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랜드http://blog.jinbo.net/stego/Jai guru de va om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2013-05-16T20:32:52+09:00Textcube 1.8.3.1 : Secondary Dominant오늘 하루, 조심하자!!!무화과http://blog.jinbo.net/stego/4742010-02-18T08:48:12+09:002010-02-18T08:48:12+09:00<!--FCKeditor--><p>일어나 밥솥을 열어보니 텅 비었다.</p>
<p>아뿔싸. 어젯밤에 쌀 씻어놓고 잔다는 걸 깜박 그냥 잠들어버렸구나.</p>
<p>하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아침부터 라면을 끓여먹기로 했다.</p>
<p>아침에 라면 먹는 거 진짜 안좋아하는데ㅠㅠ</p>
<p>그래도 곡기라도 채우려고 떡국떡 남은 걸로 떡라면을 끓여먹기로 했다.</p>
<p>가스렌지 위에 후라이팬이 놓여있길래, 한 쪽을 치우는데,</p>
<p>후라이팬이 미끄러져는지 바닥으로 떨어진다. 쿵, 하는 소리가 왼쪽 발등에서 들린다.</p>
<p>다행히 플라스틱으로 된 손잡이 부분이 발등에 부딪혔지만,</p>
<p>그래도 덜 깬 잠이 확 날아가버리고 눈물이 찔끔날 정도로 아팠다.</p>
<p>눈물을 머금고 냄비에 물을 붓고, 떡국떡을 넣는데, 이놈들이 갑자기 우르르 쏟아져</p>
<p>조금 과장하면 라면보다 많은 양이 냄비를 채워버렸다. 낭패다.</p>
<p>김치는 또 왜 라면먹다가 중간에 딱 떨어질 양만큼만 남아있는지...</p>
<p>이걸로 끝이 아니다. 회사에 와서 실내화 갈아신다가 미끄러져 넘어질 뻔했다.</p>
<p>오늘 왠지 불안하다. 불길하다. 조심해야겠다. 우선 이런 날은 말부터 줄여야 한다.</p>
<p> </p>
<p>라면 먹고 왔더니 속이 니글거린다. 아~ 된장국에 아침밥 먹고 싶다. 된장국 끓일 재료는 다 사놨는데 은근히 잘 안해먹게되네...</p>
<p> </p><div class="buttons-bottom center jinboblog-i-like-this-buttons"><a class="button-jinboblog" href="javascript:void(0);" title="스크랩으로 글 링크를 저장하세요" onclick="recommend('1417',474,'/stego','');"><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mini_chuchon.png" alt="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a><a class="button-twitter" href="http://twitter.com/home?status=http%3A%2F%2Fblog.jinbo.net%2Fstego%2F474+%22%EC%98%A4%EB%8A%98%20%ED%95%98%EB%A3%A8%2C%20%EC%A1%B0%EC%8B%AC%ED%95%98%EC%9E%90%21%21%21%22" target="_blank" title="트위터로 리트윗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twitter.png" alt="트위터로 리트윗하기" /></a><a class="button-facebook" href="http://www.facebook.com/sharer.php?u=http%3A%2F%2Fblog.jinbo.net%2Fstego%2F474&t=%EC%98%A4%EB%8A%98%20%ED%95%98%EB%A3%A8%2C%20%EC%A1%B0%EC%8B%AC%ED%95%98%EC%9E%90%21%21%21" target="_blank" title="페이스북에 공유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facebook.png" alt="페이스북에 공유하기" /></a><a class="button-delicious" href="http://delicious.com/save" onclick="window.open('http://delicious.com/save?v=5&noui&jump=close&url=http%3A%2F%2Fblog.jinbo.net%2Fstego%2F474&title=%EC%98%A4%EB%8A%98%20%ED%95%98%EB%A3%A8%2C%20%EC%A1%B0%EC%8B%AC%ED%95%98%EC%9E%90%21%21%21','delicious','toolbar=no,width=550,height=550'); return false;" title="딜리셔스에 북마크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delicious.png" alt="딜리셔스에 북마크" /></a></div><p><strong><a href="http://blog.jinbo.net/stego/474?commentInput=true#entry474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오사카에서 무화과http://blog.jinbo.net/stego/3672009-05-26T11:42:06+09:002009-05-26T11:42:06+09:00<b>오사카항구</b>
일본 제2의 도시라는 오사카. 재일교포가 가장 많이 사는 도시. 일본프로야구의 인기구단 한신타이거즈의 홈구장이자 일본 고교야구대회로 유명한 고시엔구장이 있는 곳. 오사카에 처음오는 것은 아니지만 기분은 처음이나 마찬가지다. 하늘은 구름 한 점없이 햇볕을 강하게 내리쬐 자전거 타기에는 살짝 버거울 수도 있는 날씨다. 대도시라서 서울처럼 시꺼먼 회색띠가 하늘을 두르고 있을거라는 상상과는 달리 바닷가라서 그런지 더없이 높은 하늘만 비현실처럼 머리위에 떠있다.
양손의 검지 지문을 찍고 배에서 내렸다.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당하는 일은 확실히 기분좋은 경험은 아니다. 하지만 항구에서 나와서 바라본 높고 맑은 하늘이 조금전 일들을 잊게 만든다. 일본이다. 한국에서 바라본 하늘과 뭐가 또 다르냐 싶지만, 여행의 묘미랄까 왠지 낯선 향기가 공기를 가득 채우고 있다. 자전거를 조립하기 위해서 건물박 한쪽 구석에서 짐을 풀렀다. 공구를 꺼내들고 서로 잡아주고 도와가며 자전거 바퀴를 끼우고 체인을 연결했다.
그런데 페달 한 벌이 보이지 않는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현지나 나, 둘 중 하나였던것 같다. 부산항에서는 확실히 챙겼다고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이럴 경우 허둥댈 필요가 없다. 아니나 다를까 페달은 아주 쉬운곳에서 발견되었다. 아마도 자전거 가방 속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분명 자전거 가방도 샅샅히 뒤지고 혹시나 안에 깊숙히 박혀있나 해서 허공에 대고 탈탈 털어보기까지 했을 때도 없었는데... 이런 귀신 곡할 일이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니 괜시리 마음이 들뜬다. 일본에 머무는 내내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류의 불안함을 양 어깨에 가득 짊어질것만 같다. 익숙한 공간에서 일상적인 시간의 틈바구니였다면 페달을 쉽게 찾았을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여행은 불안감과의 동거다.
<b>시내로 접어들며</b>
첫번째 목표지점은 인터넷으로 점찍어 놓은 숙소다. 예약을 한 것은 아니라서 살짝 불안하지만 설마 오사카 정도의 대도시에서 숙소하나 못잡을까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페달을 저어간다. 한 발 굴려가는 동안 어느새 시원한 바람이 몸과 마음을 샅샅이 훑고 간다. 여행전의 막연한 짜증과 불안감이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t숙소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지도를 사야한다. 일단은 오사카 시내로 들어가는 것이 급선무다. 항구에서 얻은 몇개의 지도를 가지고 마치 롤플레잉 게임을 하듯 시내쪽을 찾아나선다.
컨테이너가 이곳 저곳에서 불쑥불쑥 쌓여있는 국제항이라서 그런지 거대한 트럭들이 항구 근처의 좁은 도로를 질주한다. 우리는 덜컥 낯선 도시의 거리에 겁을 먹어버렸다. 게다가 한국과는 정 반대로 움직이는 교통 시스템은 여행의 초창기에 많은 혼란을 주었다. 뒤에서 트럭 소리가 나면 어김없이 오른쪽으로 피하게되면서 갓길이 아닌 중앙선으로 향해서 갓길보다는 중앙선으로 향하게 된것이다. 몸에 배어있는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지. 친절한 일본의 운전자들이 아니었으면 아찔한 순간을 몇 번 경험했을 것이다.
항구에서 얻은 부족한 지도로는 숙소도 지도책을 사기위한 큰 서점도 찾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아직은 낯설기만한 일본 도로의 이정표는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결국 조그만 파출소에서 자전거를 멈추고 경찰에게 길을 물어보본다. 일본사람들은 영어를 못할 거라는 편견으로 머뭇거렸지만 나이가 지긋한 그 아저씨 경찰은 나의 오만을 비웃듯이 능숙한 영어로 일본인 특유의 친절함까지 보태어 아주 자세한 약도와 함께 초행자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길을 설명해준다. 쭈욱 가다가 로터리에서 좌회전해서 하나조노기타(맞나? 한자로는 화원북이었는데)에서 우회전을 하면 우리가 찾는 숙소가 나온다고 한다.
<b>Family Mart</b>
한 참을 달리다 보니 어느새 시 외곽의 항구에서 오사카 시내로 들어왔다는 기분이 든다. 아직 도심지는 아니라서 건물의 키가 높지는 않지만 색색의 간판에 흘겨써진것처럼 보이는 히라나가와 가타가나가 보인다. 덜컥 일행중 누구도 일본어를 잘하지 못한다는 자각에 온몸이 움찔하다. 그중에 가장 잘하는 날맹이 일본어학원 3달다닌 실력이니...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편의점의 간판이 보인다. 꽤 오랜시간을 달린 것인지 아니면 오사카시내로 들어왔다는 안도감이 잊고 있던 배고픔을 새삼 일깨운것인지 갑자기 배가 고프다. 편의점 물가는 비싸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어서 되도록 편의점보다는 대형 슈퍼나 마트에서 끼니를 때우고자 했지만, 배고픔과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컸다. 결국 일본에서의 우리의 첫 끼니는 그 이름도 익숙한 Family Mart다. 빵과 음료 삼각김밥과 컵라면 등등을 사들고 신기해보이는 서로의 음식을 맞보며 간단한 점심을 먹는다.
여기서 잠깐 편의점 앞의 풍경을 묘사해보자. 특별할 것없는 대도시 외곽의 도로일뿐이다. 다만 나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편의점 앞 인도의 양옆쪽으로 길게 늘어져 주차되어 있는 자전거들의 무리다. 한국에서는 그런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은 거대한 자전거 샵이나 지하철 역 외진곳에 마련되어 버려지거나 방치된 자전거보관소 뿐이다. 자전거 샵에서는 보이는 자전거들은 비록 새것으로 눈이 부시지만 아직 도로주행을 안해본, 마치 생명이 불어넣어지기전의 피노키오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 반면 지하철역 외진 곳의 자전거 주차장의 자전거들은 너무 오래 방치되어서 스스로 자전거임을 망각한 몰골을 가지고 있다. 다시말하면 버려지지도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자전거가 아니라 도로의 온기가 아직 바퀴에 남아있을 정도로 팔팔하게 살아있는 자전거들이 집단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풍경이랄까. 일본이 자전거 대국이라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나의 예상을 훨씬 넘는 묘한 감동과 부러움이 탄식처럼 새어나온다.
<br /><p><span class="toggle-text" onclick="toggleMore(this)" style="cursor: pointer; display: none;">계속 보기...</span></p> <div class="more-content" style="border: 1px dashed black; background: none repeat scroll 0% 0% rgb(239,255,175); padding: 1px; margin: 1px;"><br /><img src="http://blog.jinbo.net/attach/1417/270946255.JPG" border=0 id="my_post_img4930402"onload="setTimeout('fixImage(4930402)',300)" style="cursor:hand" onclick="viewPostImage('http://blog.jinbo.net/attach/1417/270946255.JPG')"> 항구를 벗어나 만난 일본거리.
<img src="http://blog.jinbo.net/attach/1417/270947387.JPG" border=0 id="my_post_img6787298"onload="setTimeout('fixImage(6787298)',300)" style="cursor:hand" onclick="viewPostImage('http://blog.jinbo.net/attach/1417/270947387.JPG')"> 일본에서의 우리의 첫끼식사, 패밀리마트에서
<img src="http://blog.jinbo.net/attach/1417/270948364.JPG" border=0 id="my_post_img1613890"onload="setTimeout('fixImage(1613890)',300)" style="cursor:hand" onclick="viewPostImage('http://blog.jinbo.net/attach/1417/270948364.JPG')"> 가쁘게 달려온 우리의 자전거들은 가쁨숨을 몰아쉬고 다른 자전거들은 쌔근쌔근 휴식을 만끽하고 있다. 맨앞에 삐까번쩍한 것이 오리가 일본여행을 위해 장만한 새 자전거(동건이) 뒤의 아테네는 유럽까지 다녀온 나동의 자전거<br /></div><div class="buttons-bottom center jinboblog-i-like-this-buttons"><a class="button-jinboblog" href="javascript:void(0);" title="스크랩으로 글 링크를 저장하세요" onclick="recommend('1417',367,'/stego','');"><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mini_chuchon.png" alt="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a><a class="button-twitter" href="http://twitter.com/home?status=http%3A%2F%2Fblog.jinbo.net%2Fstego%2F367+%22%EC%98%A4%EC%82%AC%EC%B9%B4%EC%97%90%EC%84%9C%20%22" target="_blank" title="트위터로 리트윗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twitter.png" alt="트위터로 리트윗하기" /></a><a class="button-facebook" href="http://www.facebook.com/sharer.php?u=http%3A%2F%2Fblog.jinbo.net%2Fstego%2F367&t=%EC%98%A4%EC%82%AC%EC%B9%B4%EC%97%90%EC%84%9C%20" target="_blank" title="페이스북에 공유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facebook.png" alt="페이스북에 공유하기" /></a><a class="button-delicious" href="http://delicious.com/save" onclick="window.open('http://delicious.com/save?v=5&noui&jump=close&url=http%3A%2F%2Fblog.jinbo.net%2Fstego%2F367&title=%EC%98%A4%EC%82%AC%EC%B9%B4%EC%97%90%EC%84%9C%20','delicious','toolbar=no,width=550,height=550'); return false;" title="딜리셔스에 북마크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delicious.png" alt="딜리셔스에 북마크" /></a></div><p><strong><a href="http://blog.jinbo.net/stego/367?commentInput=true#entry367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배위에서 무화과http://blog.jinbo.net/stego/3642009-05-20T02:38:47+09:002009-05-20T02:38:47+09:00<b>바다를 꿈꾸며</b>
2004년에도 일본에 갔었다. 일본에서 평화운동을 하는 여러단체들이 한국의 병역거부자를 초청해서 내가 가게 된 것이다. 그 때 본 바다가 아직도 기억속에서 출렁인다. 기적소리를 뿜으며 배는 부산항에서 스르륵 멀어져간다. 바다위에 내가 떠 있다.
하룻밤 자면 일본에 도착하는 짧은 여행이지만 왠지 바다는 환상적인 로망을 꿈꾸게 한다. 그 옛날 대항해시대로 불려지던 그 당시 세계여행을 떠났던 유럽인들에게 항해는 오히려 한 편의 지옥이었을 것이다. 식략이 떨어져 쥐를 잡아먹고, 그마저도 서로 먹으려고 싸우게 되고, 선상반란이 일어나고, 식수가 떨어지고... 하지만 그 뱃사람들도 자신들이 열어놓은 뱃길이 자신들이 겪은 지옥보다 더 처참한 지옥을 다른 대륙의 사람들에게 전해주리라고는 생각치 못하였을 것이다.
2004년에 배를 탔을 때는 일본에 살아서 배에 대해서 잘아는 친구가 예약해서 좀더 좋은 방(바다가 보이고 약간의 여유공간이 있는)을 잡았지만 이번에는 사람도 많고 해서 침대 옆으로 좁은 길 하나 있는 여러명이 쓰는 방을 잡았다. 가늘고 긴 침대가 벽에 붙어 나란히 놓여있는 작은 방에 짐을 풀고 갑판에 나왔다. 모두들 바다위를 항해하는 바람에 들 뜬 듯 하다. 웃고 떠들고 사진을 찍는 사이에 부산항은 저 멀리 어렴풋한 이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전혀 상관이 없다. 새로운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부산항에서 자전거를 배에 실기 위해서 벌였던 실랑이는 이미 저멀리 부산항보다도 먼 기억이 되어버렸다. 위로는 하늘, 옆으로는 바다, 온 천지가 푸르게 도색된 가운데 홀로 하늘가운데에서 붉게 타오르는 태양. 이 모든 것과 더불어 즐거운 나의 친구들. 숨박꼭질하듯 거대한 배의 이곳 저곳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어느쪽에서 둘러봐도 그대로 바다인 것을, 동서남북 다양한 고도에서 감상하느라 여념이 없다.
한참을 놀고 난 후에야 다시 배 안으로 들어왔다. 한바탕 놀았으니 이번에는 목욕을 할 차례였다. 일본가는 페리를 탔을 때 가장 기대가 되는 것은 역시나 바다를 보는 일이지만, 그 중에서도 따뜻한 목욕탕에 몸을 담그고 거대한 창문으로 출렁이는 파도를 바라보는 일만큼 짜릿한 기분은 없다. 차갑게 부서지는 파도가 눈으로 그 거센 냉기를 전하고 욕탕의 뜨뜻한 기운이 온몸의 살갗으로 들어와 심장에서 만난다. 바다에서 태풍이라도 만날때는 정말이지 집채만한 파도들을 배안 목욕탕 유리창을 통해 바라볼 수 있다. 그 순간은 원시적인 공포가 경외심으로 표출된다. 일상적일때도 바다는 얼핏 고요하지만 조그만 움직임을 쉴새없이 만들어 낸다. 바다에 몸을 맡긴 배는 그 섬세한 움직임을 자신의 몸에 흘려보내고 목욕탕의 욕조는 바다의 움직임에 따라 출렁이며 작은 파도를 만든다. 바다위에서 바다와 떨어져 바다의 파도를 느끼게 된다. 아... 바다를 만나는 것만으로 여행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b>액땜 </b>
목욕탕 바닥은 물기가 흠뻑하고 배는 계속 바다의 움직임을 따라 흔들거리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다. 때문에 목욕탕 입구에는 누구가 볼수 있게 눈의 띄는 글씨로 "미끄럼주의"라는 경고가 적혀있다. 나는 원체 겁이 많아서 이런곳에서는 아예 기어다니거나 낮은 자세로 움직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경고의 필요성을 역설하듯이 조심하라는 곳에서 다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목욕을 끝내고 홀에 모였을 때,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되어 눈앞에 펼쳐졌다. 오리가 목욕탕에서 미끄러져서 정강이를 부딪혀 다친것이다. 뼈가 상하지는 않은것 같았으나 상처부위에서 피가 멈추지않았다. 급한대로 우리에게 있는 모든 약품들과 배에 비치되어 있는 약품을 동원해서 무언가를 뿌리고 바르고 커다란 파스모양의 반창고로 냅다 덮어버렸다. 상처가 심장보다 높아야 피가 멈춘다는 상식에 따라 우리는 장난스럽게 오리의 다리를 하늘을 향해 뻗어제꼈다. 그리고 모두에게 주문을 걸었다. 오리의 부상이 액땜이 되기를...
맥주가 은근히 비쌌다. 아사히 500ml캔이 300엔(당시 환율로 치면 3000원이 살짝 안되는)이니 여행첫날이라 아직은 돈을 제법 가지고들 있었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때문에 무작정 돈을 쓸수는 없었다. 오리의 부주의함을 놀리고 온갖 수다를 떨면서 여러캔 맥주를 비우고 우리는 다시 밤의 바다를 맞이하기 위해서 갑판으로 나갔다. 사라졌던 육지가 다시 나타났다. 일본이다. 멀리 바다에서 보는 일본열도는 당연한 말이지만 한반도와 전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땅위에 이름을 새겨놓은 것은 어쩌면 사람들이 만든 웃기는 이야기일 뿐이다.
<b>바다, 밤, 그리고 여행의 유혹</b>
어두운 밤공기와 짭짤한 바닷바람이 자꾸 술맛을 돋운다. 결국 우리는 재정의 부담을 덜어보고자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팩소주를 구입한다. 한잔이 다음잔을 부르고 바다위의 별이 다음 술을 부른다. 저멀리 명멸하는 육지의 불빛이 마치 소주의 취기에 흐려진 눈동자를 나무라는 듯 하다. 아무리 바닷바람이 세도 연거푸 들이키는 알콜을 이겨내지 못한다. 결국 컵라면을 통째로 쏟는 사고를 쳤지만 우리중 누구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혼슈와 시코쿠를 잇는 일본에서 가장 긴다리가 우리의 머리위를 지나간다. 그것은 다리라기 보다는 하늘로 향하는 거대한 사다리 같은 느낌이다. 아니면 술에취한 눈동자에 아물거리는 흔들 흔들 위태로운 다리다. 저 다리는 시코쿠 사람들에게 축복일까 불행일까. 외부자의 사치스런 걱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배는 다리밑은 순식간에 미끄러져 지나간다. 바다위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 문득 존재를 깨닫게 되면 저만치 멀어져 온몸을 흔들어 짧은 만남에 이별을 표시한다.
어느덧 별마저 하늘 저편으로 넘어가고 있다. 바다보다 깊숙히 밤이 들어왔다. 얼큰하게 취한 나와 날맹과 조은도 이제는 내일을 챙겨야 한다. 완벽하게 짜여진 것이 하나도 없는 만큼 물음표 투성이의 나날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불안감. 그것은 여행의 필수품이었다. 안정을 바라는 욕구와 긴장을 즐기는 욕망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
<br /><p><span class="toggle-text" onclick="toggleMore(this)" style="cursor: pointer; display: none;">계속 보기...</span></p> <div class="more-content" style="border: 1px dashed black; background: none repeat scroll 0% 0% rgb(239,255,175); padding: 1px; margin: 1px;"><br /><img src="http://blog.jinbo.net/attach/1417/270929236.JPG" border=0 id="my_post_img7114199"onload="setTimeout('fixImage(7114199)',300)" style="cursor:hand" onclick="viewPostImage('http://blog.jinbo.net/attach/1417/270929236.JPG')"> 현지와 오리 뒤로 보이는 부산항
<img src="http://blog.jinbo.net/attach/1417/270930424.JPG" border=0 id="my_post_img1452871"onload="setTimeout('fixImage(1452871)',300)" style="cursor:hand" onclick="viewPostImage('http://blog.jinbo.net/attach/1417/270930424.JPG')"> 배위에서 단체로. 날맹이 안보이는걸 보니 날맹이 찍은 사진
<img src="http://blog.jinbo.net/attach/1417/270936484.JPG" border=0 id="my_post_img2328574"onload="setTimeout('fixImage(2328574)',300)" style="cursor:hand" onclick="viewPostImage('http://blog.jinbo.net/attach/1417/270936484.JPG')"> 갑판위에 엎지른 라면을 치우는 조은<br /></div><div class="buttons-bottom center jinboblog-i-like-this-buttons"><a class="button-jinboblog" href="javascript:void(0);" title="스크랩으로 글 링크를 저장하세요" onclick="recommend('1417',364,'/stego','');"><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mini_chuchon.png" alt="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a><a class="button-twitter" href="http://twitter.com/home?status=http%3A%2F%2Fblog.jinbo.net%2Fstego%2F364+%22%EB%B0%B0%EC%9C%84%EC%97%90%EC%84%9C%20%22" target="_blank" title="트위터로 리트윗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twitter.png" alt="트위터로 리트윗하기" /></a><a class="button-facebook" href="http://www.facebook.com/sharer.php?u=http%3A%2F%2Fblog.jinbo.net%2Fstego%2F364&t=%EB%B0%B0%EC%9C%84%EC%97%90%EC%84%9C%20" target="_blank" title="페이스북에 공유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facebook.png" alt="페이스북에 공유하기" /></a><a class="button-delicious" href="http://delicious.com/save" onclick="window.open('http://delicious.com/save?v=5&noui&jump=close&url=http%3A%2F%2Fblog.jinbo.net%2Fstego%2F364&title=%EB%B0%B0%EC%9C%84%EC%97%90%EC%84%9C%20','delicious','toolbar=no,width=550,height=550'); return false;" title="딜리셔스에 북마크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delicious.png" alt="딜리셔스에 북마크" /></a></div><p><strong><a href="http://blog.jinbo.net/stego/364?commentInput=true#entry364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불안했던 출발무화과http://blog.jinbo.net/stego/3612009-05-02T22:02:34+09:002009-05-02T22:02:34+09:00<b>출발 직전에야 마무리했던 소식지 편집</b>
방학이 끝나기 3일전. 그제서야 나는 탐구생활을 펼쳐보기 시작했다. 방학이 시작되자 마자 쏜살같이 탐구생활을 끝내놓고 노는 친구들이나, 하루하루 착실하게 탐구생활 책이 두툼해지도록 해나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부러움과 경외심을 느끼고는 했다.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작은 습관을 바꾸는게 어렵다는 이야기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나는 지금도 어떤 일을 빨리 끝내고 편하게 쉬기보다는 팽팽 놀다가 촉박한 시간에 이르러 초인같은 힘을 발휘하곤 한다. 심지어 병역거부로 구속되던 날도 내가 집에서 마지막으로 한 일은 밀려있던 원고를 쓴 일이었다. 거의 잠을 자지 않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면서도 미루고 미루다가 마침내 재판시간이 지각할 수 있을 만큼 다가오자 손으로 쓴지 발로 쓴지도 모르게 후다닥 글을 썼었다.
일본 자전거 여행가는 날도 이런 상황은 반복되었다. 우리는 부산으로 내려가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오사카로 가기로 결정했다. 자전거를 배에 실기 위해서 자전거의 바퀴를 빼고 분해를 해서 자전거가방에 넣어가야했다. 나와 현지와 조은은 전날 아랫집에 모여서 밤을 보내고 새벽에 강남터미널에서 날맹과 만나기로 했다. 오리와 나동 아침은 비행기를 타고 당일날 부산으로 내려와서 여객선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이번 여행 전, 나의 발목을 잡은 것은 전쟁없는세상 소식지였다.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여행을 가게 되면 소식지가 한달은 더 늦게 나올 상황이었기 때문에 무슨일이 있어도 편집을 마치고 가야했다.
출발 전날 사무실에서 편집을 시작했다. 내가 맡은 기사를 후딱 쓰고 편집을 시작했다. 이미 편집을 꽤 해놓은 상황이라 넉넉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밤늦게까지 놀다가 결국 새벽녘부터 편집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아랫집에서 강남터미널까지는 콜밴을 불러서 가기로 했다. 내가 이렇게 집중력있게 소식지 편집을 후딱 한 적이 있었던가.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스피드로 소식지 편집을 마쳤지만, 너무 늦게 시작한 탓이었는지 콜밴이 오기로 한 10분전에서야 편집은 끝났고, 다만 표지만 남아있었다. 때마다 다르지만 아무리 잘풀려도 소식지 표지 편집은 한 시간은 족히 걸리는 작업이었다. 게다가 성실하신 콜밴기사아저씨는 약속시간을 1분도 늦지 않고 도착하셨다. 현지와 조은이 나의 짐을 이미 차에 실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나 덤벙거리고 똑소리나지 못하는 나를 친구로 둔 죄값을 현지와 조은이 치뤄야 했었다.
그 때 무슨생각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과부하가 걸려 힘들어 하는 컴퓨터를 달래가며 15분만에 표지를 완성하고 파일을 전송버튼을 눌렀다. 물론 그 당시 소식지 표지는 가장 맘에 안드는 디자인이었지만, 15분만에 끝냈다는 뿌듯함과 일본가기전에 소식지를 만들었다는 안도감이 여행시작도 전에 온몸에 긴장이 풀리게 하였다.
<b>부산항으로 </b>
지나고 나면 고생스러웠던 기억들도 "그땐 그랬지"하며 추억처럼 읊조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건 고생끝에 결과가 좋았을 때의 이야기다. 다시말하면 결과에 대한 장담을 할 수 없는 그 당시에는 지금의 추억들도 그저 고통일뿐이다. 거짓말처럼 소식지 편집을 마쳤지만 일본은 아직 바다 넘어 저 멀리에 있는 타국이었고, 일본까지 가기 위해 우리가 겪어야할 자질구레한 고난들은 그제서야 우리를 찾아오고 있었다.
콜밴은 차가 없는 새벽의 도로를 미끄러지듯 내달려 강남 터미널에 이르렀다. 여행의 출발이라 들뜬 마음이 새벽 어슴푸레 밝아오는 빛으로 잔잔하게 빛나는 한강위에서 눈부셨다. 가방에 넣었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부피와 무게가 있기 때문에 자전거를 운반하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택시에서 내려 버스 타는 곳까지 가기도 전에 내 자전거 가방의 어깨끈이 망가져버렸다. 자전거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플라스틱으로 된 연결부위가 끊어져버린 것이다. 아무리 싸구려 가방이라지만, 5분도 못버티고 망가져버린 가방을 보고 있자니 과연 일본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하는 수 없이 끙끙거리며 버스 타는 곳까지 자전거를 옮겼다. 여기서 만나기로 한 날맹이 아직 오지 않고 있었다. 버스 출발시간이 다가오는데도 날맹은 익숙치 않은 경부선에서 헤매이고 있는지 도착하질 않았고 날맹을 데리러 갔던 조은(현지였었나?)도 올 생각을 안했다. 불안감은 점점 커져 갔다. 왠지 꼭 무슨일이든 생겨서 못가게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행이라는 것이 일상을 떠난다는 측면에서 불안감을 항상 내포하는 것이며, 그 불안감이 주는 긴장을 즐기는 사람들이 여행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나는 약간 다른 종류의 불안감이었다. 마치 못가게 될 핑계를 찾는 듯한. 그것은, 내가 어쩔 수 없는 상황뒤에 숨어서 책임을 면하고 나를 방어하고자 하는 일종의 현실도피였다. 다행히도 아슬아슬하게 우리는 버스에 올라탔고, 소식지 편집에다 어깨끈이 망가지 가방덕분에 힘좀 쓰느라 피곤한 나는 부산에 도착할 때까지 푹 잠이 들었다.
부산터미널에서 여객터미널까지 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자전거가방이 아니라도 20일이 넘는 여행의 짐을 바리바리 챙겨서 우리의 짐은 무게와 부피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버스터미널에서 여객터미널까지는 지하철을 갈아타고 가야하는 지난한 여정이었다. 나는 자전거 가방 따로 옮기고 페니어(자전거에 매다는 가방)를 옮기느라 언제나 두번을 왔다갔다 해야했다. 지하철 안에서도 거대한 부피의 짐이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지하철에 사람이 많이 타지 않기만을 기도했었다. 아침부터 진땀을 빼느라 배가 고팠다. 결국 다른애들 몰래(?) 현지와 나는 가래떡 꼬치를 사먹었다. 가래떡을 마치 오뎅처럼 꼬치에 껴서 오뎅국물에 담가놔서 적당히 짭짜름하게 간에 배어 있고 낭창낭창해서 꽤 맛있었다. 왜 서울에서는 오뎅꼬치에 가래떡이 없을까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다른 아이들을 일부러 따돌린것은 아니었다. 다만 나는 배가 너무 고팠었고 혼자 먹고 가기는 살짝 미안했고 때마침 화장실을 갔다 왔었는지 다른 아이들에게 살짝 뒤쳐진 현지를 공범삼았던 것이다.
<b>자전거가 자동차인가?</b>
어렵사리 여객터미널에 도착해보니 오리와 아침과 나동은 벌써 와있었다. 비행기를 타고 와서 우리보다는 덜 고생스러웠겠지만 그들도 무겁고 북대기 큰 자전거를 나르느라 고된 기색이 역력했다. 반갑게 상봉한 우리는 들뜬 마음으로 탑승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떠날 수 있을지 불안 했던 마음은 서서히 가시고는 있었지만, 끝내 떨쳐버리지는 못했다. 어쩌면 중요한 무언가를 놓고 왔을지도 모른다는 괜한 걱정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 불안한 마음이 영향을 끼쳤는지 이번에는 자전거 가방의 자크가 고장이 났다. 어깨끈에 이어 자크까지 고장이 나자 앰땜했다는 생각보다는 이거 뭔가 불안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결국 자크는 처음에는 한쪽만 말썽을 부렸지만 나중에는 양쪽이 모두다 망가져버려서 청테이프와 호치케스로 도배를 해야했다. 그 당시 이미 그것은 자전거 가방이라기 보다는 자전거를 둘러싼 천 쪼가리에 불과했다.
자전거 가방보다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자전거를 배에 실기 위해서는 자동차 값을 지불하라는 것이었다. 사실 출발전에 체크해본바로는 정확한 규정은 없는 것 같았다. 수하물 요금을 내고 실었다는 사람도 있었고 그냥 실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는 나름 여객터미널에 전화해서 확인을 해봤었고, 자전거를 분해해서 자전거가방에 넣어가면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그래서 타고오면 편했을 자전거를 끙끙거리며 고생스럽게 들쳐메고 왔는데 자동차의 요금을 내라니, 날벼락도 그런 날벼락이 없었다. 몇만원이나 되는 자동차 요금을 지불할 거였으면 애초에 비행기를 타고 가지 돈 몇푼 아끼려고 이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여객터미널 직원에게 따지기도 하고 사정도 해봤지만 직원은 요지부동이었고 애꿎은 시간만 속절없이 흐르고 있었다. 사실 자전거를 자동차로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 한국에서 돈내는 곳에서만 자동차취급을 하려는 것에 화가 나기도 했었다. 아무튼 오리의 된장 스타일 우기기도 통하지 않았고 직원이 데리고 온 좀 높은 직급의 간부는 우리가 전화로 이미 확인했다며 그 때랑 왜 말이다르냐니까 그럼 전화내역을 자기들이 확인해보겠다고 대답하여 우리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사실 우리가 전화를 해보기는 했으나 그 내용이 우리에게 딱히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는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일반 수하물 가격으로 자전거를 배에 실고 자전거가 파손된다고 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내 자전거 가방은 특히나 청테이프와 호치케스로 입구를 임시로 막아놨었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괜찮겠지, 그저 스스로에게 위안의 말을 건네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어쨋든 출발은 하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할 따름이었다. <div class="buttons-bottom center jinboblog-i-like-this-buttons"><a class="button-jinboblog" href="javascript:void(0);" title="스크랩으로 글 링크를 저장하세요" onclick="recommend('1417',361,'/stego','');"><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mini_chuchon.png" alt="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a><a class="button-twitter" href="http://twitter.com/home?status=http%3A%2F%2Fblog.jinbo.net%2Fstego%2F361+%22%EB%B6%88%EC%95%88%ED%96%88%EB%8D%98%20%EC%B6%9C%EB%B0%9C%22" target="_blank" title="트위터로 리트윗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twitter.png" alt="트위터로 리트윗하기" /></a><a class="button-facebook" href="http://www.facebook.com/sharer.php?u=http%3A%2F%2Fblog.jinbo.net%2Fstego%2F361&t=%EB%B6%88%EC%95%88%ED%96%88%EB%8D%98%20%EC%B6%9C%EB%B0%9C" target="_blank" title="페이스북에 공유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facebook.png" alt="페이스북에 공유하기" /></a><a class="button-delicious" href="http://delicious.com/save" onclick="window.open('http://delicious.com/save?v=5&noui&jump=close&url=http%3A%2F%2Fblog.jinbo.net%2Fstego%2F361&title=%EB%B6%88%EC%95%88%ED%96%88%EB%8D%98%20%EC%B6%9C%EB%B0%9C','delicious','toolbar=no,width=550,height=550'); return false;" title="딜리셔스에 북마크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delicious.png" alt="딜리셔스에 북마크" /></a></div><p><strong><a href="http://blog.jinbo.net/stego/361?commentInput=true#entry361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자전거 여행의 약속무화과http://blog.jinbo.net/stego/3602009-04-30T14:34:52+09:002009-04-30T14:34:52+09:002007년 10월 26일 유난히 파란 하늘을 드리운 가을날. 고추잠자리는 높게 날아도 오히려 하늘만 높아보였다. 미리 내보내지 못했던 두 박스의 책상자를 들고 철문을 빠져나온 버스에서 내렸다. 마지막에 내리는 나를 애타게 기다리던 친구들의 환한 표정에 파묻혀 하늘보다 파란 웃음이 저절로 일어났다.
마치 어제 만났던 것처럼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유난떨고 싶지 않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들은 부담스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세졌던 사람들에게 인사하기 위해서라도 특별한 자리를 한 두번 정도는 가지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 아무튼 나는 좀 쉬엄쉬엄 이 세계로 돌아오고 싶었다. 아니, 미쳐 떠나지 못했으니 돌아올 수도 없었다. 그저 몸으로 기억했던 것이 시나브로 찾아들기를 바랐다.
나의 바램과는 다르게 나는 아주 빠르게 병역거부운동으로 돌아와야 했다. 12월 1일 평화수감자의 날 행사 준비가 차질이 생기고, 그냥 옆에서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나도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모두들 여러가지 일들로 바쁜 사이에서 행사를 잘치뤄낼 수 있도록, 그리고 언젠가부터 느껴져온 병역거부운동의 약간의 무기력을 극복해보고 싶었다. 나의 출소가 그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그 무렵, 난 너무 쉽게 지쳐버렸던거 같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 감옥의 독방보다도 더 쓸쓸하고 추웠던 사무실에서 나는 가시나무처럼 떨었다. 차라리 감옥에서는 시간을 버텨내면 출소하는 날이 하루씩 다가오는 희망이라도 있었는데... 돌이켜보면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나 싶다. 내팽겨쳐진 내 시간들 사이에 부대끼며 정신못차리고 있던 시절이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 시절을 넘어올 수 있던것은 현지와 선미와 신혜의 도움 덕분이었다.
일본 자전거 여행은 내가 구속되기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었다. 구속을 앞두고 있었기때문에 나는 친구들과 함께 유럽으로의 자전거 여행을 함께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감옥 갔다오면 아랫집 친구들과 함께 일본으로 자전거 여행을 하기로 했던 것이다. 비록 갑작스런 몸살로 중단되었기는 했지만 출소하기 한달전부터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정작 출소 후에 나는 자전거 여행이 선뜻 내키지 않았다. 내 평생을 따라다니는 "만약 내가 노력하지 않는다면, 유지가 되는 관계가 얼마나 될까?"라는 속좁은 고민이 유난히 기승을 부리던 때였었다. 단순하게 이야기 하자면 내가 먼저 전화안하면 아무도 나에게 먼저 연락을 하지 않는다는, 서운함이었다. 현지와 날맹과 오리가 일어학원을 등록했을 때 그 서운함은 가장 고조되었다. 나도 학원 다닐 생각이 있었는데, 한마디 물어보지 않은 친구들에게서 소외감을 느꼈다. 어쩌면 일본에 가기 싫었던 것은 차가운 사무실에서 홀로 느꼈던 쓸쓸함이 때문이라기 보다는 나를 쏙 빼고 학원에 등록한 아이들에 대한 삐짐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투정을 부리고 있는 나에게 여전히 친구들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었다. 몇 몇은 내가 일본 자전거 여행을 가지 않으려했다는 사실도 모를 것이다. 서운하긴 했지만, 탓하려는 마음은 없다. 나 또한 나 아닌 사람들의 감정에 대해서 무관심하게 살아왔으니 말이다.
그런 나를 같이 여행가자고 옆에서 계속 부추겼던 사람은 언제나처럼 현지였다. 어차피 정말로 안 갈 생각은 없으면서도 그런 식으로 투정 부리고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현지 덕분에 나는 다시 여행에 동참할 마음을 먹었지만 다른 친구들에 대한 서운한 마음이 가신것은 아니었다. <div class="buttons-bottom center jinboblog-i-like-this-buttons"><a class="button-jinboblog" href="javascript:void(0);" title="스크랩으로 글 링크를 저장하세요" onclick="recommend('1417',360,'/stego','');"><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mini_chuchon.png" alt="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a><a class="button-twitter" href="http://twitter.com/home?status=http%3A%2F%2Fblog.jinbo.net%2Fstego%2F360+%22%EC%9E%90%EC%A0%84%EA%B1%B0%20%EC%97%AC%ED%96%89%EC%9D%98%20%EC%95%BD%EC%86%8D%22" target="_blank" title="트위터로 리트윗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twitter.png" alt="트위터로 리트윗하기" /></a><a class="button-facebook" href="http://www.facebook.com/sharer.php?u=http%3A%2F%2Fblog.jinbo.net%2Fstego%2F360&t=%EC%9E%90%EC%A0%84%EA%B1%B0%20%EC%97%AC%ED%96%89%EC%9D%98%20%EC%95%BD%EC%86%8D" target="_blank" title="페이스북에 공유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facebook.png" alt="페이스북에 공유하기" /></a><a class="button-delicious" href="http://delicious.com/save" onclick="window.open('http://delicious.com/save?v=5&noui&jump=close&url=http%3A%2F%2Fblog.jinbo.net%2Fstego%2F360&title=%EC%9E%90%EC%A0%84%EA%B1%B0%20%EC%97%AC%ED%96%89%EC%9D%98%20%EC%95%BD%EC%86%8D','delicious','toolbar=no,width=550,height=550'); return false;" title="딜리셔스에 북마크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delicious.png" alt="딜리셔스에 북마크" /></a></div><p><strong><a href="http://blog.jinbo.net/stego/360?commentInput=true#entry360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