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특히 일터에서 비참한 사고로 죽고 다치는 기사가 날마다 나온다. 광주의 5인 미만 사업장에서 폐플라스틱을 처리하는 기계 옆에서 혼자 일하던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죽었다는 소식, 여수산업단지에서 석탄 처리 기계가 돌아가다가 몸이 끼여 죽었다는 소식, 또 파주 LGD에서 유해 화학물질 누출로 노동자들이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 식자재를 배송하던 50대 가장이 동국제강 포항 공장에서 화물용 리프트로 쌀과 채소를 옮기다가 몸이 끼어 과다출혈로 숨진 지 한참 후에 지나가던 회사 직원에게 발견되었다는 소식… 내일은 또 어떤 사고가 보도될까 조마조마하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1년이 지나서야 효력을 갖고 그것도 산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50인 미만 사업장은 2년 유예이니 3년이 지나는 동안 치외법권이고, 5인 미만 사업장은 아예 제외되었다. 법이 이렇게 통과된 것에는 의회 절대다수석을 지닌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 국민의힘보다 더 크다. 10만 명이 청원하여 정의당이 제출한 법안은 깎이고 제외되고 누더기가 되어버렸다. 정의당 의원들과 김미숙, 이용관 씨의 혹한 속 처절한 단식 투쟁, 노동자들, 진보당 당원들의 연대 투쟁도 임시국회 마지막 날 처리라는 허울에 가리워져 빛을 크게 보지 못했다.
 
또한 엊그제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국책은행이라는 기관의 책임자로서 쌍용자동차의 회생 조건으로 단체협약 3년 연장, 흑자 달성 때까지 파업을 포기하라는 협박을 하면서 이 조건을 거부하면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기업 생산활동의 한 주체인 노동자들의 기본 권리를 포기하라고 강요한 그의 발언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기관장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진정 노동자로서 권리를 포기하라는 이런 월권과 불법적 요구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문재인 정부가 진정 촛불로 들어선 개혁 정권이라면 본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정부 입법안으로 확실하게 만들어 국회에 보내고 다그쳐도 모자랄 판인데, 한참 후퇴한 안을 제안이랍시고 하면서 결국 민주당-국민의힘 양당의 기업 봐주기 법안 처리에 밑밥을 깔아주었다. 또한 이동걸 산업은행장의 노조 권한 포기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 철학을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노동운동과 실직 위기에 놓인 노동자들에 대한 사실상의 공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친노동 정책 정당이기는 고사하고 '이윤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구호를 외칠 자격이 없는 기득권 정당으로 재편되고 있다. 한국 사회 경제활동 인구의 90%는 일하는 노동자들일 것이다. 직장에서 온갖 정신적 압박에 시달리다 갑질로 피해 입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이고, 하루에 예닐곱 명이 산재로 죽어 나가는 나라에서 과연 시민사회와 법안을 발의한 정의당, 그리고 노동단체의 압력에 못 이겨 마지못해 형식만 만들어 처리한 민주당이 개혁 세력이라고 할 수가 없다.
 
나름대로 선방한다고 자화자찬했던 한국의 방역 체계에서 아무리 3차 대유행이라지만, 미리 대비했으면 최소한 100명 안팎으로 감염되더라도 사망자가 되도록 나오지 않게끔 관리할 수 있어야 타당한 것 아닌가? 그런데 코로나 병상 부족으로 지난 1년 전체 사망자의 50%넘는 인원이 한 달 새에 발생했고, 아마도 요양원과 요양병원에서 죽어간 분들이 대다수를 차지할 것이다. 한국이 지금 미국이나 유럽은 아니잖나? 이웃 나라 일본을 비교하며 그래도 선방했다고 자위할 것인가? 요양원과 요양병원 코호트 격리로 감염 확산을 무조건 눌러놓다가 결국 희생된 것이다.
 
구치소와 교도소 감염 사태도 지금은 조금 수습되는 것 같다지만, 법무부와 청와대의 수감자들의 인권에 대한 무심함과 무감각, 권위적이고 훈육적인 이 나라 교정 행정의 적폐의 산물이다. 우리 사회의 보건 서비스의 민낯, 말로만 사람이 먼저라는 외침들이 실상에서는 그렇지 않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을 어떤 결과로든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심판하고 해체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들이 그려놓은 사회 재편상에 매몰되어 당장 위기에 처한 많은 사람들의 삶의 고충과 어려움을 전혀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 법률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않지만, 정당은 결국 입법 행위를 통해서 자신의 기본 이념과 철학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실효성 없는 법안을 임시국회 내 처리라는 명분만 채워서 오히려 코로나로 바짝 긴장한 이 나라 이 땅에서 위험 노동을 마다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노동자들에게 울분과 허탈, 좌절을 안겨주는 것 아니겠는가? 집권 여당을 심판하여 그들에게 책임을 돌려주자. 더불어민주당이여 정치적 심판을 꼭 받을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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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4 00:27 2021/01/1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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