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 경제학자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의 최근 글(The fantasy world continues) 읽고 이해한 대로 요약해 본다(출처: https://thenextrecession.wordpress.com/2019/11/28/the-fantasy-world-continues/ )
 
2019년 3/4분기 세계경제 성장률 약 2.5%은 2009년 대침체 이후 최저치, 세계 무역 9월 치는 4년 연속 축소되어 2018년 대비 1.1% 낮다는군. 역시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최장기 하락이래. G7 주요 경제권 중에서 미국이 2.1%로 가장 좋대. G7 실업률은 20년 전 수준으로 떨어져서 소비 수준을 유지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네. 생산 증가 대비 고용 증가는 비슷하거나 초과했다는군. 이런 현상은 생산성이 정체한다는 뜻이래. 디지털 변혁의 생산성 효과는 너무 미미하대. 결국 경제가 훨씬 느린 성장률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생산성 회복이 필요하대.
 
미국의 컨퍼런스 보드(Conference Board)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2.7% 아래로 장기간 지속되면서 소비가 견고하고 노동시장이 강력해서 세계 GDP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나. 한편 OECD는 정책 불활실성이 투자와 미래 일자리, 소득을 훼손하고 매우 약한 성장 위험이 높다고 한대. 무역 갈등, 지정학적 긴장, 중국의 저성장이 기대보다 심화하고, 기후변화가 지속되면 어려워진다고.
 
그러면 낮은 GDP는 왜 지속되냐면, 금융 자산에 대한 투자 또는 투기보다 생산 부문 투자가 약하기 때문이래. 마르크스는 주식과 채권은 ‘실질’ 자본에 대한 생산적 투자에서 나오는 이윤(배당)과 이자의 소유권을 가리키는 타이틀이라서 금융자산을 ‘가공(fictitous) 자본’이라고 했다는군. 현재 중앙은행의 막대한 현금/신용 자금 투입과 비관행적 통화 정책(0% 이자율)은 생산 활동 투자를 일으키는 데 실패했대. 트럼프의 법인세 삭감, 재정 지출 확대, 재정 적자 정책이 투자를 복구하는 데 실패했는데 적정 성장을 유지하는 것은 아마존, 애플 같은 거대 자본 투자자, 인텔, Berkshire Hathaway, NextEra Energy 같은 기업들에 의한 성장 덕분이라는 거야.
 
주류 경자학자/케인즈 경제학자들은 고정 투자 감소가 수요 부족 때문이라고 가정한다네. 주식 환매, 이윤 배당으로 돌아오는 몫이 확실하다면 늘어나는 공급에 맞게 수요가 생기지 않을 때 공장, 점포나 지사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대. 하지만 소비자 수요와 지출은 고용과 약간의 임금 상승으로 주요 자본주의 경제권에서 더 늘어나고 있고 허둥대는 것은 투자 ‘수요’라고 말한다는 거지. 그러나 투자 ‘수요’가 약해서 투자가 약하다는 말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동어반복일 뿐이라고 마이클 로버츠는 설명해. 신고전파/케인즈 학파는 모두 자본주의 경제의 건강성에서 ‘이윤’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인정하는 데 실패하고 있대.
 
생산 부문의 낮은 이윤 가능성은 회사에 의해 이윤과 현금을 금융 투기로 바꾸도록 자극한대. 그 주요 수단은 자기 회사 배당 몫을 되사는 것(buyback, 주식 환매)이라고 해. 이것은 자기 회사 배당 몫의 가치를 키워 투자자들이 주가 지수를 높게 유지하도록 유혹한다는 거야.
 
그런데 가공 자본 투자의 이득은 궁극적으로는 회사가 보고하는 수익에 의존하는데, 수익이 2019년 2/4분기, 3/4분기에 떨어졌고 기업 주식 환매가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는 계속되리라 전망한대. 모든 바이백의 절반 이상이 빚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대. 침체가 오면 레버리지가 많은 회사에게 결과가 좋지 않아진대. 유럽에서는 2015~2018년 사이에 비금융 우량기업 채권 8천 억 달러 이상이 M&A 자금용으로 발행되었대. 이는 비금융 채권 발행의 29%이고, 신용대부 비율을 악화시킨대. 특히 저등급 채권이 비금융 부채의 61%(2011년에는 41%)이고 유럽 투자에서 BBB 등급 채권이 투자에서 차지하는 몫이 25%로 늘었대.
 
좀비 기업이라고 있다네. 기존 채무 비용보다 수입이 적은데도 더 많이 돈을 빌려 살아남는 기업이래.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이자율과 함께 10억 달러 이하 자본의 미국 기업 중 28%가 이자 비용보다 덜 벌어들인다네. 2009년 금융위기 때 OECD 국가 중 626개 좀비 기업이 있었고, 현재는 548개 기업이래. 과도한 레버리지를 안은 기업들이 침체의 심각성을 증폭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대.
 
그런데 많은 주류 경제학자들은 최악은 끝났을 거라고 이야기한다네. 미중 무역 거래가 타결될 것이고 제조업 부문 수축이 멈추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있으며, 따라서 좀 더 유동적이고 규모가 큰 서비스로 자금이 몰려드는 일은 회피될 수 있대.
 
그럼에도 세계경제 성장률은 대침체 이후 최저 수준이고, 사업 투자는 제자리이고, 생산성 성장은 하락하고, 세계경제 이윤은 밋밋하고, 고용은 많은 경제권에서 강하고 임금은 심지어 높아진다는 거야. 그래서 2020년에는 뚜렷한 세계경제 침체로 가는 것과는 별도로, 가장 길고 허약한 세계경제 회복 속에서 침체 성장의 또 다른 한 해가 될 거라고 해. 그리고 이러한 판타지 월드는 계속된다는 거지.
 
 
드는 생각:
 
이런 가공자본 판타지, 금융자산 환상의 세계를 벗어나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노동해서 벌어들이는 소득으로 경제를 자극하고 또 실제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이 투자를 해가지고, 생산-투자-고용이 원활하도록 경제 정책을 짜야 하는데, 거대 기업들이 그런 방향을 회피하고 금융 투자와 투기에 애를 쓴다는 거야. 자본의 이윤율이 낮으니까 가공 자본의 가치를 늘리는 더 쉽고 즉각적인 수단을 취해서 투자자들의 충동을 자극한다는 뜻으로 이해했어.
 
일하는 사람이 뭔가를 생산하고 창조하면서 세상이 역동적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느끼면 당장 부동산이나 금융 자산에 눈 돌리지 않아도 노동 소득으로 활기찬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그런데 어떻게 해야 그게 가능할지가 문제야. 생산성 증대는 결국 일하는 사람들이 활기차게 자기 일터의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서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정부, 기업, 노동자, 경영자들이 소통하고 협상해야 한다고 생각해.
 
한국도 부동산 시장이 너무 거대하고 집값 대출금, 자녀 교육비 갚느라 돈이 다 나가지. 위험 노동을 외주화하고 끔찍한 산업재해가 여전히 보도되고 있어. 혁신경제라고 선전하면서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에만 혜택을 주고 노동자들이 반대하면 언론들이 난리를 쳐. 한 달에 2백 만 원 벌기도 쉽지가 않은 사람들이 부지기수야. 한국 경제도 내년에 계속 힘들 것 같아. 통계 수치가 어떻고 저떻고는 솔직히 와닿지 않아. 각성된 노동자, 깨어 있는 일하는 시민들이 직장과 지역에서 뭔가 스스로 만들고 관리하는 자치 문화가 필요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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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6 16:14 2019/12/0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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