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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들에 만난

오르.

마지막에 화면 속에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괜시리 뒤가 켕기고,

어쩌면 좋아 하고 슬프고 무시무시해져서,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다니깐. 진짜 어쩌면 좋을까.

 

나나. 

어깨 연꽃 문신과 손이 안보이는 긴 소매 패션과, 노래도 멋져,

각자 자기의 꿈을 갖고 자유로와져 함께하는 게 좋더라. 나나와 나나...

 

그리고... 거기에 없었던, 그 남자.

이름이? 에공 이발사였던 그... 그는 역시 단지 이발사였구나. 사람들, 하나같이 말이 많은 사람들은 그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 결국 된통 뒤통수를 맞아. 바보들아, 그건 니들의 오해일 뿐이라구! 하지만 그래봤자 그 남자는 여전히 이발사와 ...로 기억될 뿐이겠구나. 아무래도 지구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해. 허허, 근데 그 밖에 무엇을 더 알려야 한단 말인가. 어떻게 다르게, 많이 기억되길 바란다는 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말 없는 자, 이해받기를 그만둔 자, 바보집단에조차 속하지 않지만, 그런들 어디 따로 속할 집단이나 있기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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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다

조물락조물락 찰흙이나 밀가루반죽 같은 찰진 것을 손가락으로 으깨고 뭉치는 소리

조물조물 여린 줄기와 잎사귀를 가진 푸성귀를 손으로 만져 무치는 소리

이리저리 생각만 해보고 물려놓은 것들 

손으로 만지고 뭉치고 무쳐야지 담박담박 소박한 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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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녹색, 이사가면 녹색의 공간을 만들어야지. 뿌리깊은 식물들을 키우고, 녹색의 천들도 있으면 좋겠어.

 

아바의 노래. 맘마미아를 보고싶어. 내가 좋아하는 배우 메릴 스트립도, 아바의 노래도, 아마도 식물성에 가까운 거 같아.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동물성'에 의한 질식과 '식물성'으로의 향함을 극단으로 보여주고 있어. 뿌리가 자라고 잎이 돋고 광합성을 하는 식물, 그리고 손발이 있고 다른 동식물을 먹는 동물. 이 서로 다른 존재양태를 갖는 생명체...  동물성과 식물성 모두 은유이고 상징이지만.

(하지만 은유와 상징이란 게 도대체 "명징한" "본질"에 바탕하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으니... 그 이분법적 사고를 어찌 넘어설 수 있을까 싶기도. 그래서 그 본질이라고 명징하게 사유되고 있는 지식과 상식과 감정 구조까지를 바꾸어야만 세상이 달라질 거라구.) 

여튼 자신/존재양태를 송두리째 바꾸려고, 식물이 되어가는 영혜... 처절한, 그러나 불가능한 몸부림... 어쩌면 이런 용어를 쓰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몰라, "트랜스-생명체(trans-organism)". 동물에서 식물로! 아아 이 모든 것은 은유라고!! 하지만 하지만 우리 사회/자기 자신의 어떤 존재양태가 그녀를 자기(동물성) 바깥으로 밀쳐내고 몰아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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