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찾아든 동네목욕탕
아무도 없는 곳에서 하나뿐인 온탕에 몸을 담군다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것이 주루룩 흘러내리고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시계의 초침소리만이
자욱한 목욕탕의 공기를 흔든다
어지간히 몸을 풀고 나와서
때를 밀어보지만
1년 2개월여의 시간을 벗겨내보려하지만
생각만큼 때는 나오지 않고
아마도 벗겨내야할 것은 거죽의 때가 아닌가보다
저기 어딘가
내가 떠나지 않았던 이곳과
그래서 아직 돌아오지 못하는 이곳사이 어딘가에서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두려움에 두리번거리고 서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