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시위대가 모여있는 것만으로도 폭력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자세한 논의는 제 블로그에 있습니다.) 문제는 폭력의 유무가 그 집회(시위)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비폭력이 실질적인 비폭력이 되려면, 무화과님의 말씀처럼 내부적으로는 상상력을, 외부적으로는 관심을 필요로 합니다...저처럼 '관념론자'가 할 수 있는 일은 '혁명을 완수하는 자'들이 최대한 비폭력으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세상에 관심을 이끌어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숱한 노동자 집회에 나가보셨을꺼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물어보겠습니다. 그런 착취를 없애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아니 그전에 노동자를 착취하게 하는 그 조건은 무엇인가요? 바로 자본주의적 생산관계겠지요. 그럼 이 자본주의 생산관계를 폐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와 계획경제가 최종 목표일진데 그런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벌의 사유재산을 몰수해야하고 기간산업에 대한 국유화를 "쟁취"해야 할터인데 과연 자본계급이 이를 손놓고 지켜보고 있을까요?
촛불을 들고 이를 "쟁취"하시렵니까? 삼성 본관앞에서 집회한번여는데도 숱한 경찰과 구사대,경비대의 폭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렇다면 삼성 저 기만적인 독점자본을 그래 우리는 더 이상 지켜볼수없다 전면적인 국유화를 통해서 지긋지긋한 자본독재를 막아내자 자 이렇게 시위대 혹은 민중진영이 투쟁의 방향을 설정하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과연 폭력의 사용없이 나아갈수있을까요?
비폭력적인 방식이든 폭력적인 방식이든 그 자체로 완벽한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폭력적인 방식은 언제나 고정적이고 그것을 옹호하시는 분들도 항상 똑같은 레파토리(멀리는 러시아혁명에서, 80년 광주와 비정규사업장 등등)만을 반복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비폭력의 단점은 아직까지 새로운 상상력이 우리에게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굉장히 감동적이었던 삼보일배도 재탕 삼탕 해먹으니 식상하고 사실 촛불도 식상하고... 그래도 저는 폭력적인 방식보다는 비폭력적인 방식에 더 많은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한 때는 혁명은 언제나 폭력적일 수밖에 없고 국가나 자본가가 그들이 가진것을 곱게 내 줄수가 없으니 종국에는 폭력이 사용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정도인데, 폭력적인 충돌이 예상되는 집회는 주변사람들에게 참가를 권유하기가 힘들지만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집회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혁명이란것이 소수 몇 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꼭 나 살아생전에 이뤄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다면 더디더라도 천천히 느리고 즐겁게 할 수 있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그리고 노동자 집회에서 구사대나 경찰들과의 폭력에 대해서는 제가 당사자도 아니고 뭐라고 말할 깜냥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폭력적인 대응만을 진리처럼 고정시켜놓지 말고 다양한 방식들을 고민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기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직 우리는 우리가 해보지 못한 것들을 불가능이라고 치부해버리지는 않나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폭력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그 폭력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 생각엔 진보진영에선 그동안 폭력의 성찰에 대해서 큰 문제의식이 없었던거 같아요...
폭력을 사용하는 집회보다는 그렇지 않은 선전전 중심이나 집단퍼포먼스 따위를 하는 집회가 더 많은 참여를 보장할수있다는 주장이시라면 어느정도는 사실이라고 할수 있겠군요. 왜냐면 궁극적으로 국가권력과 대결하는 투쟁의 현장에서는 폭력이 두려워 꽁무늬를 빼는 기회주의자들은 설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폭력은 그 자체로서 선도 악도 아닙니다. 예컨대 우리가 칼을 들고 여성/남성을 협박하며 성폭행을 자행한다면 누군가는 아 저 칼이 나쁜것이다 이렇게 외치겠지만 칼로 음식을 만드는데 사용하여 굶주린자에게 준다면 그 때는 뭐라고 하겠습니까?
폭력은 도구일뿐 도덕적 가치를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중요한건 폭력을 사용하느냐 사용하지 않느냐 하는것보다는 어떤 집단/개인이 무엇을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이지요 폭력을 반대한다는 관념적인 견해는 현실에서는 국가의 폭력을 막지 못하면서 우리의 반격을 막는 추악한 논리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