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의 계좌로 보내주는 '조건 없는 기본소득(ein bedingungsloses Grundeinkommen)'이란 개념은 코로나 위기와 경제침체기에 실업 문제, 사회보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독일의 좌파당(Die Linke) 원내총무였고 현재 연방의원인 유력 정치인 사라 바겐크네히트(Sahra Wagenknecht)는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없고 오히려 독일의 사회국가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2018년 이래 독일 연방정부 재무장관이자 2021년 연방의회 선거를 겨냥하여 사민당(SPD) 총리 후보로 지명된 올라프 숄츠(Olaf Scholz) 역시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비판하며 이러한 기본소득 개념은 신자유주의(Neoliberalismus)적 발상이라고 말한다.
 
독일 언론 FrankfurterRundschau에 게재된 이들의 견해는 대략 다음과 같다:
 
사라 바겐크네히트: 조건 없는 기본소득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Sahra Wagenknecht: Das bedingungslose Grundeinkommen löst nicht das Problem)
 
모든 이에게 계좌로 기본소득을 보내준다는 개념은 코로나 위기에 하르츠 IV 수급자에 해당하는 생계 활동이 없는 사람들이나 1인 자영업자에게 매혹적인 것 이상일 수 있다. 관료적 장애물 없이 사회 급여에 접근하게끔 하는 일은 긴급히 필요하다. 그럼에도 조건 없는 기본소득은 물뿌리개로 사회급여를 나눠주는 것이므로 재정적으로도 불가능하거나 전혀 지속될 수 없다. 더 많은 자산이 있거나 꾸준한 소득이 있는 사람은 추가로 기본소득이 필요없다. 또한 기본소득을 가장 긴급하게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건강, 가족 또는 주거 상황의 요구에 따라서 그 욕구가 그야말로 높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건 없는 기본소득은 정치인들에게 완전고용을 제공해야 할 책임을 면제해 줄 것이고, 기업들에게는 생활보장임금을 지불하고 사회보장기금에 공평히 재정적으로 기여할 의무를 면제해 준다. 균열이 간 독일 사회국가의 기둥이 무너지게 하지 말고 이 기둥이 보다 더 경제적으로 강자인 이들에 의해서도 떠받쳐져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법정 연금 수준이 한층 올라가고, 돌봄 보장이 확장되고, (1인) 자영업자를 위한 보호 수준이 더 나아져야 한다. 자영업자를 법적인 사회보장 대상에 포함시키고, 오스트리에서 하듯이 고용주에게 약간 더 부담을 요구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생계 활동에서 이탈한 것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그럼으로써 저임금 부문과 여성의 불이익을 공고화하는 대신에, 생활조건에 노동 시간을 적응시키는 수단과 연결시킨 합의임금을 제공하여 모든 이에게 좋은 노동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 코로나 위기는 제재 조항으로써 생계 활동이 없는 이들을 더 열악한 일자리로 몰아 넣는 하르츠 IV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되어야 한다. 즉 생활 표준을 최소한 절반은 보장하고 생계 활동이 없는 이들을 오랫동안 지지하고 새로운 합당한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직업적으로 재교육하는 질서 잡힌 실업 보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결국 바겐크네히트의 견해는, 기본소득은 오히려 독일의 사회국가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고, 생계 활동이 없는 이들과 상대적으로 취약한 1인 여성 자영업자들에게 불이익을 공고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대안은 노동 시간을 조건에 맞게 유연하게 하고, 생활임금을 보장하면서, 사회보장 급여를 강화하고 실업 보험을 질서 있게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라프 숄츠의 조건 없는 기본소득에 대한 입장: “그것은 신자유주의라 해야 할 것(Olaf Scholz zum bedingungslosen Grundeinkommen: „Das wäre Neoliberalismus“)
올라프 숄츠는 이러한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신자유주의’라고 특징지었다. 그는 공정하고 합당하게 계산하면 이러한 기본소득은 지불 불가능하며 연금 보험, 실업 보험 같은 사회국가의 많은 성과들을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더 높은 최저임금을 제시한다. 시간당 12유로에 해당하는 최저임금을 제안하는데, 7월 초에 최저임금위원회는 2022년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10유로 45센트로 올리도록 권고했다. 숄츠는 12유로의 최저임금이 합의되지 않으면 2021년 연방의회 선거를 향한 연정 협약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2018년 이후 연방정부 재무부 장관이고, 올해인 2020년 8월 초에 2021년 연방의회 선거를 겨냥하여 사회민주당(SPD) 총리 후보로 지명된 상태이다.
 
한편, 독일경제연구소(DIW: Das Deutsche Institut für Wirtschaftsforschung)는 ‘나의 기본소득(Mein Grundeinkommen)’이라는 단체와 함께 140,000명의 민간 후원금을 통해 조건 없는 기본소득에 대한 실험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 신청으로 지원자를 받은 후 1,500명의 집단을 추리고 그중에서 120명을 선정하여 매달 1,200유로의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나머지 1380명은 비교집단으로 기여한다.
 
연구의 배경: 기본소득에 대한 토론이 기본적인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고, 다른 나라들의 실험은 독일에는 거의 옮겨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본소득이 인간과 사회에 어떤 변화를 낳을지 발견하려는 목적으로 “행동과 태도로써 무엇을 만들고 기본소득이 우리 사회의 현재적 도전을 겪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될지 알아보려는 것”이다.
 
기본소득 찬성론자들: 급진적으로 빈곤에 대해 투쟁하는 수단으로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고려하고 있다. 여러 해 동안 조건 없는 기본소득에 대한 토론이 독일에서 계속 소리 높여 벌어졌는데, 사라 바겐크네히트가 속한 좌파당의 의장 카트야 키핑(Katja Kipping)은 대체로 찬성하는 발언을 해왔다. 좌파당 인터넷 사이트에서 조건 없는 기본소득은 이렇게 표현되고 있다고 함:
조건 없는 경제, 사회, 문화, 정치적 몫에 관한 인간의 기본권. 이 원칙은 경제침체 위협하에서 수입이나 가족 구성원의 자산에 의존하게 만드는 의무와 같은 보상에 대한 강요를 배제한다.” 조건 없는 기본소득은 기초 보장을 제공할 경우 보장 욕구 검토를 통해 생기는 낙인, 가난과 급진적으로 싸운다고 주장한다.
 
한국에서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계기로 기본소득을 주장하고 홍보하고 있다. 보수 제1야당 국민의힘의 김종인 비대위장 또한 기본소득에 호응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의석 1석의 시대전환당과 기본소득당도 이를 주장하고 있다. 재정건전성을 그토록 강조하는 IMF의 안 좋은 추억에 붙들린 나라 한국의 정당들 역관계에서 이는 필연적으로 사회복지 삭감으로 이어질 것이다. 뻔하다.
 
 
노인 기초연금도 아직 보편적 지급이 안 되고 있으며, 비정규직은 늘고 정규직과 임금 격차는 더 벌어졌다. 하청과 재하청 노동, 위험 업무 외주화, 산업재해 일상화, 노동조합의 권리에 대한 전면 인정도 아직 불충분하다다. 최장 노동 시간 국가이자 노동인권 후진국. 일하다 떨어져 죽고, 서해 바다에서 고기잡이 하다가 배가 뒤집혀 실종되어 죽고, 코로나 감염되면 안 될까봐 비대면 노동 강조하다 보니 사람들이 온라인 주문을 자꾸 클릭하고 재촉하여 택배 노동자들이 일하다 과로사로 죽는데, 중대재해를 일으킨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처벌하는 법도 못 만들어 눈치나 보는 현실이다. 국방비 지출 비율은 세계 수위를 다투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거론하면서도 무기 수입국으로 세계 수위이다. 독일 같은 사회국가 전통이 강한 나라도 지급 불능하다는 기본소득을, 코로나 위기 동안 재난지원금 추가 재원 마련 가지고도 전전긍긍하는데 가능하겠나?
 
좌파당 바겐크네히트 의원의 조언처럼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해서 줄이고, 일자리를 더 나누면서, 사회보장 기금과 실업 급여를 안정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타당하다. 또 코로나 위기에서 노동 시간을 줄이는 것이 감염의 위험으로부터 더 안전하게 해준다. 올라프 숄츠의 의견을 참조하여 최저임금의 실질적 상향도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동조합의 권리를 계속 증진하고 산업재해 방지를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기본소득은 보수 정치의 복지 삭감에 알리바이를 제공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빈곤에 대한 투쟁으로서 기본소득의 의미는 어떻게 부여할 수 있을까?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이나 용어에 붙들릴 필요가 전혀 없다. 소득 수준에 관계 없는 노인기초연금 보편 지급, 아동과 육아 수당 보편 지급, 고등학교 무상교육, 대학 등록금 대폭 축소, 공공주택 정책 강화, 연금 보장성 강화 등으로 노동소득과 사회보장 급여 및 공공 정책이 상호 작용하여 결국 노동자의 생활비가 보장되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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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7 00:59 2020/11/17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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