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오늘 쏟아낸 발언은 사실 본인의 진심일 것이다.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보지 말라고 하지만, 발언의 파장을 줄이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 핑계에 불과하다.
 
“지도자로서는 문재인 대통령보다 김정은이 낫다”라는 표현, 이건 비유가 아니다. 본인이 근거로 든 <조선일보>의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한 평가요 진술이다. 보도의 사실 여부도 불분명해 보인다. 자유한국당의 ‘정신상태’에 근거하여 해석하면, 신상필벌, 책임 정치라는 면에서는 종종 그들이 표현하는 대로 ‘김정은식 숙청정치’, 더 나아가 외교기밀 누설하고 공표한 강효상 의원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내세운 논리인 ‘공포정치’가 차라리 현 문재인 정부의 통치 방식보다 낫다는 뜻도 된다.
 
한 사람은 정부와 대통령을 비판, 비난하기 위해, 또 한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기 위해 공포정치, 숙청정치 개념을 무책임하게 내뱉고 있으니, 자유한국당의 타락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증거가 아니면 뭐겠나. 박근혜 탄핵 이후 김병준 비대위체제를 거쳤다지만, 쇄신은커녕 더 망가졌다. 아마 그동안 자유한국당이 쏟아낸 표현들을 본인 자신들의 과거와 현재에 적용하면 거의 다 들어맞을 것이다.
 
그런데도 앞으로 자유한국당이 좀 나아질 것 같진 않다. 총선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쥔 당대표와 원내대표부터 ‘무책임 발언, 공격 정치’의 선봉에 서 있었는데, 돌아오기엔 너무 많이 나가서 터닝이 잘 안 된다. 당의 기조가 바뀔 것 같진 않고, 내놓을 정책이란 것도 기대할 게 없어 보인다.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 때문에 지역경제와 안정된 일자리를 지키려는 노동자들의 저항도 여전히 이들에게는 ‘불법 민주노총 집단’이다.
 
강원도에 가서 산불 피해 주민이 당 홍보 말고 대책부터 이야기하라고 하니 쫓아내고,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되고 남북 당국이 서명하고 정부가 비준하고 유엔사의 보증으로 실행되고 있는 군사합의 조치마처 폐기하라고 하고, 정부와 군대는 생각이 달라야 한다고 하고, 늘어놓기도 힘든 독설과 적대적 발언으로 팽배한 자유한국당은 너무 늦었다. 아마도 어떤 상상의 세계 속에 현 정부를 가둬놓은 다음, 현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도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5월 말일이다. 혹시나 했지만 아무래도 역시 자유한국당은 민주적 책임 정당이 아닌, 권위주의에 찌든 무책임 귀족정당으로 끝나는 것 같다. 한국 정치를 계속 후퇴시키는 이런 정당이 113석이나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바꿈으로써 시민사회 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할 때가 오고 있다. 내년 총선 이전에 자유한국당이 분열하지 않는 경우, 아마 표로 심판 받아 해산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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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31 22:47 2019/05/31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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