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미 관계가 풀려야 남북 관계도 발전할 수 있다는 기본 인식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오히려 남북관계가 발전해야 북미 관계도 지속적으로 좋아진다. 물론 두 가지가 서로 맞물려 있기는 하지만, 남북관계를 진전시켜야 한국의 대미, 대중 외교에서도 말발이 서고 뭔가 중재할 일이 생겨도 힘이 받는다.

 

그리고 주제네바 북한 대사가 앞으로 포괄적핵실험 금지 조약(CTBT) 가입을 적극 고려하고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는데, 이를 환영하는 성명도 내고 하면서 뭔가 능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닌지.

 

또한 남북 교류와 협력 등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작업도 사안을 특정하여 적극 협력하는 방안을 찾아야지, 남북이 마치 4월 27일 이후 갑작스레 원 팀을 이룬 양 생각하여, 공동의 청사진을 마련하려 들면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본다. 철도와 도로면 철도와 도로, 문화 교류면 문화 교류, 공동 연구면 공동 연구 등 사안에 따라 협의하면서 서로 공통 분모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선이지 처음부터 마스터플랜을 짜서 같이 움직이고 끌고 가려 하면 서로 다른 체제의 한계와 복잡한 현 정세에서 원활한 평화 촉진을 이루기 힘들다고 본다.

 

무엇보다 남북 관계 발전은 서로에 대한 애정이 필요하다. 북한도 마찬가지지만, 한국 역시 북한 사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협력할 때 북한도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 및 여러 단체들과 더욱 적극 소통하려고 할 것이다. 불필요한 기 싸움이나 주도권 경쟁은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이 합의한 민족의 화해와 단합, 자주적 평화 관리와 정세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1) 북한과 철도와 도로 등 일정 규모의 인프라 건설, 2) 기후 변화와 식량 주권에 대비한 남북 공동 해결책, 3) 남과 북의 공동 역사 연구, 4) 과학과 교육 분야의 장기적 협력 방안 제안하고 싶다.

 

특히 공동 역사 연구는 향후 이른바 ‘민족의 화해와 단합’ 또는 '자주적이고 개방적인 민족 단위 발전'의 내용을 심화하고 한 단계 상승시키는 데 중요한 효과도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자주’라는 말에 화들짝 놀라서 주사파니 뭐니 했는데, 참 그렇게 예민해서야 험한 세상 어떻게 개척해 나갈는지 모르겠다. 스스로 책임지고 해결해 나가는 ‘자주적’ 자세를 북한의 주체사상에서만 쓰는 용어로 한정시키면 어떻게 하느냔 말이다. 좀 더 미래 지향적으로 해석하고 정치 지평을 넓혀야 하지 않겠나 한다.

 

역사 연구의 주제는 아직 입장 차이가 있거나 논쟁이 커질 수도 있는 근현대사가 아니라, ‘조선 중세부터 근대 직전’까지의 역사가 훨씬 의미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봉건사회에서 근대사회로 넘어오는 조선 시대의 역사 연구는 식민지 시대를 재조명하고 오욕의 20세기를 딛고 21세기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는 중요한 토대이며 이후 통일 세대에게도 커다란 교육적 효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농업 발전을 위해 미국이 적극 도울 의사도 있다고 국무장관 폼페이오가 말한 것에 대해 한국 정부도 반성 아닌 반성이 필요하다. 솔직히 같은 민족으로서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식량과 농업 문제의 어려움을 한국 경제부총리나 국무총리, 아니면 대통령의 입이 아니라 미국 국무장관 입에서 나온다는 게 자존심 상하지 않은가? 나는 마음이 아프고 심히 자존심이 상했다.

 

남북 관계가 발전하면 북미 관계도 한층 촉진되고 사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도 바라고 있다고 여긴다. 왜 그토록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가 '종전'을 언급했겠는가. 북한은 적대관계 청산과 경제제재 해제를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큰 목표로 설정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오랜 대미 외교를 통해 북한 역시도 한국 정부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더 잘 미국이란 나라를 파악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국은 미국을 항상 따라가는 외교를 하고 가끔은 사대적인 추종 외교를 하느라 너무 가까운 거리에만 있어서 못 보는 측면도 있지만, 북한은 자기들 말로는 ‘자주 외교’를 하기 때문에 거리를 두고 항상 주시하고 관찰하고 나름대로 연구 많이 할지도 모른다.

 

부디 한국 문재인 정부의 분발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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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7 01:13 2018/05/17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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