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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07
    단일화 ‘게임’이 선거의 전부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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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게임’이 선거의 전부가 되다

단일화 ‘게임’이

선거의 전부가 되다

Posted 2009/05/06 07:33
진보정치를 넘어선 사회주의 정치세력들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

‘뻘밭의 개싸움’으로 비친 단일화 협상
울산북구 재선거가 한창이다. 난항을 거듭하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후보단일화 논의는 선거를 6일 앞둔 23일에서야 최종 합의에 이르러 26일 밤늦게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로 단일화됐다. 하지만 두 당이 합의한 후보단일화 방식과 일정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래서 여야가 막판 총력전을 펼치는 주말까지도, 진보 양당은 본선 막바지에 상대 선수 앞에서 자기들끼리 치고받는 예선을 벌여야 했다. 
선거에 돌입한 후 한나라당을 ‘심판’하겠다고 나선 두 당의 후보들이 한나라당이 아니라 서로에게 집중 포화를 퍼붓는 꼴을 보면서 노동자들은 실망하고 분노했다. 그러다 점점 무관심해졌다. 노동자들 눈에는 두 당의 후보단일화 협상이 금배지를 향한 ‘뻘밭의 개싸움’으로 비쳤다. “후보단일화 안하면 투표 안한다”는 노동자들이 점점 많아졌다.
투표를 이틀 남기고 후보단일화가 확정됐지만 지난했던 단일화 과정으로 그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비록 선거에 이긴다고 하더라도 후유증은 남을 듯하다.


노동자민중들의 투쟁은 단일화 이슈에 가려지고
두 당이 이번 선거의 목표로 내걸었던 ‘이명박 정권 심판’은 후보단일화 이슈에 가려 전면에 부각되지 못했다. 현대차 감산에 따른 정규직, 비정규직, 부품업체 노동자들의 임금 감소와 고용불안, 울산 라파즈코리아 화물노동자들의 파업, 현대미포조선 현장활동가들에 대한 중징계, 교섭 위임에 반대하는 현대중공업 현장활동가들의 투쟁, 구청장의 교섭 해태에 맞선 공무원 노동자들의 투쟁, 탈시설과 자립생활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투쟁들은 선거과정에서 두 당의 엎치락뒤치락하는 후보단일화 ‘게임’에 묻혀 제대로 이슈화되지 못했다. 누가 단일후보가 되든, 29일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울산북구 재선거의 처음과 끝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후보단일화’ 이슈로 일관된 것은 ‘재미’도 없고 ‘문제’도 많다.

좌파 정치조직들의 책임을 묻다
사태가 이렇게 흘러간 데는 사회당, 사회주의노동자연합,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 등 좌파 정치조직의 책임도 크다. ‘가치와 대안을 중심으로 한 진보정치의 혁신’(사회당)이든, ‘가짜 노동자당이 아니라 진짜 노동자당의 건설’(사노련)이든,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민주노총 정치방침의 폐지’(사노준)든 좌파 정치조직은 이번 울산 선거에 대해 노동자들을 향한 자신들의 입장을 제대로 제출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대중투쟁에 대한 적극적인 결합과 이슈화를 제대로 만들어낸 것도 아니다. 이제 좌파정치조직들은 진보정당들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사회주의 정치가 선거라는 곳에서는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좌파 정치조직들은 의회정치를 향해 ‘야유’와 ‘조롱’을 퍼붓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대중을 향한 분명하고 구체적인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단일화 게임’에 실망하고 분노한, 그래서 무관심해져 버린 노동자들을 다시 노동자정치의 주체로 만드는 일은 요원해질 것이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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