해야할 일이 많아서 외로울 틈도 없고
아이들로부터 건강하고 신선한 기운을 나눠받기도한다.
다만....
요즘은 생활에 너무나 깊숙히 빠져드는 것이 무섭다.
글쓰는 일도 힘에 부친다.
단조로운 생활 때문인지 내가 쓰는 단어수는 부쩍 줄어들고 있다.
문장 하나를 쓰려해도 머리 속을 뱅뱅 도는 단어들 때문에 버벅댄다.
책을 읽는 일도, 영화를 보는 일도, 관심있는 무언가에 깊숙히 빠져드는 일도
먼나라 일처럼 되어버려서...
나는 앞으로 무엇이 될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세라 워터스라는 소설가의 인터뷰에 이런 부분이 있군요.
-마지막으로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1. 미친 듯 읽어라
모든 작가는 기본적으로 열정적인 독자여야 해요. 그래서 자신이 느꼈던 멋진 독서 경험을 다른 사람들도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고 싶어 해야죠.
2. 되도록 날마다 일정한 분량의 글을 써라.
(이 사람은 평일에 1,000단어씩 쓴답니다)
만약 영감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면, 영감은 절대로 찾아오지 않아요.
그리고 쓴 글이 쓰레기라 할지라도
나중에 더 낫게 고칠 수 있죠.
그리고 그게 세번째예요.
3. 다시 써라.
잘라 내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야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4, 계속 노력하라.
거절을 두려워하면 안돼요.
제 처음 소설은 열 곳에서 퇴짜를 맞았어요.
자신에게 맞는 출판사를 찾아내야 하고, 그 과정에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죠.
세라 워터스는 <핑거 스미스>를 쓴 사람이다.
<핑거 스미스>는 영화로도 나와있었다.(어둠의 경로를 통해 입수한 상태)
책을 빌려준 이는 그 책이 '레즈소설'이라고 말해주었다.
몇년 전에 여성영화제에 갔다가
아주 매력적인 여성을 만났다.
지금이나 그 때나 항상 나의 외출은 몇주일 전부터 남편에게 알리고
신신당부를 한 끝에 어렵게 얻어내는 거였는데
그 날 홍대 앞 '꽃'이라는 까페에서 새벽까지 있었다.
지금은 겁이 많아져서 새벽까지 술을 마신다거나
새벽에 택시를 타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몇 년전에 나는 그랬다.
동성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것이 나랑 먼 얘기만은 아닐 것같다,
<핑거 스미스>에는 그 과정이 아주 섬세하게 잘 그려져있다.
수가 모드에게 느끼는 감정이 변화해가는 그 과정은
물 흐르듯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읽혀진다.
몇년 전 여성영화제에서의 만남도 그렇고
<핑거스미스>와의 만남도 그렇고
동성애자라든지 이성애자라는 구분은 헛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백만가지도 넘는 감정의 색깔에
어떻게 선을 그을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여성영화제에서 만났던 그 사람을 다시는 만나지 않았다.
새로운 사람에 대한 열망에 들뜨는 것을 피하고 싶어서다.
평온한 일상을 하루하루 살다보면 마흔이 되고 또 또 나이를 먹고
그렇게 평온하게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미열에 들뜨지 않고.
노래 한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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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간에 깨어 계시는군요 ^^저도, 얼마 전 태릉선수촌 관련한 포스팅을 보고 뭔가 쓰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조만간 다시 한번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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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었어요. 평소에 TV를 잘 못보는데 진보넷 블로거들이 올려둔 감상문 보고서 골라보고 있어요. 그래서 <떨리는 가슴>도 보고 <태릉 선수촌>도 보고.... 섬세해서 좋았어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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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알엠님이 말씀하시는 그 "누군가"의 글을 저도 본 것 같은데... 정작 "태릉선수촌"이란 드라마가 있는줄도 몰랐는데, 그 글을 읽으면서는 가슴이 많이 아팠답니다 (-_-)티비 드라마 속 장애인.. 말씀을 하시니, 옛날에 박철이 연기한 "지적 장애인"이 불현듯 떠오르네요 (-_-) 아... 그 바가지 머리까지. 쩝.. 왜이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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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 글을 읽으며 가슴이 뭉클하더군요. <태릉선수촌>은 <커피프린스1호점>의 피디가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전 주로 위디스크를 애용한답니다 ^^ 그렇게 해서 본 드라마중에 <고맙습니다>, <떨리는 가슴>이 좋았어요. ^^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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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위디스크... 얼마전에 누군가로부터 들었는데... 저도 언제 한번 시도해봐야겠네요. 갖가지 정보 고맙습니다 ^^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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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박스들보다 싸더라구요. 그런데 검색금지어들이 많습니다. 검색어 뒤에다가 '@'을 치면 검색이 되더군요.(웬지 좀 후덜덜덜 해지는군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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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태릉 보고 시퍼서 찾았는데 전 못 찾았다지요. 함 다시 시도해봐야쥐~~ 근데 참...마음에 와 닿는 말들이 많아서 밑줄 팍팍 치면서 읽었어요. 이 포스팅. 알엠도 비슷한 사람이구나..뭐 그런. ㅋ. 곧 뵈어요. 안그래도 얼마전 부터 자꾸 알엠 생각이 났어요. 뭔가에 푹 빠지는 거 참 오래전 일인거 같아서 저도 슬슬 무서워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