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관계나 주변국 외교, 경제나 복지 문제, 권력기관 개혁이나 과거 청산 문제를 놓고 적잖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이번 조기 대선에서 야권 연대 없이도 역대 가장 많은 득표수 차이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된 것은 확실히 한국 민주주의의 청신호이고 일보 전진이라고 생각한다. 해방 후 첫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룬 김대중도 김종필과 연합해야 했고, 노무현 또한 정몽준과 치열한 후보단일화 경선의 효과로 이회창 후보를 간신히 누를 수 있었다.


이번 문재인 후보의 41.1% 당선은 물론 촛불 국면이라는 역사적 특수 상황이 만들어낸 것이지만, 다른 4당 후보 진영과 각종 언론의 거센 검증 공격을 뚫고, 지지층을 꾸준히 결집하고 점진적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문재인-민주당 주변으로 결집한 개혁 진보 진영의 에너지가 분출한 효과라고 본다. 이명박 정부가 언론을 망가뜨리고 4대강을 후벼 파고 민간인 사찰을 해도, 박근혜 정부가 아무리 최순실과 함께 국정을 농단해도, 저변에 축적된 시민사회의 저항과 전진은 되돌릴 수는 없었고, 이는 촛불 시민들과 결합하여 문재인-민주당 정부로 열매 맺었다. 문재인 3기 민주정부가 어렵겠지만 맡은 과제를 잘 수행하길 기대해본다.


새 정부의 탄생에 거는 기대와는 별도로, 우리나라 언론과 대중문화, 예술계와 대학 사회의 반성과 변화가 절실하다. 정치와 국가의 간섭으로부터 자율성을 띤 영역으로서 언론과 문화, 대학 사회가 얄팍한 정치공학의 희생양이 되거나, 설익은 미래 이데올로기에 몰입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검증이 안 된 개념이나 용어들을 트렌드화하여 복잡한 현실을 쉽게 규정하려 들고, 그 흐름에 편승하다가 오히려 중요한 역사적 토대를 망각하고 방향성을 잃는다면, 그건 진보도 아니고 변화도 아닌 자본의 논리에 편승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정치하는 사람 따로 있는 양, 마치 전문 직업정치인처럼 행세하며 대중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발상, 그런 것 또한 정치 참여와 직접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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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0 23:56 2017/05/10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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