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지지율의 가장 최근 결과를 보면, 자유한국당이 약 34%, 리얼미터와는 큰 격차를 보이던 한국갤럽 지지율은 최근 27%, 기타 여러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이 발표한 지지율은 대체로 약 20% 안팎. 그러면 세 종류의 평균은 (34+27+20) / 3 = 27%. 바른미래당까지 합쳐주면 32~33%네. 어쩌냐, 민주당 큰일 났네?
 
이명박 정권 이후로 민주당이 중산층과 보수층을 겨냥해서 총선과 대선을 치렀을 때, 이긴 적이 없었지. 예외적인 게 2016년 총선, 그리고 2017년 대선이지. 국정원 댓글 사건 장기 여파, 세월호 참사, 정윤회 문건에 이은 연이은 실정, 새누리당 공천 사고 등이 누적되면서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겨우 이겼고, 지난 대선은 그나마 준비되어 보였던 게 문재인 후보이고 새누리당이 공황 상태에 빠지고 붕괴되면서 정권이 교체될 수 밖에 없었지. 현 정부 임기 5년 중 2년 반이 아직도 채 안 지나갔다. 뚜렷한 개혁의 성과도 없고 남북관계도 앞날을 알기 힘든 교착 상태이고, 북미협상에서 한국 정부의 운신의 폭은 한층 좁아졌지.
 
근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갈수록 우경화 노선으로 기울고 있지. 일본과 경제 전쟁이라도 벌일 듯 위기 선포하더니 한국은 경제 피해 크게 본 것도 없다는데 노동시간은 다시 후퇴시키려 하고, 삼성 이재용에 고마움까지 표시하는 문재인 대통령. 그런데 중도층에서 자유한국당과 지지층이 양분되거나 최근에는 오히려 역전된 결과까지 나오네. 조국 사태 이후 민주당이 열심히 수호하고 방어한 결과야.
 
민주당 강훈식은 심상정의 문재인-이재용 9회 만남 비판을 조선일보 기사와 연결지어 한통속인 양 비난하더군. 청와대-정부-민주당의 일관성 없고 불분명한 개혁 노선이 난관에 봉착하니 이제는 ‘검찰 개혁’ 구호만이 난무하네. 구체성 없는 정치 구호들만 반복되고 난무하면 마치 ‘물신(fetish; 페티쉬)’처럼 되어서 오히려 반대 결과가 나타난다면서. 그리고 다른 의제들은 묻히지. 다른 개혁을 한다고 해도 효과나 진정성에서 공감을 얻기 힘들다는 거지.
 
청와대-정부-민주당-유시민을 비롯한 열혈파 모두 검찰이 조국과 그 부인 자녀 수사에 착수하자 급반발하며 분노의 화살을 쏘았다. 지금도 직간접으로 윤석열 총장과 검찰 수사에 대한 공격 프레임을 구사하는 것 같아. 정말 근시안이고 단견이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는 아마 시간이 말해줄 거야.
 
한 가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와 정부, 민주당 그리고 열성 전위 지지층에게 조언하고 싶다.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여 년 정치 역정의 요지는 무엇일까? 어려운 정치적 상황일 수록 원칙을 지키고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다는 것 아닐까? 검사와의 대화도, 무모해 보이던 부산시장 출마도, 이인제를 꺾은 드라마틱한 대선 후보 당선도 그래서 가능했다. 많은 비판을 받았고 아직도 논란이 남지만 대북송금 특검을 당시 한나라당의 요구를 수용해서 추진한 것도 그래서 가능했다.
 
물론 그런 결과가 항상 좋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쉬운 길을 택하지 않고 절차와 원칙을 끝까지 지키고, 스스로도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력을 상대화할 줄 알았다는 점이다. 나는 그 점이 노무현의 고유한 정치적 무게라고 생각해. 비록 부산 지역에서 성공한 변호사로서 잘 나갈 수도 있었지만, 노동자들에 대한 재벌과 권력의 탄압에 맞서 어깨 걸었던 투사였고, 1988년 광주청문회에서 진정 광주 시민의 심정으로 학살자를 향해 오열했고, 3당 합당 때도 김영삼을 따라가지 않았다. 지금은 퍼포먼스가 아니라 반성과 참회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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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2 22:28 2019/10/12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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