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국제 뉴스 중에서 그 배경이나 계기를 잘 알기 힘든 것을 들자면, 우크라이나 사태와 홍콩 우산 시위이다. 복잡한 국제 역학관계가 얽혀 있는 것 같고 또 직접적인 계기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인터넷 기사를 읽고 한때는 조금 이해했던 것 같은데 잠시 혼란스러워졌다가, 최근 너무 어이없는 사태들이 대한민국 땅덩어리에서 벌어지면서 잊혀졌다. 홍콩 시위는 어떤 계기로 일어난 것인지, 그냥 중국 본토로 통합된 이후 뭔가 쌓였던 불만이 터지긴 한 것 같은데 뉴스도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다.

 

국제 사건 중에서 가장 큰 욕이 튀어나왔던 것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만행이었다. 내게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무뢰배로 보인다. 미국 군산복합체 전쟁의 전위부대인 것 같다. 또한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끊임없는 비참함을 보노라면 지금이 21세기라는 것 자체가 우스울 지경이다. 이라크 말고도 지구 곳곳에서는 수많은 야만과 악행들이 벌어지고 있다. 있지도 않은 후세인의 핵무기를 제거하겠다고 침략에 동참했던 서구 동맹들과 거기에 손잡았던 한국을 비롯한 미국 동맹국들... 그 후 해결된 것은 없고,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마찬가지였다. 후세인, 빈 라덴이라는 존재가 사라진 것 말고 사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쇠퇴는 과연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인가.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래도 교황 프란치스코이다. 가끔 국제 뉴스 인터넷 동영상을 보면 그의 심대한 문명 비판, 바티간교황청과 고위성직자 권력의 아성을 향한 격한 질책을 쏟아놓는 모습은 고독하고 위태로운 느낌마저 든다. 그럼에도 진지하고 밝은 표정을 잃지 않는 그는 과연 하늘의 뜻을 받들어 땅에서 열매 맺기 위해 일하는 베드로의 후계자의 길을 힘차게 걷고 있다. 프란치스코의 개혁은 성공할 것 같다. 예리하고도 현대적인 윤리감각과 전통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그를 지지하고 평화를 열망하는 수많은 신도들과 세계시민들이 존재하는 한.

 

한반도 땅덩어리는 정말 할 말 없는 2014년이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은 일순간의 갑작스런 성격의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충격의 강도가 점점 커지는, 아니 충격을 점점 키우는 그런 야만의 시간이었다. 구조의 책임자로서 사고 직후 며칠 동안 정부는 자신의 존재 기반을 부정하며 허우적댔다. 현 정권과 여당은 어떻게든 해상교통사고로 이 사건의 성격을 축소하고 싶어 했지만 그 시도는 실패했다. 앞으로 세월호진상규명특위가 과학적 조사를 통해 철저한 결론을 내주길 바라며, 또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십상시/정윤회 문건은 솔직히 언론기사가 났을 때, 아닌 말로 권력의 추잡성과 현 정부의 무능이 총집결된 극적인 사태로 보였다. 기사 보기조차 짜증이 났지만 사실 관심 갖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내 개인 시간 많이 빼앗겼다. 현 박근혜 정부는 역대 가장 무능한 정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07년에 박근혜가 이명박을 제치고 한나라당 후보가 되어 혹시라도 정부를 운영했더라면, 그 무능이 빨리 드러나서 최소한 4대강까지는 안 망치고 쉽게 정권이 교체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가정까지도 하게 된다. 이 난국에서 국정원-법무부 합작으로 작심 끝에 밀어붙여온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조치에 헌법재판소가 장단을 맞춰버렸다. 17만 쪽이라는 자료의 결론은 이른바 ‘숨은 목적’ ‘증명되지 않은 미래 위협’ ‘해산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직도 상실한다’는 위헌적 월권 행사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집권 2년 만에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세 번에 걸친 이러한 박근혜 정부의 참담한 무능, 위선과 오판, 역사적 반동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삶과 정치의 연관성을 깊이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그냥 생각이 아니라 자기 문제로 받아들이며 인식하고 있다.

 

내 부족했던 2014년을 반성하면서 2015년은 희망과 사랑의 언어가 활기차게 용솟음 치는 때가 되길 빌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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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6 01:47 2014/12/26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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