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포항에서 큰 지진 피해가 난 이후 최근 심심찮게 소규모 지진들이 보고되고 있다. 조사위원회 최종 결과와 MBC 뉴스 등 주요 매체가 보도했듯이, 2002-3년 이미 단층대가 발견되었는데,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에 이런 경고와 조사 결과를 경시한 채 무리하게 지열발전소를 추진한 것이 바로 그 원인이다.
 
갈아엎은 4대강에서 녹색성장이 녹조라떼로 변신하고, 한반도 산천의 크고 작은 강과 지류들을 인위적으로 막아놓는 바람에 수질에 대한 사회적 의심과 불신도 커졌다. 당시 대통령과 행정부, 집권여당과 관변학자들, 보수언론들과 건설 재벌들이 총동원되어 밀어붙인 결과가 오늘날 심각한 비용과 사회적 분열로 되돌아올 것은 미리 예견되었지만, 결국 막지 못했다. 지열발전소 역시 이러한 녹색성장 명분으로 밀어붙일 수 있었지 않았겠나? 무늬는 녹색, 알멩이는 재앙의 씨앗, 그것이 바로 과거 이 나라 사회 인프라 정책의 실상이었다.
 
최근 온갖 보도로 난리친 미세먼지에 대한 접근. 그게 과연 중국발이냐 아니냐 라는 관점으로 접근할 문제인가? 이런 태도가 바로 한국 사회의 조급증, 학자들의 소심함, 기성 정치권의 무책임을 집약하는 현실을 극명히 보여준다. 과연 미세먼지 때문에 정말 불안에 떨고 아우성 친다고 될 일인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냥 내가 보기엔 기후변화로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강수량이 불규칙하고 점점 적어지고, 습하고 건조한 기운이 온갖 배기가스 산업폐기물과 뒤섞이면서 낳은 자충수다. 서울 수도권에 몰려든 온갖 인프라와 개발 난맥상이 불러온 지극히 당연한 사태이다. 문제를 멀리서 제발 찾지 마라.
 
범국가기구 아직 조직도 제대로 안 갖춰진 거 아닌가? 그러면 뭔가 계획성 있게 차분히 조직과 계획을 갖춘 다음, 위원장이든 기구 책임자든 임명해야지 그렇게 사람부터 임명하고 뭔가 추진하면 순서가 뒤바뀐 것 아닌가?
 
심도 깊은 타당성 조사 없이 지열발전소 건설 무리하게 추진해서 벌어진 재앙을 보면서 지금 문재인 정부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혁신성장’ 한다면서 사회 인프라, 정보 인프라, 금융 인프라에 대한 규제를 샌드박스에 몰아넣어 쉽게 해제하려는 시도를 재검토하고 엄격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는 것 아니겠는가?
 
지역 개발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한 것 역시도 심각하게 재고해야 할 것 아닌가? 재앙은 항상 경고를 미리 하고 온다지 않나. 한반도 남동부에 원전이 몰려 있다는 것,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떠들썩하게 당장 뭔가 조치를 서두르지 말고 포항 지열발전소 가동부터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닌지. 보도대로 단층대가 더 확장되고 있는지 여부 정밀하게 조사해서 대책을 수립해야 하지 않겠나? 만약 지진대가 원전 근처까지 퍼지면 그것도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 그렇다면 미리 대비해서라도 장기적 에너지 전환 정책을 좀 더 설득력 있게 세우고, 위험지대의 원전을 예의주시하고 관리하면서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야 하지 않겠나?
 
포항 지열발전소 강행 이후 발생한 지진 사태를 부디 거울 삼아라. 정부는 과연 무엇을, 왜 혁신하기 위해 규제 샌드박스에 그토록 집착해온 것이며, 그 동기는 무엇인지, 이를 반대하는 시민사회와 국민들에게 막연한 당위성 말고 명확히 이유를 설명하라. 혁신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 전통을 계승하는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다.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다면 규제를 강화해야 하는 것이 이치다.
 
문재인 정부는 부디 정치적 이해득실 따지지 말고, 지열발전소 강행이 몰고 온 지진 사태의 위험도 평가, 당시 사업 추진의 전말을 규명하여 반면교사로 삼길 바란다. 또한 현재 추진한다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조치를 중단하고 혁신성장 기조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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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2 00:48 2019/03/22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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