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하면 연상되는 개념은? 나는 ‘국가’가 떠올라. 솔직히 검사라는 존재에 대해 그리 깊이 고민해 본 적은 없어. 그런데 윤석열 검사가 국정원 댓글 수사로 핍박 받던 때로부터 박근혜 탄핵과 국정농단 수사, 문재인 정부 들어 계속 이어지는 극적인 상황들 때문에 생각을 평소보다는 많이 하게 되지.
 
더불어민주당-문재인 정권에게 물어본다. ‘검사’ 하면 뭐가 떠올라? 혹시 겁박하는 수사기관? 권력의 시녀? 검찰공화국? 정권과의 충돌? 혹시 피해의식에 갇혀서 검찰을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어쨌든 윤석열 검사가 박근혜 정권 시절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공직자로 찬사를 받던 때를 생각한다면, 지금 이 상황은 집권 여당 스스로 생각해 봐도 납득이 안 가겠지?
 
검찰총장 윤석열이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쓴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rule of law)로 실현된다”고 신임 검사들 앞에서 강조했는데, 미래통합당처럼 대뜸 환영하고 들뜰 필요도 없고, 더불어민주당 내 어떤 부류처럼 반정부 투쟁이니, 정치하지 말라느니 하며 싸움을 거는 것도 그냥 좀 한심해.
 
정략적 사고를 떠나서, 또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를 떠나서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고 생각하고 자문자답이라도 하는 게 낫다고 봐.
 
그러니까, 현재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검찰총장은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거나 도전을 받는다고 보는 것이지. 그냥 나는 그렇게 받아들이면서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어.
 
1.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자유주의 진영은 도전과 위기에 봉착: 민주주의의 리더임을 자임하는 미국이 흔들흔들하지. 트럼프와 미국 시민사회가 대충돌하고 있지. Black Lives Matter 시위 이후 시애틀, 포틀랜드에 대한 강경 진압과 연방요원 투입, 공중보건 위기와 계속 요동치는 미국의 민주주의. 중국과 미국이 대결하는 구도도 국가의 내치를 경직되게 만들 수 있지.
 
2. 코로나 위기도 사실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지: 독일 베를린을 비롯해 유럽에서도 코로나 봉쇄 조치에 반대하는 우파와 좌파의 시위도 있었는데, 사실 어떤 측면에서는 공중보건을 명분으로 이동 제한을 비롯한 개인의 자유나 삶을 향유할 권리를 합법적 불법적으로 침해할 수 있거든. 마스크 의무화도 시민들 개개인에 따라 받아들이는 태도가 틀리고 크고 작은 분쟁이 일어나지. 서구 자유주의 진영은 아직도 많이 꺼려하지. 솔직히 마스크 쓰고 도서관에서 책 보고, 학교에서 아이들이 교실에서 공부하라고 해 봐라. 답답하고 고통스러워. 잘못하면 건강도 해칠 걸?
 
3. 디지털 혁명과 의사소통 일방성: 토론보다 시스템으로 뭘 막 추진하려고 해. 앱을 깔아서 위치추적도 하고, 비대면 서비스가 마치 미덕인 양 홍보되지. 민감한 개인정보 침해, 해킹과 디지털 범죄로 인한 정보 보안과 인권 위협. 불안과 공포. 이런 것이 침착한 토론을 촉진하기보다 성급한 대책을 마구 내놓게 해. 이게 의회민주주의의 논쟁과 토론을 위축시킬 수 있어.
 
그럼 이런 상황들이 자꾸 심화되면 ‘자유’라는 문제에 대해 본질적 질문을 던지게 될 걸?
 
도대체 무엇으로부터의 자유냐? 그리고 실질적 자유의 향유라는 점에서 사회 계층적 위계가 생기면서 더 격차가 벌어져. 그것이 불평등을 심화시켜. 이 불평등이 자유를 더 위협해. 이것을 정당과 의회와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데 오히려 갈등과 대립이 심화되면 어찌될까? 결국 물리적 심리적 폭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거지. 사실 검사가 검사를 수사하면서 위법한 폭력을 행사하거나 불법 증거를 수집한다면, 이건 그냥 볼썽사나운 장면이라고 말할 수준이 아니라 좀… 심각한 사건이고 안 좋은 징조라는 거야.
 
그래서 민주주의의 출발점은 법을 만들어가는 입법 정신이라고 했던가? 아마도 존 로크가 그런 비스무리한 말을 했을 거야. 그런데 입법 원리에 따라 의회가 작동하지 못하면 정부가 권력을 남용하여 시민적 자유가 위협받을 수도 있겠지. 그러면 권력이 법의 통제하에 작동하지 못하여 이른바 민주주의의 입법 원리, 법치주의가 위협받겠지. 그러면 권력의 부정부패와 비리가 만연하겠지. 그러면 또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파괴될 수 있겠지. 민주적으로 선출되었다는 권력이 민주적 입법 원리를 위배하는 거겠지.
 
따라서 검찰의 역할은 무엇이냐? 이러한 권력의 작동이 법의 지배하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국가 기능을 수호하는 거겠지. 따라서 형사적 법률을 적용하여 처벌 여부를 가리고 기소와 공판을 담당해야 되겠지. 그럼 검사의 역할은 국가의 입장에서는 참 중요한 거겠지.
 
그런데 더불어민주당과 집권 세력의 일부 정파들은 왜, 도대체 why, 그렇게 윤석열 총장을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 거야? 검찰총장이 나름 중요한 시기에 고위공직자로서 철학을 표명하여 신임검사들에게 강조한 말을 왜 그리 부여잡기만 하고 벗어나질 못해? 이 정도만 말하고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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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7 23:11 2020/08/07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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