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에 무역보복 조치로 맞대응한 게 오히려 한미일 삼각관계를 새롭게 정비하게끔 만들고 있어. 반도체 관련 수출 품목 하나를 허가한 것은 자신들의 논리적 결핍을 메우고 반도체 공급망 훼손 비판 여론 생길까봐 취한 임시 조치일 뿐이지. 누가 금수조치라고 했냐? 부당하고 심각한 경제보복 조치라고 했지. 수많은 품목 리스트에 걸리는 한국 기업들에 대해 경우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까다롭게 굴면서 애매한 불안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과연 없을까? 현재로선 그렇게 갈 거라고 생각하고 대응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봐.
 
오늘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와서 한미일 협력 강조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이는 미국의 작전에 협력을 요청했다면서. 나는 한국 정부가 바로 지금이야말로, 종속적 한미동맹에서 탈피하고 자주국방으로 가는 기회를 포착하고 대등한 상호존중 안보협력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해. 앞으로 힘든 사안들이 밀려들기 전에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는 거야.
 
현재 한일 대립 국면에서 다음과 같이 생각을 정리하게 돼.
 
1. 일본과 외교적 협상을 한다면, 그 의제는 무역보복 조치에 한해야 한다는 거야.
 
: 강제징용 배상에 대한 대항 조치는 아니라면서도 은근슬쩍 그 이유도 있다고 일본이 말하기 시작하는군. 이것이 바로 일본의 방식이야. 아닌 척 시치미 떼다가 불리할 것 같으면 또다시 은근슬쩍 입장을 점점 변경하는 것. 그러면 한국 정부는 이제 정경분리의 원칙에 따라, 무역조치에 대해 협상을 하면 될 뿐이야. 한국 대법원 판결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다는 건 민주정치 국가인 일본도 인정할 거야. 1965년 청구권 협정 당시엔 빠진, 개인의 인권 침해에 관한 국제적 규범에 입각해서 피해 당사자가 속한 국가 한국의 판례로 정리한 거거든. 그럼 정부의 역할은 자국민이 비록 민사소송으로 받은 판결이지만, 그 판결의 정치외교적 맥락에서 피해자의 인권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솔직히 1+1도 처음엔 뉴스 보고 황당했어. 아니 책임은 일본한테 있는데, 왜 한국 기업이 거기에 끼냐는 거지. 여튼 심도 깊은 대책이 아니면, 여기저기서 나오는 발언들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거지.
 
단지 배상금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야. 일본 제국주의 파시즘 침략전쟁에 강제 동원되어 피눈물 나는 가혹한 노동환경에서 육체적 정신적 심각한 손해를 입고도, 정당한 임금조차 제대로 못 받은 생존자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위자료 배상의 형태로나마 이행해야 한다는 거야. 따라서 일본 기업의 배상에 대해 아베 정부가 무조건 거부할 게 아니라 자국 정부 인사들과 법원도 인정한 바 있는 개인의 청구권 문제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신뢰’를 언급할 자격이 되거든. 그런데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는 거지. 그러면서 자위대 군인 간부들이 미국 워싱턴까지 날아가서 지소미아 유지해야 된다고 설득하고, 일본 정부도 계속 이 협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미국 국방장관에게 막 요청한 모양이야.
 
봐봐. 한국 경제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라는 고삐는 쥐고 있으면서,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기계처럼 청구권 협정만 반복하고, 지소미아도 유지해야 한다고 하잖아. 이게 말이 되냐?
 
2. 지소미아는 단순한 한일간 군사 정보 교환 차원만이 아니라, 사실 미국의 동아시아 미사일 방어 전략을 위한 장치라면서. <중앙일보> 인터뷰를 보니 아베의 신망을 받는다는 교수가 이렇게 발언했다네.
 
"지소미아는 한ㆍ일, 한ㆍ미, 미ㆍ일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 전제다. 미국에겐 동아시아 미사일 방위 운용을 위한 기본 인프라다. 한ㆍ일간 문제에서 점차 한ㆍ미의 문제가 돼 가는 느낌이다."[아베 신망받는 나카니시 교수 "고노 바뀌면 반전 계기될 수도"]
 
그리고 에스퍼 국방장관이 아시아 동맹국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의사를 표명했고, 중국은 일본이든 한국이든 총알받이가 되지 말라고 하고, 러시아는 어느 나라든 핵공격 목표가 될 거라고 경고했다며. 지소미아는 단지 현재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에 대한 협상 카드로 생각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안 그래도 사드 배치로 중국이 기회가 될 때마다 대통령에게든 외교부 장관에게든 계속 제기하는데,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비롯한 미국 미사일 방어망에 편입되는 핵심 고리로 편입되면 어쩔려고 그러냐? 그러니 지소미아 이건 효력을 종료해야 돼.
 
솔직히 미국이 이란 핵협정도 탈퇴하고, INF도 탈퇴하고 턱턱 무력화하는 게 안심이 되나? 미국이란 나라가 그렇게 같이 가자고 하면서, 도대체 어딜 같이 가자는 거냐? 왜 불안한 대치 전선 우범 지대를 자꾸 만드냐? 일본 역시도 세계 유일의 핵무기 피해국이잖아. 한국이든 일본이든 중거리 미사일 배치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고, 그러기 위해서도 지소미아는 끝내야겠어.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한국의 결단력에 일본 정부와 시민사회도 내심 고마워할 날이 오리라 믿어.
 
이제 한국 정부는 종속적인 한미동맹을 수평적인 안보협력 관계로 돌리고 자기 정립을 할 시간이 온 거야. 바로 전화위복의 시기가 지금이야. 아메리카 퍼스트, 재팬 퍼스트, 여기에 한국더러 협력하라고? 이란 핵합의든, INF든 깨버리고 중거리 미사일까지 거론하는 불안한 군산복합체의 나라 미국, 군사무장을 꿈꾸는 오만방자한 자민당 장기 집권의 나라 일본한테 그렇게 끌려 다니라고? 이번 한일 대립을 미국이 중재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는 언론과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솔직히 어처구니가 없었어. 왜 그렇게 미국한테 중재니 뭐니 하면서 매달리나? 그러니까 미국이 내심으로는 한국을 쉽게 보고 우습게 여긴다고. 그렇게 하면서 무슨 극일이니 뭐니 주장하냐? 아직도 당당하게 나라 대 나라로 일본하고 맞장 떠서 정치적 해결을 못하나? 반성 좀 해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9/08/09 23:58 2019/08/09 23:58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solbangul/trackback/169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