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진은영
어두운 복도 끝에서 괘종시계 치는 소리
1시와 2시 사이에도
11시와 12시 사이에도
똑같이 한 번만 울리는 것
그것은 뜻하지 않은 환기, 소득 없는 각성
몇 시와 몇시의 중간 지대를 지나고 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단지 무언가의 절반만큼 네가 왔다는 것
돌아가든 나아가든 모든 것은 너의 결정에 달렸다는 듯
지금부터 저지른 악덕은
죽을 때까지 기억난다
세상에 죽을 때까지 기억난다니
너무 무섭다ㅠㅠ
친구들아 지금까지의 악덕은 너그럽게 잊어주라
이제부터라도 착하게 살려고 무지하게 노력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