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의원직을 "당연히" 사퇴하겠다고 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라고 한다. 참 한심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국회의원은 안철수 후보가 걸핏하면 내세우는 "국민에게 물어보세요"라는 말 속에 담긴, 바로 그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헌법기관이요 선출직 공무원으로서, 정치인 개인이 스스로 버리고 말고 할 선택에 귀속되지 않는다. 이런 것을 보면 안철수가 갖고 있는 권력 개념이 얼마나 허술한지 그대로 드러난다.


박근혜 탄핵과 구속의 교훈은 무엇인가? '적어도 민주공화국에서 권력은 공공재'라는 것이다. 권력을 사유화하고 남용하면 반드시 대가와 심판이 따른다는 것이다. 안철수는 권력을 어떤 개념으로 이해하는가? 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가? 한 번 스스로 진지하게 되물어볼 때가 왔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촛불 민심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다면, 5월 9일 이후로 정계 은퇴를 선언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안철수 후보는 국민경제에 대하여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가? 국민경제 단위와 정부의 정책 수단의 관계는 무엇인가? 안철수 후보는 일자리는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민간과 기업이 창출하는 것이라고 열심히 설파하고 계시다. 경제부처, 노동부처, 복지부처 같은 정부의 담당기관은 왜 필요한 것인가? 그가 생각하는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정책 수단 개념은 또한 무엇인가?


안철수는 아마도 정치권력을 그저 경제적 신분 상승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은 절차적 정당성을 전제로 성립하는 것인데, 이런 문제에 대한 관점도 없어 보이고 고민 수준도 낮다. 바로 이런 취약함이 대통령 당선을 위해 현직 국회의원 의무를 저버리겠다는 결기와 오기로 표명되어 버렸다.


5-6년 안철수가 정치에 데뷔하여 보여준 모습을 보면, 그는 권력의 작동 원리에 대한 훈련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그저 의욕만 넘쳐나는 정치 초년생 같다. 4월 17일 이후 박근혜가 재판에 넘겨지고, 본격적인 정책 레이스가 펼쳐지면 이러한 안철수 후보의 허약한 권력 개념과 국민경제학적 취약점이 드러나리라고 보는데, 아마도 이 부분을 유승민 후보가 상당 부분 흡수해서 가져가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26.7% 얻은 국민의당 지지율에다가 현 상황에서 안철수 후보 자력으로 얻을 수 있는 10% 안팎의 지지율을 합쳐 35-37%가 이번 대선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치가 아닐까 예상하는데, 이는 다른 후보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더 낮아질 수도 있다.


대통령은 미래 예언가나 점쟁이어서는 안 되고,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사회통합적 관점에서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직책이다. 이러한 결정이 정부-의회-사법체계 속에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작동하도록 이끌어 갈 수 있는 정치적 혜안이 필요하다. 다른 후보들도 이러한 점을 유념하여 부디 오버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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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3 01:22 2017/04/13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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