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삼님 안녕하세요^^ 저도 몇 달 전 이 사례 기사로 봤는데 당시엔 외부 연구지원금을 나누는 관행 정도만 언급되었던 기억이라 지금 포탈 검색해 보니 그 사이에 비슷한 게 여럿 생겨서 찾기도 힘드네요. 보아하니 정교수들 주도의 '지식순환협동조합 시민대학'도 창립되는 모양. '수익'은 '경쟁'의 결과기도 한데 비정규 강사분들은 오늘날의 학계 구조 그대로 '시민대학'에 밀리겠는데요;
포스팅 할 때 더위를 먹고 잠을 못 잔 상태라서 두서가 없긴 한데요. 요지 중에 하나는, '협동조합'에 대한 지나친 환상이 있는 것 같아요. 인문학 협동조합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대중+학술 공동체를 목표로 하는 것 같습니다. 그냥 (운동) 결사체의 일종으로 보이네요. 결사체=협동조합은 아니니깐, 협동조합이 되려면, 뭔가 좀 더 구체적인 안이 나와야 할 듯 하네요. 그리고, 정규직 선생들이 어떤 형태로든 한국 사회에 지식을 순환시키는 것은 좋아 보입니다. 다만, '같이' 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고, 하드웨어와 재정 측면에서 지원을 하는 방안이 더 좋다고 보입니다. 또한, 제 생각에는 '시민대학'보다는 제대로 된 개방대학과 대학원 대학을 여러 개 만드는 게 나아 보여요. 돈이 많이 들고 논란이 많지만, 사이버대학이나 대학원 대학을 '협동조합'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사이버대학은 최소 35억원 이상이 필요하다는데, 망조가 든 대학을 인수하는 방안도 있고...단순 계산으로 1천만원 씩 투자할 수 있는 사람 4백명 정도 모으면 되겠군요. 비정규직 선생이나 일반인들도 조합원으로 참여할 수 있을 테고, 다양한 협동조합이 노동조합에서 출자를 하고, 주문형 교육을 할 수도 있겠죠. 그래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정규직 선생들이 먼저 나서면 좀 낫지 않을까 합니다...상상력을 발휘해봤는데, 아마도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지겠죠. 終 추가) 또하나 상상력을 발휘하면, 현재 대안학교는 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는 커버하는데, 전문/대학과정이 없습니다. 대안적인 청년/성인 교육 과정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죠. 가령, 성미산 대학 같은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
다른 부분은 둘째치고서라도 "허브" 부분은 멀리서 바라보는 입장이긴 하지만 좀 낯부끄럽네요. 사전에 해당 단체들과 이야기가 된 부분일까요. 아니라면 떡 줄 사람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 마시는 모습일듯. 해당 단체들끼리 교류가 희박해 보이는 건 나름의 이유, 뽀삼 님이 말씀하신 "여유있는 중산층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재야 인문교양 시장에서의 경쟁"같은 배경이 있지 않나 싶어요. 그런 상황에서 협동조합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는 이유로 허브 역할을 시켜주진 않을텐데...
"(연구자들이) 비제도권 내에서 체계적으로 균형감 있게 키워졌는지는 의문이다"라는 부분에 완전 동감하면서도 넘 부드럽게 표현하신 게 아닌가 싶어요. 사람 하나 못 키워내는 조직이 무슨 세상을 바꾸고 또 그럴 정당성을 지니는지 갈수록 회의가 듭니다. 현재 정규직 선생들에게 무언가를 기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보고요. ...이왕이면 협동조합도 제도권은 물론 기존의 비제도권에 도전하는 모습을 좀 보였으면 하고, 거창하지 않게, 작게라도 성공적인 모델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협동조합에 대해 지나친 환상들이 있다는 데에 적극 동감하지만, 오죽하면 그러겠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