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지엄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문제는 표적시장 같은데요, 발표자들의 글을 관심있게 볼만한 사람들은 굳이 심포지엄에 가서 볼 이유가 없고, 게다가 그런 분들은 누가 어떤 말을 할지 대략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하루 아침에 어떤 누가 갑자기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요.
반면에 청중들이 20대가 많았던 것으로 보아, 이분들은 일종의 아카데미 대중강좌 같은 걸 기대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심포지엄과 출간될 책은 하드한 학술서인데, 청중은 일종의 친절한 가이드북을 찾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양쪽 모두로부터 좋은 소리를 듣기는 어렵다고나 해야 할까요?
저는 이런 학술 행사는 기획만 잘하면 많아야져야 한다고 보지만, 학술행사가 소통의 장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더라고요. 전문 연구자들을 좀 더 불러 모으면 분위기는 좋아 질 수 있으나 평가는 마찬가지 아닐까 해요. 저는 이번 심포지엄이 공과를 떠나 이런 학술행사라고 봅니다. 그런데, 청중은 아케데미 포멧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마도 청중들을 대상으로 하려면, 좀더 쉬운 판본으로 글을 써야 할 텐데 그건 좀 다른 기획같고요. 이 경우는 말 그대로 대중강조 비슷하게 조직하면 되겠죠.
제가 사족으로 덧붙인 말들은, 발표자들에게 혹시나 기대하는 것이고, 아니면 누군가는 해야 하겠기에 감히 언급한 겁니다. 제가 과문해서 아직까지 서양 이론의 수용사에 대해서 다룬 글을 잘 보지 못했습니다만, 이번 발표자들 이외에도 윤소영, 백승욱 선생 및 과거 서사연을 거쳐갔고 영향을 받은 현재 여러 집단들은 나름 할 말이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