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녘 땅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당당히 섰다. 향후 한반도에서 전개될 상황을 암시하는 평화 퍼포먼스이자 협상 타결을 향한 의지의 천명이다. 북미 적대관계 청산을 향한 중대한 일보 전진이요, 세상의 무지와 고정관념을 흔드는 결단이라 하겠다.
 
이번 판문점 북미 3차 정상회담은 트럼프의 트위터에서 촉발되었지만, 어느 정도는 북미 간 공유된 입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트럼프의 2분간 안부인사 나누기 제안은 분명 두 사람의 친서에는 없는 내용일 것이다. 최선희 외무성 제1 부상이 긍정적으로 화답하면서도 ‘공식적’인 제안을 요청했다는 점은, 김정은과 트럼프 사이에 오간 친서에는 없던 사안이었음이 분명하다. 김정은 위원장이 “정치적 판단 능력과 용기에 사의”를 표했다는 트럼프의 답장 내용은 그만큼 중요할 것이다. 아마도 북한이 요구하는 ‘달라진 셈법’에 상응하는 미국의 공식 입장이 담겨 있으리라 본다.
 
북중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에 북한 언론이 발표한 시점으로 보건대, 이미 시진핑과 만나기 직전에 답장을 받지 않았겠는가 한다. 중국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발표하면서 ‘지금이 적기’라고 개최 시점을 평가했던 데는 그만한 어떤 이유가 있었을 걸로 본다. 그러면서도 중국 또한 이번 북미 3차 판문점 회동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중국은 시진핑 방북 후 이번 북중 정상회담을 평가하면서 “그 의미는 깊고 중대하고 크다”고 했다.
 
한국 정부도 이번 트럼프의 제안은 예상하지 못했던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 회담의 재개를 학수고대하면서도 협상력이 떨어져가는 시점에서 어떻게든 성사시키고 가능한 한 남북미 3자 간 회담까지 성사시켜 보려고 애썼던 것 같다. 그러나 아마 북한과 미국 양자간의 회동 추진 성사가 한층 중요하리라 판단하여 막판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어쨌든 현 정부가 절호의 기회를 살리려고 애쓴 것만큼은 평가하면서, 앞으로 어떤 전략을 가다듬을지가 더더욱 중요해졌다.
 
물론 외교안보 전략이 구체적이고 세밀한 부분에서는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전문적 판단을 요하는 것이겠지만, 기본 방향은 그렇게 복잡다단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한국 정부가 바로 지금이야말로 놓쳐서는 안 될 남북교류와 협력을 적극 추동할 적기요 분기라는 점을 과소평가하지 말길 바란다.
 
한반도 북부와 중서부에 강수량이 예년보다 점점 줄어드는 경향이 있고, 북한이 아무리 농업생산력 배가운동을 벌여도 구조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를 WFP 같은 인도적 지원기구에만 맡기지 말고, 아예 적극적인 상시적 농업교류로 평화의 기본적인 물질적 토대를 놓아야 할 시점이 이제 도래했다고 본다. 분단의 장벽을 트럼프도 넘어가는데 뭘 그리 주저하나?
 
기만적 퍼주기론 프레임에 갇혀 식량 군사 전용 감시, 이런 거나 물어보는 한국 언론들 참 어안이 벙벙하다. 권력의 뒤꽁무니나 좇아다니면서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 비판 기능도 못 하면서 아직도 그런 질문이나 하고 정세 판단을 그리도 못하면 되겠나? 대북 기사 헛다리 짚기는 이제 그만하고 중재자, 촉진자, 운전자 이런 용어나 늘어놓지 말고 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언론이 되어봐라. 한국 정부가 어떤 위치에 있어야 할지 언론들에게 답해 본다면, 한반도 평화체제의 당사자로서 때로는 중재자, 때로는 촉진자, 때로는 조력자 모두 다 할 만한 역량을 계속 쌓아야 한다. 지금 남북교류 물꼬를 다시 틀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농업경제 교류 시작이고, 이것은 북미 양국 간 신뢰 분위기 조성에 기여해야 할 한국 정부에게 주어진 역사적 담당 몫이다.
 
시민사회와 종교단체들도 갈구하고 기도만 하는 평화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평화를 위해서 관심을 갖고 남북 농업공동경제를 추진하도록 정부에 적극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 경제규모 10위 권 이내 OECD 국가, G20 회원국이라는 나라에 사는 시민들로서 동포의 어려운 식량 사정을 외면하고 솔직히 끼리끼리, 자기 가족끼리만 잘 먹고 잘 사는 게 좀 미안하지 아니한가? 비가 안 오고 봄가뭄이 심하면 북한 농촌에서 고생하는 동포들에게 미안하지 아니한가? 반드시 미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https://www.tagesschau.de/ausland/trump-kim-193.html
https://www.tagesschau.de/ausland/trump-kim-193.html
 
“어려움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을 실천하면서 사는 것이 진짜 평화가 아니겠는가. 제발 서로 돕고 좀 살자. 그래야 외교적으로도 말발이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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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2 00:14 2019/07/0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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