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과 김연아의 피겨, 빙상 선수들의 경기력에 비해, 아직 동계 스포츠 저변이 미약한 한국이 평창올림픽을 치르게 된 것은 역시 행운이다. 이번 동계올림픽이 부디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한반도 평화에도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철지난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를 대표하여 방문한 부통령 펜스가 올림픽 참가국 북한을 콕 찍어 비난하며 정치 공세를 벌인 행태. 사실 올림픽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미성숙한 외교적 실책이었다. 이번 평창올림픽이 이러한 정치외교적 장벽을 뛰어넘는 개최국 한국의 성숙한 문화를 보여준다면 또한 성공이라고 할 만하다.

 

사실 올림픽으로 국가 역량을 과시하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한반도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려 있는 오늘, 문화와 예술, 스포츠라는 통합적 가치와 열정과 에너지는 편협된 국가주의와 배타적 민족주의를 뛰어넘는 우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지금도 여전히 전쟁 속에 신음하는 시리아와 이라크, 팔레스타인 땅에도 머지않아 군대가 철수하고 새로운 희망이 솟아나길 기대해본다.

 

북한에서 방문한 고위급 대표단, 예술단, 응원단, 선수들 역시도 훈훈한 기쁨을 느끼고 돌아가길 바란다. 북한 예술단과 응원단의 모습, 뭐 바쁜 일상에 매인 대다수 시민들이야 매체들을 통해 단편적으로 접하고 말지만, 같은 역사와 언어를 공유해온 문화공동체, 민족공동체로서 그들 역시 남한 사람들에게 특별히 잘 보이고 싶은 마음, 분단과 전쟁의 상처와 아픔을 딛고 한층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것을 이번 올림픽 보도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구성된 단일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 스웨덴과 일본과의 경기, 모두 강팀이지만 승부에 대한 압박감을 갖지 않도록 끊임없이 사기를 북돋아주는 응원이 큰 힘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이란 나라 역시 관용의 미덕과 열정과 개성이 넘치는 성숙한 사회임을 보여준다면, 현재의 정치군사적 긴장 역시 평화를 위한 마지막 진통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국제사회의 우려를 씻어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남북간의 대화와 교류, 북미간 협상과 주변국들 간의 외교 과정 모두 이러한 신뢰의 바탕 위에서 모종의 과감한 결단이 이루어지고, 장기적이고 영구적인 평화로 나아가길 그저 일구월심 기다리고 믿고 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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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1 23:29 2018/02/11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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