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주니어로서 혜성같이 등장한 김연아는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세계 관객의 마음을 흔들었다. 강산이 한 번 바뀌는 시기. 피겨 스케이팅의 몸 역학을 자기 것으로 완전히 소화해낸 그 연기를 보면, 확실히 자연스럽고 탄탄하고 물 찬 제비 같은 점프, 시작-중간-마무리 장면의 걸출한 세련됨에 마음이 흐뭇해진다. 소치 여자 피겨 3위를 한 코스트너의 밋밋한 연기에 점수를 너무 많이 줬다. 사기충천 고무된 러시아 소트니코바의 시작 부분의 동작은 거칠고 어색하다. 연아 킴의 솟구침, 중간의 손짓과 몸짓은 빙판과 몸을 부드럽게 밀착시키면서 긴장감을 이어가는 탁월한 재주를 보여준다.

 

1984년 사라예보의 남녀 듀엣 제인 토빌과 크리스토퍼 딘, 1984-1988년 카타리나 비트의 개성 넘치는 활력, 그리고 기억에도 선한 2009년 세계선수권 당시에 보여준 연아 킴의 패기발랄하고 현란했던 연기, 2010년 밴쿠버에서 보여준 세련되고 화려함, 그리고 2014년 고아한 마무리. 기억에 남을 장면들이 아니었나 한다.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앞 선수들에 대한 심판들의 과잉 점수는 금메달 숭상주의를 상대화시키는 Yuna Kim의 초연한 웃음과 흐트러짐 없는 태도로 인해 격하되었다. 바로 그 점이 메마르고 억눌린 감정과 눈물샘을 자극하는 김연아의 훌륭한 점이다.

 

피겨의 드라마와 역사를 다시 써낸 Yuna Kim의 몸의 역학이 지난 10여 년을 다시금 회상하게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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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1 21:18 2014/02/2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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