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제가 아직 보리 다니기 전 일이 적혀있는데, 그 당시 상황을 잘 아는 분이 제보해주셔서 글 내용을 살짝 바꿨습니다. 세 번째 문단 뒷부분인데 "바로 직원들에게 교정교열 숙제를 내 줬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인사개편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인사 개편 자료로 쓰인다는 말은 전혀 없었다. 그 인사 개편은 결과적으로 오랫동안 보리에 다녔던 노동자들을 회사에서 쫓아냈다.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오랫동안 일하셨던 분들이 나간 건 교정교열 숙제를 내줬던 그 이전에 일어났던 일로 기억해요,2009년 2월 부터,사전 협의가 없는 부서 이동, 부서장, 운영진 교체가 있었고 당시 운영진과 부서장들은 신간(새로운 기획을 하거나 인력을 키우는 편집 시스템이 아니라)을 기획하는 게 아니라 잡지에서 연재가 끝난 책들만을 가지고 신간을 내고 보리를 유지할려는 소극적인 운영 방침을 정했다가 이때 현 윤대표 눈에 벗어났고 또한 당시 편집자 1인당 1년 신간 출간 종 수가 0.5권 (일부는 입사이래 4~5년 동안 단 한 권의 신간도 출간하지 않은 편집자도 있었고)밖에 되지 않는 일을 하지 않아도 그 누구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는 시스템을 문제로 삼고 대표로 들어왔고 이는 5~8년 동안 반복된 분명히 문제가 있는 고질적인 시스템이였습니다.교정교열 숙제후 이루어진 건 인사개편이 아니라 숙제로 개개인의 성향을 파악후 부서개편을 위한 쓰임이였다가 더 정확한 표현이고 당시 어떤 목적으로 숙제가 쓰인다는 말도 없었고 이로 인한 개인적 평가의 잣대가 그어진 건 사실입니다.
파란비/ 제가 들어가기 전 일은 저도 완벽하게는 모릅니다. 보리 인트라넷에 남겨진 글을 보고 유추할 뿐이죠. 그나마도 회사를 그만둔 뒤로는 볼 수 없으니, 제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기획을 안 하고 잡지 연재 끝난 책들만으로 신간을 내는 건 윤구병 대표가 취임한 이후 훨씬 심해졌는데, 그걸 문제삼아 대표로 들어왔다니 참 아이러니하네요. 제가 다닐 동안 단행본 기획 회의 한 번도 안 하고, 답답함을 참지 못해 기획서 써 갔는데 아무 반응도 없었어요. 일을 안 한 사람은 질책 당하지 않고, 일하려고 의견 내는 사람이 질책 당하는 게 윤구병 대표가 들어온 뒤 보리였거든요.
맞아요, 그래도 윤대표 취임후 몇 가닥의 기대와 희망을 걸어본 건 사실입니다.뭐든지 일장일단이 있기 마련이지만 상식에서 벗어난 일들이 많았습니다.이 모든게 경영 방침이고 측근들의 바른 소리가 없어졌고 갓 들오온 신입들의 소리는 어리다고 경험이 없다며 묵살되거나 개의치 않고 여러 일들이 이루어진 것 같아요.누군가가 바로 잡아줬으면 했을때 노조가 생기고 이로 인한 방향잡이가 조금은 생긴 것 같았지만 산 넘어 산이라는 뜻을 알아갔습니다.다른 시선의 의견들 말들 이렇게도 받아드릴 수 있고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고 암튼 좋습니다.모든게 보리에 대한 애착과 같이 정 붙히고 일한 보리 안에 있는 동료들을 위한 글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끝까지 글을 읽을 수 있는 것 같아요.다만 이왕 시작한 거 흐지부지하게 마무리 짓지 않았으면 해요.무언가가 변해야될 이 시점에서 무화과님의 글도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보리 직원이었던 사람입니다. 파란비님이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직원이 아니었던 걸로 보이는데, 팩트만 바로잡겠습니다.
보리에서 일한 사람들이 나간 건 교정교열 이전에도, 이후에도 있었습니다. 윤 대표가 새로 오기로 결정되자마자 10년 넘게 일한 편집자들이 바로 사표를 썼습니다. 남아 있던 편집자들은 보리에서 일한 지 3-6년 된 편집자들이었는데, 교정교열 숙제 이후 부당한 인사발령에 항의하여 대거 사표를 썼습니다. 윤 대표 취임 후 3개월 만이죠.
그리고 잡지 단행본을 내는 팀은 편집자 두 사람뿐인, 여러 팀 중 하나였고요, 잡지에 연재를 시작할 때부터 단행본을 내기로 구두 계약한 책들을 단행본으로 재가공해서 내는 일을 했습니다. 잡지에 맞는 꼴과 단행본에 맞는 꼴은 아주 다르니까요.
2009년 2월에 당시 경영진이 새로 들어서고 부서이동 인사이동이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다만, 윤 대표처럼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라 사전에 부서장이 충분히 이야기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했고요, 기획 혹은 편집된 책들을 각 부서장(나중에는 팀장)들이 함께 의논해서 질 낮은 책들이 출간되는 걸 막는 시스템으로 변화해 갔습니다.
편집자 1인당 몇 권의 책을 냈는지 통계를 파란비님이 어떻게 알고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그 통계는 새 경영진이 있던 1년 동안을 말하는 겁니까? 하지만 분명한 건 당시 경영진이 백번을 잘못했다고 해도,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는 겁니다. 딱 1년이었으니까요.
파란비 님이 쓴 글을 읽고 좀 당황했습니다.
바로잡을 부분도 있고......다시 그때가 떠올라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글대로라면 저는 1년에 0.5권을 만들고, 보리를 그저 유지만 하려는 소극적인 운영에 기대어 안위를 추구한 편집자니까요.
그때 있었던 일들을 어떻게 글로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몸과 마음에 병을 얻고, 지금도 아물지 않은 상처가 되어 스스로를 탓하는, 바로 그 일들 말입니다.
보리에 제대로 된 체계가 있고, 정당하게 운영이 되고 있는데, 보리 바깥에 있던 윤구병이라는 개인(또는 2% 주주)의 ‘눈에 벗어나면’ 경영진이 밀려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지요. 거의 전 직원이 ‘윤구병 사장 취임 반대 성명’에 서명을 하고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발표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보리에 윤구병 사장 체체가 들어섰습니다.
그는 절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자신이 어쩔 수 없이 사장이 되었다고 했지만, 당시 보리는 어려운 출판계 상황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고, 전 직원이 성과급을 받았습니다. 그러니 윤구병 사장이 구실을 삼은 ‘경영상의 절박한 이유’라는 것은 애초의 거짓이었지요.
윤구병 사장이 취임하고 재정상태가 더 나아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글에 나와 있는 ‘편집자 1인당 출간 권 수’ 통계라는 것이 대체 무엇입니까?
어느 해에 누구를 대상으로 잡았는지에 따라 원하는 결론을 낼 수 있는 거고요.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잡지가 다달이 나오고 있고, 고전문학 선집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는데다, 개똥이, 달팽이 전집 개정, 아기 그림책 추가 제작만 쳐도 그렇게는 안 됩니다. 옛이야기 책이 나오고 있었고, 잡지에 연재했던 단행본도 나오고 있었고, 출간 직전의 기획물들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니 그 통계라는 것은 거짓입니다. 악의적인 이야기입니다.
당시 보리는 재정도 넉넉한 회사였습니다. 경영진에서도 새 기획에 대한 독려가 있었고, 부서와 체계가 빠르게 재편되면서 팀별로 자신의 출간 계획을 신이 나서 세우고 있었습니다.
경영진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경위서를 내고 또 내야 하는 상황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부서 이동 전에는 당연히 당사자와 팀, 편집 책임자 사이의 면담이 꼭 있었습니다. 당사자가 만들고 싶어 하는 책에 대한 것도 자유롭게 공유했고요. 이것이 적극적인 경영 아닙니까?
일하는 사람이 앞으로 여기서 이것도, 저것도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것 말입니다. 경영진과 사원들 사이에 갈등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대화요. 평평한 곳에 마주보고 서서 하는 대화요.
하지만 윤구병 사장이 취임하고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내 인트라넷에 늘 일방적인 고지만이 있었습니다. 아무 때나, 아무렇게나 부서 이동이 있었지요. 항의하면 경영상의 판단이고 고유한 권한이다라는 말만 돌아왔습니다. 억압적인 경영입니다. 시혜적인 복지 정책이 만들어지면 뭘 합니까, 배가 부르면 노예가 아닙니까?
잡지에 연재한 것을 단행본으로 묶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회사에서 작가와 편집자가 만들어낸 소중한 원고들이니, 단행본으로 엮어서 출간해야지요. 잡지에 연재한 원고를 단행본으로 묶는 것. 이제까지 하지 못 했던 다양한 영역, 새로운 방식, 새로운 저자를 발굴하고, 독자들과 얼마나 교감할 수 있는지 반응도 이미 파악한 원고들이니 당연히 책으로 묶어야지요. 그렇게 보리는 새로운 시리즈를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원고가 단행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면밀한 검토를 거쳐서 진행되는 것입니다.
잡지 단행본을 담당한 팀은 한 명이었다가 두 명으로 늘었습니다. 그게 다입니다. 잡지 연재한 것을 묶어서 먹고 살려고 했으면 더 많은 편집자가 그 일을 했겠지요.
윤구병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잡지에 연재하던 작가들에게 여유 기간도 없이 연재 중단을 통보했습니다. 잡지 연재라는 고정 수입으로 생계의 일부를 꾸리고 있던 작가들에게는 날벼락이 떨어진 일이며, 잡지 독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이지요. 그나마 몇 개월 치라도 연재 수입을 보전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사표를 쓴 편집자들이었습니다.
윤구병 사장이 잡지 기획위원일 때, 연재 원고를 단행본으로 묶는 일에 늘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했다는 걸 밝혀 둡니다.
그리고 그 교정교열숙제라는 것. 이것이 또 기가막힌 일이었습니다.
윤구병 사장은 당시 회사에서 보기도 힘들었습니다. 누군가를 시켜 인트라넷에 글을 올리는 것이 대부분이었지요. 안 나오거나, 나와도 오전에만 있다가 일찍 퇴근하는 식이었습니다.
사장도 직원이라면서 근무시간에 볼 수 없으니 업무 처리도, 의견 제시도 어려웠습니다.
그가 편집자들 성향을 파악하고 싶어 했다는 것은 저도 몰랐네요.
교정교열이라는 일이, 편집자의 성향을 드러내는 일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편집자의 성향을 알고 싶다면 자기 부서에 맞는, 또는 자기가 만들고 싶은 책의 기획서를 요구하거나 심층 면담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누군가를 시켜 꽤 두툼한 프린트 물을 돌리더군요. 교정교열을 해 오라는 것입니다.
교정교열 예시라며 윤구병 사장이 몇 장 해 놓은 것을 보니, 맨 첫 장, 첫 문장에서는 태양을 햇님으로 고쳐놓았더군요. 해님으로 고쳐야 하는데 말입니다. 모를 수는 있지만, 사전도 찾지 않은 겁니다. 게다가 지나친 윤문으로 작가의 글을 너무 건드려 놓았고요. 몇 장 열어 보니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 시점에서 그걸 하라고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인데 고작 그런 것을 주다니. 프린트 물에 있는 글을 교정교열 하라는 의도, 예시라고 내민 내용의 질, 그것을 시키는 방식이 모두 허접했습니다.
동의할 수 없다, 왜 이렇게 하는 것이냐 항의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대부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것은 부서이동이든, 성향 파악이든 대체 뭘 하려는 거였는지는 모르지만, 그것의 근거로 쓸 수 없게 되었지요.
말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다만 제대로 알지 못할 때에는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 글을 읽고 어떤 이는 모욕감을 느낄 수도 있으니까요. 저처럼.
최근에 무화과가 올린 포스트를 출근 버스 안에서 한 시간 동안 열심히 읽었습니다. 제가 요새 다른 블로거들이 어떻게 사는지 들어가보질 못했는데, 오랜만에 '아, 그래, 진보블로그에 이런 분들이 있었지, 이런 글들이 있었지'하고 반가왔어요. 고맙다는 말 꼭 전하고 싶었어요. 계속 써주세요. 그것이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다 하더라도 그 상처가 또 서로에게 성장이 되리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