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란http://blog.jinbo.net/taiji0920/미드나잇 블루는 산왕의 색이다(#191970) 하란은 아카드어로 교차로. 좋아하는 거 적는 블로그2023-06-15T02:40:45+09:00Textcube 1.8.3.1 : Secondary DominantI Will Always Think of You - 보잭홀스맨 시즌4 2화뎡야핑http://blog.jinbo.net/taiji0920/32612023-03-16T23:20:49+09:002023-03-16T23:20:49+09:00<p>오랜만에 혼자 보잭홀스맨 뽕차서 한 편 봤다. 슬픔과 고통은 전염성이 있어서 심지어 대를 이어가기도 하는데.. 보잭은 엄마 베아트리스에게 학대당했고, 베아트리스는 자기 엄빠한테 역시 학대당했는데, 그 베아트리스의 엄마 역시 고통에 가득 차 있었다. 전쟁에 아들을 잃고 괴로움에 미쳐 버릴 것 같던 그녀는 남편의 권유로 로보토미 수술을 받는다. 감정을 잃은 그녀는 딸에게 너는 나처럼 아무도 그렇게 깊게 사랑하지 말라고 경고한다.</p>
<p>그리고 딸 베아트리스는 엄마의 말을 충실히 따른다. 베아트리스는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 엄마를 그렇게 사랑하고 따랐는데도.. 로보토미 수술 받은 엄마랑 그 뒤에 살면서 얼마나 더... 보여주지 않아도... 베아트리스가 겪었을 그 시간을 대충 짐작만 해도 눈물 쏟아짐 아 미쳐 베아트리스 진짜 앞에 시즌 보면 미친 괴팍한 학대범인데 그녀 애기 시절을 보면 아. 진짜 아ㅠㅠㅠㅠㅠㅠ 이거 보잭도 마찬가지임</p>
<p>암튼 애니 얘긴 나중에 다시 하구 여기 나온 노래 넘 좋아서 가져옴</p>
<p>보잭홀스맨은 진짜 애니메이션계의 신이다 작품 자체가 신이다 뭐가 신이냐면, 지금 이 노래를 부르는 건 현대의 보잭홀스맨이 찾아온 그 할머니 별장 옆에 사는 아저씨와, 젊은 시절 아들 잃고 미쳐버릴 것 같은 시기의 할머니가 시공을 넘어서 듀엣하는 거임 둘의 이야기가 서로 조응함. 아저씨도 부인을 잃고 더는 절대로 날지 않겠다는 잠자리족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현재를 살아가지 않는 아니 살아갈 수 없는 서로의 고통이 노래로 근데 절대 과하지 않게 표현됨 미쳤다. 근데 다 집어치고 노래가 개좋음 넘 좋아서 가사도 내가 직접 적어봄 아 너무 슬퍼 나 미쳐<</p>
<p><iframe allow="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web-share" allowfullscreen="" frameborder="0" height="180" src="https://www.youtube.com/embed/96lwAGESRAY" title="YouTube video player" width="320"></iframe></p>
<p>I will always think of you<br />
I see your face <br />
When each day’s through<br />
And days go fast<br />
Oh, so fast<br />
But memories, they last</p>
<p>Summer, winter, year by year<br />
Year by year<br />
I’ll hear this song<br />
Inside my year<br />
Try to restart<br />
That’d be smart<br />
But thoughts of you<br />
Haunts my heart</p>
<p>No, I don’t want to be alone now<br />
Oooh<br />
Oooh<br />
Just biding my time<br />
I need somebody dearly<br />
And darling, you’d be so sublime</p>
<p>Spring, automn, up and down<br />
Up and down<br />
I keep trying to escape this town<br />
And I just might<br />
I’ll take flight<br />
Maybe tomorrow, not tonight</p>
<p>근데 이거 왜 음반 안 내주냐고... 음반 내줘 꽥!!!</p>
<p>이거 나 시즌 1, 2 블루레이 있는데 그 뒤로는 안 나왔다. 블레 내 줘 꽤괘괙!!!!! 돈 벌어가라고!!!!! 굿즈 내 줘 제발!!!!!!</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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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표지 간지 개작살</p>
</figcaption></figure>
<p>이럴 수가.. 나한테 일언반구도 없이(?) 각본집이 나왔다. 사인회도 있고 표지로 만든 포스터도 나눠줬는데 며칠 뒤에 알게 됐다. 그래서 알라딘에서 그냥 샀는데 <a href="https://smartstore.naver.com/plainarchive/products/7533560561">출판사 스마트스토어에서 사면</a> 여전히 A3 포스터를 주고 있는 거임!!! 하필 또 그 젤 좋아하던 전주국제영화제 버전(수정한 거)이라서 장고 끝에 또 샀다.. 아직 안 왔지만 벌써 기쁨ㅋㅋㅋ 한 부는 소장용으로.. 놔둬도 될 것 같다 고이 보관하다가 실친 중에 아수라 팬 생기면 줄 수 있을테니 잘 된 일이다<</p>
<p>책은 아수라 각본(영화 편집된 최종 버전과 같은 버전) + 스토리보드 조금 + 감독 인터뷰로 구성돼 있다.</p>
<p>아니 올해 ㅋㅋㅋㅋ 두 분한테 아수라 영업하다 실패했지만 암튼 같이 모여서 거대한 화면으로 보는데 그.. 그 두 분은 뭐 폭력영화 좋아하고 그런 분 아니지만 일단 내가 광양(광분해서 찬양)하니까 궁금해하셔서 같이 보는데 ㅋㅋㅋㅋ아니 나 진짜 ㅋㅋㅋㅋㅋ 나 몰랐는데 그니까 그 분들은 그런? 분들이? 아니라서? 신경쓰여서 깨달은 건데 나 영화 보면서 존나 처웃는다... -ㅁ- 나 사실 예전에 ㅇㅏ수ㄹㅣ언들 틈새에서 영화 본 적 있는데 아무 때나 웃는 거 보고 아 나는 Aㅏ수己l언이 아니구나 해석이 너무 다르다 도대체 여기서 왜 웃는 거야?? 그랬는데... 이제야 알게 됨.. 아 그 분들은 영화를 존나 이미 여러번 본 분들이었쟈나 그래서 그랬구나.. 나도 알고보니 아무 데서나 처웃음 넘 좋아서 참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나도 웃고 있단 걸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왜냐면 이게 웃을 만한 부분이 아닌데 혼자 존나 웃으니까 마치 내가 두 분 보기엔 사이코 같을 것 같아서 신경쓰이쟈나;; 와 그니까 그냥 너무 좋으면 웃음이 나는 거구나 깜짝 놀랐네</p>
<p>그래가지구 이거 각본집 보면서도 존나 쳐웃었잖앜ㅋㅋㅋㅋㅋ 아니 시발 육성 지원되는 거 넘 당연하긴 한데 왜냐면 영화를 여러번 봤으니까 배우들 음성 재생된다고 암튼 개웃겨서 막 계속 따라 읽었다 쓉발 쒸발 할 때마다 ㅁ이가 내 방문열고 지금 뭐하냐곸ㅋㅋㅋㅋㅋ 물어봄 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좋아 진짜 한 줄도 빠짐 없이 다 좋아 다 너무 좋기 때문에 제일 좋은 거 몇 개 아니구 그냥 몇 개 인용함 왜냐면 다 좋음(반복)</p>
<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546" src="/attach/292/8001438122.jpeg" width="1278" /></p>
<p>아참 그거 암?< ㅋㅋㅋㅋㅋ [좆이나 뱅뱅]이 아니고 [조지나 뱅뱅]이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며칠 전에 혼자 이게 생각이 안 나서 씨바라 뱅뱅이었나 씨바리 뱅뱅인가 아닌데 뭐였지 그랬음 어떻게 이걸 까먹냐 암튼 조지나라니까 갑자기 미국인 George같고 쾌지나 칭칭도 생각나고 ㅋㅋㅋ 넘 좋아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여기서 차승미 반응 넘 좋닼ㅋㅋㅋㅋ "지랄하네 내가 젤 싫어하는 스타일이야" ㅋㅋㅋㅋㅋㅋㅋ</p>
<p>조지나 뱅뱅에 대해 인터뷰에 언급된 게 있음</p>
<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969" src="/attach/292/7099850530.jpeg" width="1280" /></p>
<p>조또로바이킹 보고 개터짐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쌈마이 재질이라고 너무 저렴하다곸ㅋㅋㅋㅋ 지금 시점의 감독님은 조지나뱅뱅도 별로라고 지금 쓰면 뺐을 거라는데 그때 써서 다행이다.. 조지나뱅뱅 최고임.. 스탭분들 왜 때문에 싫어하신 거죠</p>
<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611" src="/attach/292/3195134773.jpeg" width="1280" /></p>
<p>인터뷰에서도 언급되는데 각본에서 작은 목소리의 대사는 작은 글씨로 표기돼 있다. 이런 게 넘 좋아</p>
<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078" src="/attach/292/5062187020.jpg" width="1918" /></p>
<p>"니가 할래?" 그 장면. 메이킹 다큐 중</p>
<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415" src="/attach/292/3027334624.jpeg" width="1024" /></p>
<p>이건 사실 좀 놀랐음 영화로 볼 때는 한 번도 이 부분에서 슬퍼한 적이 없는데 왜냐면 도경이한테 그렇게 감정이입하게 되지가 않거든 존나 짠하고 존나 이해하지만 감정적으로 동요되거나 하질 않는데 활자로 읽다가 갑자기 눈물이 왈칵 😓</p>
<p>다시 봐도 나는 이 영화를 정말 미치도록 좋아한다. 이 영화 자체로.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상태로. 블루레이에서 잘린 컷들 보면서 깜짝 놀랐었당께 저거 들어갔으면 절대 안 된다 하고. 이 완성본을 너무 사랑하지만 그렇지만 사실 각본은 완성된 영화랑 같은 거 말고 좀더 다양하게 보고 싶었다 예컨대 팬들끼리 인쇄해서 나눠봤던 듯한 대본집 보면 대사가 많이 다르다</p>
<blockquote class="twitter-tweet">
<p dir="ltr" lang="ko">사실 아수라 대본을 보고 영화를 보면 생각보다 이 아저씨들을 연기를 줫나게 잘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a href="https://t.co/kZGOC0FTzo">pic.twitter.com/kZGOC0FTzo</a></p>
— 태 (@ticktickbm) <a href="https://twitter.com/ticktickbm/status/1559923159247122432?ref_src=twsrc%5Etfw">August 17, 2022</a></blockquote>
<script async src="https://platform.twitter.com/widgets.js" charset="utf-8"></script>
<p>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위에 캡처된 것보다 공식 각본집의 최종 버전을 만배 사랑하지만 그래도 이러저러하게 제작사가 원했던 데 따라 감독이 준비했던 다양한 버전의 엔딩과 찍고나서 편집 과정에서 덜어낸 장면들이 포함된, 그리고 배우들이 자기 입말에 맞게 변형하기 전 원형의 대사가 실린 그런 각본집도 보고 싶은데 아마 그런 미완성의, 작성 중의 것은 감독님 스스로가 세상에 보여주기 싫은 거겠지? 그래서 이렇게 완전 완전진짜-끝_최종본_final.docx 같은, 실제론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출판을 위해 정리된 버전만 보여주시는 거겠지 흑흑흑흑 일견 이해가 되면서도 사료로써 다 풀어줘!!! 쓰던 거 다 내놔 다 뱉어내라고</p>
<p>카체이싱 씬 진짜 홀리하잖아 넘 좋은 그 씬을 감독님이 스탭들 이해하기 좋게 그림 그려놓은 것도 수록돼 있다. 자동차를 짱 잘 그리셔서 깜짝 놀랐네 글구 현장에서 찍기 전에 확인하는 스토리보드까지도 대사가 달랐다는 것도 넘 신기하다 그럼 현장에서 대사를 막 바꿔보고 이래저래 여러 개로 찍어보고 그런다는 거잖아 그거 다 보여줘 다 알려달라구 메이킹 다큐 오만 시간짜리 달라고 나도 그 현장에 껴줘 나도 들여보내줘ㅠㅠㅠㅠㅠㅠㅠㅠ</p>
<p>인터뷰도 개알차고 개재밌음 나는 폭력적이거나 잔인한 걸 좋아하는 게 아닌데, 그렇게 얘기할 때도 있다. 걍 설명하기 난감해서.. 고재미 고자극을 추구하는데 그게 폭력과 잔인함에서 많이 나오잖아 그니까 그게 같은 게 아니고 걍 그나마 폭력적인 것중에 재밌는 게 나올 확률이 높다고.. 아닌 경우가 훨씬 많지만 비교적 말이다. 근데 감독님은 이제 이런 폭력적인 영화 싫대 ㅋㅋㅋㅋ 아 왜요 난 앞으로 이십배 더 늙어도 이게 좋아ㅠㅠㅠ 아무튼 아수라는 갓영화고 김성수는 영화의 신이다 미쳐벌여 사실 영화 아무리 좋아해도 아무 때나 자주 보기는 어려운데 각본집이 생기다니 대박 사건 아무때나 아무데나 펼치면서 금과옥조로 삼고 다 외워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넘 좋다 행복해</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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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dir="ltr" lang="ko">영화가 삶이자 정치였고, 그에 충실하게 항상 팔레스타인 해방의 편에 섰던 영화인 장 뤽 고다르(91)가 어제 세상을 떴습니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한단 이유로 평생 '반유대주의자'라는 비방을 받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던 그를 추모합니다<br />
<br />
사진2: 아워 뮤직(2004)<br />
사진3: 여기 그리고 다른 곳(1976 <a href="https://t.co/UgMxHKwNwv">pic.twitter.com/UgMxHKwNwv</a></p>
— 🇵🇸 팔레스타인평화연대 (@pps_kr) <a href="https://twitter.com/pps_kr/status/1570039672889569282?ref_src=twsrc%5Etfw">September 14, 2022</a></blockquote>
<script async src="https://platform.twitter.com/widgets.js" charset="utf-8"></script>
<p>고다르 영화를 열심히 보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젠 영화도 별로 안 보고 마지막으로 고다르 작품 본 지도 좀 됐는데도 부고 소식 듣자마자 눈물 나서 놀랐다.</p>
<p>영화가 단순히 현실의 재현이 아니고 영화가 곧 현실이고 삶이라고, 고다르 영화를 보며 나도 그렇게 믿을 수 있었던 때가 있었다. 그게 내 삶은 아니라는 큰 한계가 있었고 결국 고다르 영화를 제대로 봤다고 말할 수도 없지만..</p>
<p>누구든 영화를 좋아라 했다면 그에게 배우지 않기 어려웠을 것 같다. 그가 팔레스타인에 대해 얘기했던 것을 조만간 더듬어보고 싶다. 아 눈물나.. 그나저나 진짜 고다르 영화 다 재밌게 봤는데 유일하게 아워뮤직을 보다 잠.. 그거야말로 팔레스타인 다룬 영환데;; 조만간 다시 보자</p>
<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635" src="/attach/292/7491336198.jpg" width="1449"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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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완결까지 본 뒤로 가끔씩 재탕하고 있다.</p>
<p>시즌3 4화는 물 속 세상에 보잭이 영화 <세크리테리엇> 홍보하러 가는 에피소드다. 지금까지 문어감독, 거북이 제작자, 돌고래 가수, 각종 물고기 조연들이 있었지만 물 속 세상이 또 따로 있을 줄은 몰랐다. 그래서 처음 봤을 때 다시 내 좁은 세상(시야)이 열리는 신선한 경험이었고, 더군다나 물 속 세상이 너무 아름답고, 처음 물 속 세상에 온 육지 생물(보잭이라는 말 ㅋㅋ)을 통해 같이 탐험해 나가는 게 재밌었다. 물 속이라는 제약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보는 것도 큰 재미였다. 육지것ㅋ의 머리에 투명한 구를 씌우고, 대체로 젖지 않는 하지만 젖기도 하는(매우 중요ㅠㅠ) 세상을 언제나처럼 센스 있게 표현했다. 드라마의 설정에서 구멍이나 모순을 찾기는 너무 쉬운 일인데, 대부분은 제작자들이 알면서도 없는 척 하고 지나가고, 관대한 시청자들은 그치 이게 장르적 약속이지 하고 눈감아 주는데 나는 그걸 남들보다 감상에 방해가 될 정도로 크게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걸 몹시 힘겨워하는데; 보잭은 언제나 제작자들이 이런 걸 피하지 않고 재밌게 해결해 줌. 그래서 항상 이 사람들은 천재다 하고 볼 때마다 감탄한다. 어떻게 단체로 천재일 수가 있지 도랏맨들</p>
<p>딴길로 너무 샜다. 이번화에서 난데없이 물고기인파에 밀려 버스를 타버린 보잭은 갑작스레 해마남ㅋㅋ의 출산까지 돕게 되는데! 이 때 태어난 6명의 아기 중 한 아기가 아빠 안 따라가고 보잭한테 붙어 있었다 ㅋㅋㅋ 해마 애긔 졸귀탱 ㅠㅠㅠ 그래서 애기 놔두고 도망가려던 보잭은 어쩔 수 없이 애기 아빠 찾기에 나서는데, 그 과정에서 보이는 바다속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나는 그 아름다움에 빠져서 이 에피소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넋 놓고 행복하게 보다가, 그러나 해마 아빠를 찾아주고 그 화목한 집안에 발을 들이지 못하는 보잭을 보면서 다시 보잭처럼 불행해졌다가, 다시 영화관으로 돌아오는 길, 피하고만 싶었던 감독님에게 보잭의 솔직한 마음을 담은 글을 쓰는 걸 보고 다행이라고 다시 방심했는데.</p>
<p>그니까 이 에피소드의 결말을 잊고 있었던 거다. 보잭은 용기를 내서 택시를 타고 떠나는 감독 켈시를 쫒아간다. 멋지게 수영해서 택시를 따라잡고 마음을 담은 글을 건네지만 감독은 슬쩍 읽고는 도로 던지고 그대로 떠난다. 어째서..? 편지의 글자는 물에 흐려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변해 있었다. 아! 제작진들이 이렇게 시청자 뒤통수를 때리네. 너무너무 슬퍼져서 행복에 대해 또다시 생각하고 생각하게 된다. 진심이 반드시 전해지리란 법은 없다. 아무리 진심을 다해도, 결국 전해지지 않는 거다. 관계엔 타이밍이란 게 있다. 나와 상대의 시간이 어긋나 버려서, 이젠 어쩔 수 없는 일들도 있다. 이건 노력으로 극복할 수가 없다.</p>
<p>요즘 보잭을 보면서 항상 노력 없이 행복하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생각 중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안간힘을 써도 행복해질 거라 보장할 수 없다. 그러니까 더 기를 쓰고 행복해져야 한다. 행복해질 자격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이렇게 추상적으로 물으면 당연히 그런 사람은 없을 것 같지만, 보잭의 최악의 짓거리를 봐버리고나선 보잭에게도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 같은 말을 편하게 할 수가 없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기적으로 굴다가도 행복한 자신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매순간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를 부숴버리는 보잭을 보면 자격의 문제 같은 걸 더 논하기가 어렵다.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으니까.</p>
<p>내가 저지른 죄를, 그니까 법정에 서는 그런 죄 말구(물론 보잭은 그런 죄도 있다;) 남을 불행하게 만든 나를 나 역시 용서하기가 정말 어렵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나를 용서할 수 없다. 사랑은 더더욱 할 수가 없다. 그니까, 겉으로 봐선 딱히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것 같지도 않지만 ㅋ 항상 죄를 저지르고 고통받고 그런데 제대로 속죄하고 잘 할 궁리를 하지 못하고 다시 그 죄를 회피하기 위해 더 큰 잘못을 저지르고, 오로지 피하기만 하는.. 자기가 자기를 사랑할 수 없어서, 남의 사랑을 통해서 그 결핍을 채우고 싶어하면서도 정말로 그런 사랑을 받게 될라치면 두려워서 도망쳐 버린다. 그러면서도 계속 이기적으로 구니까, 정말이지 보잭을 그냥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없다. 그 마음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갈 수 있게 해준 제작진... 존나 모두 다 사랑함 ㅠㅠㅠㅠㅠㅠㅠ 그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블루레이를 샀는데 뒷시즌은 왜 안 내줘ㅠㅠ 그리고 태피스트리 내줘 포스터 내줘 다 살 거야 왜 안 내줘 돈 벌으라구!!!! 캐릭터들 의상도 팔아줘 종류별로 다 살게ㅠㅠㅠㅠ</p>
<p>음악도 왜 대체 오에스티를 안 내는 거여!!! 이번 에피소드 배경음악 진짜ㅠㅠㅠㅠ 너무 아름답고 슬프고 나 미치고 돈다. 이것 좀 틀어줘 음악 좀 듣자</p>
<p>보잭 홀스맨은 모든 에피소드마다 감상문을 써야 하는데.. 사실 지금 여기도 빠진 얘기 많다. 이거 물속이라 대사가 한 마디도 없이 진행되는 것도 놀랍다. 물론 물 속이라고 해서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었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허를 찌르며 나온다 ㅎㅎㅎ 분단위로 감상문 써야 하는 갓 오브 갓작이다. 갑자기 가슴이 웅장해진다. 겨우 25분 내외의 시간 동안 사람을 울렸다 웃겼다 들었다 놨다 해..ㅜ</p>
<p><iframe allow="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allowfullscreen="" frameborder="0" height="315" src="https://www.youtube.com/embed/mIDWsTwstgs" title="YouTube video player" width="560"></iframe></p>
<p>이거 유튜브에 있었네 ㅠㅠㅠㅠ 너무 아름다와 너무 좋아</p>
<p>이 노래는 애니메이션 전체 음악 담당한 제시 노박이 만든 거 아니고 Oberhofer란 가수가 만든 거임 이름 보니까 작년에돜ㅋㅋㅋㅋㅋㅋ 노래 좋다고 울부짖었었던 게 기억나서 찾아보니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 바본가 여태 잊구 있었다니ㅠㅠㅠ</p>
<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286" src="/attach/292/9640646022.jpg" width="1080"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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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살와’는 두 집 살림을 하는 팔레스타인 여성 노동자이자, 가장이다. 하루 겨우 2시간 잠을 자며 일하고, 아이 셋을 돌보고, 아이들을 데리고 주기적으로 거대한 장벽을 너머 남편이 기다리는 집으로 간다.</p>
<p>거대한 장벽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 집엔 남편 ‘무스타파’가 산다. 무스타파의 삶 역시 쉽지 않다. 두 집의 직선거리는 200미터에 불과하지만 무스타파는 살와처럼 장벽의 군사검문소를 쉽게 통과할 수 없다. 이스라엘군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p>
<p>왜 군대의 허가가 필요할까? 무스타파가 ‘테러범’이라서? 물론 아니다.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에 군사점령당하고 있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사람 누구나 이스라엘군의 허가 없이는 장벽을 건널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무스타파가, 이스라엘이 장벽의 구실로 내세운 ‘테러범’이었다면 애초 이스라엘에서 일할 수 있는 노동 허가증을 받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노동 허가증이 있어도, 새벽 군사검문소에서 2시간을 기다린 끝에 무스타파는 통행증 기간 만료란 이유로 장벽 통과를 허가받지 못했지만.</p>
<p>이스라엘의 불법적인 점령 정책에 따라(장벽은 이미 2004년 국제사법재판소가 불법이라 결정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상은 하루하루 침식된다. 출근을 못하고, 약속을 못 지키고, 하루하루가 예측불가능한 요소로 가득 차 있다. 영화의 주된 플롯은 아들 ‘마지드’의 입원 소식을 접한 무스타파가 병원에 가는 여정을 좇는다. 아들이 얼마나 다쳤는지 모른 채 불안한 마음을 안고 200미터 거리를 온종일 돌고 돌아가며 마주치는 사건마다 군사점령의 현실이 드러난다.</p>
<p>보면서 궁금했다. 관객들은 이걸 영화적 과장이라고 생각할까? 실제로 저 정도는 아닐 거라고 생각할까? 지구 한 쪽에선 나처럼 평범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드물게 겪는 일이라고 생각할까?</p>
<p>그렇다면 ‘살와’와 아이들은 어떻게 장벽 너머 ‘이스라엘’에서 살고 있는 걸까? 이스라엘은 1948년 원래 팔레스타인이었던 땅 위에 들어섰다. 이스라엘은 건국을 전후해 팔레스타인 원주민을 학살/추방하는 대규모 인종청소를 저질렀지만 다 죽이고 내쫓지는 못했고, 그래서 지금도 이스라엘 인구의 20%는 팔레스타인 사람이다. 즉 이스라엘 시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있고, 살와는 그 중 한 명이다.</p>
<p>장벽은 땅만이 아니라 사람 사이를 가른다. 이스라엘 쪽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들 마지드는 <br />
‘더러운 서안지구놈’이라며 팔레스타인 아이들로부터 학교 폭력을 겪는다. 자식들 교육 문제를 가지고 살와와 무스타파는 계속 갈등한다. 아픈 몸을 돌보지 않고 무리하게 일하려 들면서도 막상 이스라엘 시민권을 얻어 가족과 함께 살지 않는 무스타파에게 살와는, 그리고 자신과 상의 없이 이스라엘 유소년 축구 캠프에 마지드를 보내겠다는 살와에게 무스타파는, 실망하고 화낸다. 기본 플롯이 무스타파의 여정이라서 영화가 두 사람의 관계를 자세히 보여주지는 않지만, 단편적 장면만으로도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 어떤 시간을 통과했을지 머릿속에 선명히 그려졌다. 이스라엘 시민권자들은 서안지구 출입이 자유롭기 때문에, 아마 살와는 서안지구의 대학에서 무스타파를 만나지 않았을까? 학생 시절 점령자에 비타협적이던 매력적인 모습이, 함께 삶을 나누며 이젠 고집불통으로 여겨지진 않을까? 그러면서도 그게 옳으니까 전면적으로 설득할 수도 없고.. 생각을 같이 하는 부분이 생활에서 빛바래고 퇴색할까 두렵지 않을까? 등장인물의 전사가 그려진다는 점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 가치가 있다.</p>
<p>이 뿐 아니라 영화는 어떤 과장도 없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잘 그려냈다. 예컨대 무스타파가 일자리를 찾아 이스라엘로 건너가, 당연하다는 듯이 히브리어로 자기 할 말만 하는 이스라엘인의 집을 지어주는 일용직 건설 노동자라는 점도 그렇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경제구조를 조직적으로 무너뜨렸고, 점령자의 집을 지어주는 것이 다른 취업 자리를 찾기 어려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선호도 높은 직업이 되고 말았다. 아침 저녁으로 4시간 동안 군사검문소에서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데도 말이다.</p>
<p>무스타파의 여정에 들어있는 한 ‘외국인’을 관객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궁금하다. 스포라서 쓸 순 없지만, 일단 외국인도 팔레스타인 가면 정말 흔히 보이는 전형적인 서양인 스타일 찰떡이라서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 존엄을 지키는 무스타파에게서 내가 아는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모습을 보았다.</p>
<p>결국 무스타파는 여정에서 만난 동료들을 챙기며 가족들에게, 목적지에 도착하고 만다. 무스타파가 처한 군사점령의 부당한 현실의 벽은 견고하고, 그래서 살와와의 갈등 또한 완화될 조건 자체가 없지만.. 이 땅에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즉 존재가 저항이라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외침이 또다시 와닿는다.</p>
<p>무스타파처럼 팔레스타인 민중은 종국에는 해방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다.</p>
<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658" src="/attach/292/3166730561.jpg" width="1250"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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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넷플릭스 화면해설 개쩐다.</p>
<p>화면 없이 음성만 들으면 완전 라디오 드라마 한편 뚝딱임</p>
<p>아니 오히려 나같이 소리가 가득찬 거 좋아하는 사람한테 오디오 드라마보다 더 좋다. 오디오 특유의 연출이 아니고 화면 연출이 먼저고 그걸 설명하는 거라서 그 대사 없는 간격에 성우가 화면 정보를 압축적으로 귀에 때려박아준다</p>
<p>도로헤도로 애니 n회차 하면서 음성에 '일본어 음성 설명'이라고 기능이 있길래 틀어봤다가 신세계 경험 중이다.</p>
<p>mp3로 소리 따서 출퇴근 시간에 들었는데 듣고 또 들어도 개유잼ㅠㅠㅠㅠㅠ 딴짓하면서도 들을 수도 있고(이미 몇 번 본 거니까) 일본어 공부가 된다.</p>
<p>넷플릭스는 2015년에 화면 해설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장애인 접근권을 보장하면 비장애인도 혜택을 본다고들 하는데, 예를 들어 한국어 음성이라도 대사 안 들리는 부분들 있어서 자막 있으면 확실히 편함. 더군다나 시각 장애인용으로 만들어진 화면 해설이 일본어를 공부하는 외국인인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최근에 <사이보그가 되다>를 재밌게 읽기도 했고, 여러모로 자극 받아서 내가 생산하는 컨텐츠들에 접근권 보장을 위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p>
<p>아무튼 화면 해설 개쩔어 애니는 더 쩔어 <a href="http://netflix.com/title/81217151">도로헤도로 애니</a> 보세여 겸상 좀 해줘 만화도 보세여 만화 개짱이야 만화도 다시 볼 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 하야시다 큐 선생 너무 좋아</p>
<p>+ 아 그리고 원래도 카이만 성우(타카기 와타루) 목소리 넘 좋았는데 음성만 들으니까 개섹시한데 대사가 대부분 바보 같잖아 ㅋㅋㅋㅋㅋ 그 갭이 참을 수 없이 좋다ㅠ 그리고 화면해설 ㅋㅋㅋㅋㅋ 존나 건조하고 간결하게 설명해 주는데 화면이 겁나 잔인하잖아 1화에서 노이가 마법사들 때려 죽인 장면을 "남자 7명의 머리가 벽에 깊이 박혀 있다"고 말하는 거 듣고 빵터짐;;</p>
<p>그리고 우리 노이한테 ㅋㅋㅋㅋㅋㅋ 첨에 다들 남잔 줄 알잖아 그래서 '남자가 어쩌고 저쩌고 있다' 하고 설명하는 것도 재밌다 나중에 마스크랑 옷 벗고 여자라고 나올 때도 굳이 여자다라고 화면해설 안 함 왜냐면 바로 후지타가 여자였냐구 대사가 나오니까 웅 당근이네 암튼<</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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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3>범죄의 재구성</h3>
<p>로스쿨에서 가장 인기있는 형법 수업의 교수이자 변호사인 주인공이 클래스에서 5명의 인재를 뽑아 자기 사무실 인턴 기회를 준다. 이 6명이 살인 사건에 얽혀서 각자 다른 동기로 사건을 덮으려 거짓말을 지어내지만 거짓말은 또다른 거짓말을 부르고, 다른 범죄를 더 저지르게 만들다가, 결국 또다른 살인을 부른다. 이런 과정에서 사람으로써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하고, 비밀을 공유한 이들 간에 연대의식이 싹트기도 하고, 또 그 와중에 연애도 크로스 크로스로 오지게 하고,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도 한다. 심리학자인 남편에게 환승연애했던 과거 이력이 있는 주인공은 (남편 유부남이라 불륜이었음) 남편의 또다른 외도 사실을 알고 자기도 맞바람을 피운다. 그런데 이 주인공이 너무나 카리스마 있어서 적도 오지게 많지만 학생이고 동료고 애인이고간에 주변인 모두 이 사람한테 꼼짝 못한다(벌써 이름 까먹었넹..) 하지만 강력한 외관과 달리 과거에 겪은 여러가지 아픔을 끌어안고 살아가면서, 또 자기가 남들에게 가하는 자잘못들에 죄책감을 느끼면서, 그러면서도 자기 합리화하면서, 그러면서도 죄책감을 이기지 못해 안으로 썩어들어가는 모습도 보인다. 이 내적 갈등을 아는 최측근들이야말로 더더욱 이 사람한테 중독되고 꼼짝을 못 하는데...</p>
<p>주인공은 하나의 재앙 같다. 모두가 매력을 느끼는 재앙. 결국 제자들의 인생도 각자가 가진 이력과 잘못에 더해 같은 재앙 속에 휘말려 들어간다. 시즌 3까지는 각자가 다른 욕망을 가지고도, 그리고 주인공 자장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벗어나지 못 하는 게 설득력 있었는데.. 시즌4부터 그 설득력이 완전 뚝 떨어졌다. 도대체 왜 또 살인을 저질러야 하는지 실수고 나발이고 아무 설득력이 없고, 그 새 사건 이전에 캐붕이 심했다. 아무리 범죄자라도 시청자가 보면서 인물의 서사에 설득되는(옳고 그르고가 아님) 그런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4부터는 다른 사람한테 지들이 지은 죄를 뒤집어 씌우려는 게, 그리고 자신들 목숨까지 걸고 가깝지도 않았떤 동료의 복수를 하겠다는 게 전혀 설득력이 없다. 목숨을 걸긴 왜 걸어 다 지네들 인생 펴보겠다고 할 수 없이 그동안 사람 죽이고;; 범죄 저질러 온 건데.. 갑자기 정의의 사도인 척 위선 떨면서 다른 사람한테 뒤집어 씌우려다가 실수로 살인까지 하니까 걍 하차해 버렸다.</p>
<p>특히 이거 편집이 재밌었는데, 마치 유튜브 시작할 때 이번 화에서 제일 재밌는 부분 써머리로 넣어놓듯이, 이후에 나올 극적 장면들이 앞부분에 조금씩 나와서 뭐? 뭔데 뭔데 하고 너무 궁금해서 계속 보게 하고, 이후 뭔지 알게 된 뒤엔 어머나 입틀막 그렇게 된 거였어?! 하고 놀래키는 게 컸는데, 4에서는 그렇게 된 거였구나, 하고 납득하는 게 아니고 뭐야 저거 말도 안 돼 하도록 그냥 노잼됐다. 아무튼 노잼이어도 조금 참고 보다가 6편인가 까지 보고 미련 없이 하차했다.</p>
<p>보는 동안 하고 싶은 얘기 많았는데 하차해 버려서 이제 다 까먹..</p>
<h3>워킹 데드</h3>
<p>딱히 좀비물에 호불호가 없다. 아주 옛날에 B급 영화들은 재밌게 본 게 좀 있었는데 장르 자체에 대해선 노관심이었다. 근래 좀비물이 흥행하며 한국 좀비물도 트위터에서 흥하길래 뭔가 봤다가 1화를 참고 끝까지 본 뒤 도저히 긴장감이 없어서 더는 못 보겠다고 하차했다. 아주 별 거 아닌 건데, 아직도 저렇게 찍고 편집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가고 복장이 터짐.. 하나도 긴장 안 돼 주인공들 안 죽고 들어가겠지가 너무나 투리함 아니 그건 대부분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장 쫄깃하게 만들어야 재밌지.. 도대체 긴박한 순간을 왜 저렇게 지루하게 늘어지게 보여주는 걸까 지금 이거 쓰는 동안에도 복장 터짐 진짜 답답해;;;; 도저히 눈 뜨고 못 봄</p>
<p>그래서 좀비물로 유명한 워킹 데드는 어떨랑가, 보니까 시즌 1은 6편밖에 안 되길래 현망진창 안 될 수 있겠군, 오해하고 시작했다가 미친듯이 재밌어서 현생 완전 망함..ㅎㅎㅎ후ㅜ</p>
<p>이거야말로 저 주인공은 신화적 인물이고 누군가 희생될지언정 내가 감정이입한 선한 저 주인공만큼은 제작진이 해치지 않는다는 걸 철썩 같이 알고 있는데도 미친 심장 떨리고 쫄깃하고 나 죽어 어떡해 무서워~ 하면서 봤다. 캬 역시 명불허전이구나 하고 너무나 미친 완전 재밌게 본 것이다. 주인공 미쳐가는 데까지도 아니 진짜 저런 상황에서 안 미치는 게 이상하잖아;; 너무 재밌었는데 왜 때문에... 무리수를.. 말도 안 되게.. 어쩌라고... 감옥 점거하게 되는 것도 그렇고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의 사회를 얘기하는 리뷰도 좋은 것 되게 많을 것 같은데 이제 흥미가 팍식어서 찾아볼 생각도 없음..</p>
<p>그니까 그 거버너 새끼 개쌔끼 안 뒤진 것까지도 너무 흥미롭고 불안하고 좋았는데 갑자기 이 새끼를 그렇게 훙... 노잼으로... 저게 뭐야... 훙... 갑자기 뭔 한국 드라마야 계속 리얼하게 진행하다가 왜 저럼... 죽은 딸램 왜 좀비 안 됨...? 거버너 부인은 왜 안전하게 딸램 시체 차에 싣고 달려와서 좀비 소굴에 안전하게 들어와 거버너에게 전달할 수 있는 거임...? 그리고 거버너 방황할 때 진짜 생에의 의지 1도 없어 보이는데 왜 거버너 다니는 데만 좀비 떼가 없었음...? 야생에 좀비떼 존많문이던데? 거버너가 진짜 증오하던, 그리고 실제로 존나 전투력 만렙이라 적으로서도 개위험한 사무라이 인질로 잡고 있을 때 사무라이 말고 아무 힘없는 할배 죽이는 것도... 그냥 말이 안 됨... 둘 중 하나 죽일 거면 무조건 사무라이임.. 나 이제 원한 없어 ㅇㅅㅇ 그러고 그냥 지나갈 문제가 아니라고.. 아니 그리고 사무라이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 다 흩어진 다음에 위험하게 좀비떼들 사이 헤집고 다니는 것도 어이가 없어가지구... 아니 시즌 1부터 좀비 내장 바르면 좀비들이 모른대매여... 그 설정 드라마에서 내내 까먹은 건 알겠는데 그러다가 어느 때는 써먹고 그래도 그냥 소소하게 넘어갈 수 있었는데 야생에 내몰려 좀비떼 습격 둘워하면서 살면서도 그냥 맨몸으로 다니는 게 말이 안 됨 다 바보야?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그냥 죽지도 않고 계속 싸우는 건 뭐야 아휴 답답해 다 말도 안 된다고. 하다못해 사무라이처럼 좀비 몰고 다니든가. 아무튼 좀비를 피할 주요 2가지 방법을 이미 인류가 알고 있는데 왜 안 하고 좀비가 무섭니 어쩌느니 바보 같은 소리하고 있냐고 안 뒤질 줄 아니까 저러고 있는 거잖아 아오 팍식 긴장감 1도 없어 그 뭔 워싱턴으로 향하는 군인들이 한국인 왜 쫓아가는지도 의문이고 </p>
<p>그래서 불만 가득 끌어안고.. 진짜 더 보고 싶은데 관뒀다. 환청으로 전화 받는 것도 넘 재밌었는데.. 거버너 만나서 막 설득하려던 것도 넘 이상하고 시즌4 총체적 난국... 어디까지 봤는지도 기억도 안 나네</p>
<p>어째 현망할 정도로 미친듯이 몰입해 보던 드라마 둘 다 4에서 하차해서 참으로 원통하다. 긴장감 돌려내... 당분간 드라마 못 볼 듯 아 요즘 재택하면서 거의 매일 아빠집에서 밥먹고 있어서 저녁마다 7번에서 하는 일일드라마 보는뎈ㅋㅋㅋㅋㅋㅋㅋ 그건 존나 너무 모든 것이 말이 안 되고 ㅋㅋㅋㅋㅋ 옛날엔 한국 드라마에서 맨날 엿듣는 걸 통해 국면이 전개됐는데 지금은 그냥 대놓고 다 들림ㅋㅋㅋㅋㅋ 시발 중역 집무실도 재벌 서재도 탐정 사무실도 다 방음이 안 돼 다들려 시발ㅋㅋㅋㅋㅋ 맨날 뭐? 누가 어쩌고 저쩌고 했딴 말이야?! 그러면 밖에서 다 들은 사람이 쾅! 하고 들어와서 뭐? 누가 어쩌고 저쩌고 했다고? 그게 사실이야? 이 지랄함ㅋㅋㅋㅋ 개웃겨 말도 안 되는 막장은 말이 안 된다고 욕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는데 탄탄하게 진행되는 게 삐끗하면 몰입감 와장창 돼서 못 보겠다 탄탄한 쪽이 리스크가 커 보이는데 나만 이럴지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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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4>이 세상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가? (O)<br />
희망은 없는가? (X)</h4>
<p><이어즈 앤 이어즈>는 영국 런던과 맨체스터에 사는 ‘라이언스’ 일가 4남매를 중심으로 한 근미래 가족 드라마다. 드라마가 발표됐던 시점인 2019년 현재부터 2034년까지 16년 동안 각 가족 구성원이 주요 사회적·세계사적 사건을 어떻게 겪고 변화하는지 그려진다. 각 구성원이 헤쳐나가던 서로 상관 없어 보이던 사건들은 ‘난민 수용소’라는 문제로 얽혀들고, 우리 가족이, 영국 사회가, 세계 전체가 마주한 핵심 위기로 수렴한다.</p>
<p>드라마의 다른 한 축은 이 평범한 가족들이 주로 TV를 통해 접하는 극우 정치가 ‘비비언 룩’이다. 첫화는 비비언 룩의 등장을 가족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시청하며 그룹통화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아직 정치 데뷔 전인 비비언 룩은 한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는다. 팔레스타인은 20세기 초 영국의 식민지배의 후과를 지금까지 겪는 곳이다. 때문에 영국에서 팔레스타인은 완전히 남의 문제랄 수만은 없다. 하지만 백년간의 피로가 쌓여서일까? 이제 영국 시민들은 팔레스타인 얘기가 지겹다. 하지만 대놓고 그렇게 말하면 교양 없어 보인다. 체면치레가 필요한 방송에선 더더욱 그런 얘길 할 수 없다. 그러나 비비언 룩은 속시원하게 말한다. “팔레스타인? 그딴 거 솔직히 좆도 신경 안 써요(I don’t give a fuck)” 정부가 우리 동네 쓰레기나 잘 치워주면 좋겠다는 비비언 룩은 fuck을 검열한 ****에서 따온 4성당(4 Star Party)을 창당하고 따분한 영국 정치계에 새바람을 일으킨다.</p>
<p><img alt="" src="http://act.jinbo.net/wp/wp-content/uploads/2020/09/years1.jpg" /></p>
<p>정치적/계급적 구성이 다양한 라이언스 가족 중 누군가는 비비언 룩에 열광하고 누군가는 경악한다. 하지만 극이 진행되며 비비언 룩과 가장 반대되는 진보적 성향의 가족들조차 극우 정치가의 주장과 자신의 생각이 공명하는 부분을 발견한다. 선거 결과를 본 좌파들은 좌절감을 몰래 표출하곤 한다. 자기 계급의 이익과 반대되는 극우 정치가를 뽑는 멍청한 사람들은 선거도 못 하게 해야 돼! 진심이든 아니든 사회가 망가진 책임을 자본가나 정치인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에 돌린다. 이렇게 ‘우매한 대중’에 의한 민주주의에 대한 혐오정서를 좌파 엘리트들에서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비비언 룩은 대놓고 말한다. 아이큐 낮은 사람들에게 선거권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p>
<p>세계 도처에서 직접행동을 벌여온 아나키스트마저 비비언 룩에 열광한다. 모두가 데이터에 무차별 노출된 상황에서 6세 아동이 휴대폰으로 포르노를 소비하도록 방치할 것인가? 비비언 룩은 30m 반경에 있는 모든 전자기기의 온라인 접속을 끊을 수 있는 ‘블링크’라는 장치를 소개한다. 사이버 테러리스트가 만든 무기지만 이를 합법화해서 각 학교와 가정에 배급해 미성년자의 인터넷 접속을 통제하고, 캘리포니아 거대 IT 기업들의 CEO를 여기 맨체스터로 데려와 재판 받게 해서 감옥에 보내 버리겠노라고! 거대 기업의 부정 행위에 맞서 싸워 온 아나키스트는 그래 세상을 뒤집어 버리자며 적극 동조한다. 물론 흑역사로 남게 되지만.</p>
<p><img alt="" src="http://act.jinbo.net/wp/wp-content/uploads/2020/09/0_WML_BHR_YearsandYearsJPG.jpg" /></p>
<p>드라마엔 바뀐 기술을 통해 바뀐 삶의 풍경이 자주 묘사된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일상의 일부로 자리잡고, 온라인 상 주요 소통 수단인 이모티콘이 현실의 얼굴에 덧씌워진다. 기존 정치인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이 민주주의에 악영향을 미치고, 젊은 세대는 몸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해서 사이보그가 되려 한다. 아주 가까운 미래를 그리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쓰고 있거나 개발 중인 기술에 기반해 있어 대체로 위화감이 없다. 곧 당면할 문제로 설득력 있게 그려진 것도 있다. 타고난 몸뚱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초월하는 ‘트랜스 휴먼’이 되겠다는 새로운 세대의 출현이다. 신체 손상의 연장으로 이해돼서 거부감부터 드는데, 이러다간 신체에 대한 바뀐 통념을 내가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겠다. 지금의 거부감은 오히려 저런 생각을 못 하도록 인터넷을 끊어버리겠다는 부모의 강압적 입장에 더 가까울 정도라서 위기 의식이 든다.</p>
<p>핵폭탄이 터져도 세계는 멸망하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승리를 공고화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디스토피아물이다. 하지만 결국 가족구성원 모두가 각자 다른 이해관계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성하고 사회 변화의 능동적 주체로 나아가는 걸 보면 유토피아물(?) 같기도 하다. 그동안 자본주의의 위기는 세계의 가장 취약한 곳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감당해 왔다. 근미래 영국 중산층들은 세계사적 위기를 겪으면서도 여전히 먼저 쓰러져나가는 이들의 보호막 속에 살 수 있었다. 취약한 이들이 모두 쓰러지고, 파국이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까지 찾아왔을 때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p>
<p>“눈 뜨고 보기 힘들지만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은” 세상을 그리는, 한 순간도 놓치기 힘든 드라마였다.</p>
<p><img alt="" src="http://act.jinbo.net/wp/wp-content/uploads/2020/09/bethany-steven.jpg"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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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내가 뉴스를 제대로 팔로업하지 못 해서 유럽의 난민 문제, 라고 하면 그리스 이태리 독일 등등만 생각했는데, 슬로바키아에서도 난민을 조금 수용하게 되면서 난민에 대한 사회적 혐오가 심각한 수준인 것 같다. 슬로바키아는 2015년 8월 유럽연합의 특히 시리아 난민을 회원국에서 수용하라는 결정에 대해 <a href="https://www.bbc.com/news/world-europe-33986738">크리스챤 200명만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a>.여기엔 이슬람 사원이 없기 때문에 무슬림들이 와봤자 불편할 거라면서.. 그 뒤로 난민을 더 수용하게 됐는데, 이들에 대한 분노와 혐오가 점점 제도권에 편입되고 있다.</p>
<p>170여명 규모의 군사조직을 만든 후, 이들은 극우 정당을 만들어 의회진입을 노린다. EIDF에서 상영되며 방한했던 <a href="https://eidfblog.tistory.com/642">감독과의 GV요약글</a>에 따르면 그 제도권에 진입하려는 시도가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 다큐 초반에 야산에 훈련하러 가기 전, 마을에서 군복을 입고 총을 든 이들에게 위압감을 느낀 주민들이 이들을 경찰에 신고하는 게 나오는데, 이들을 규제할 아무 법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경찰이 군복에 붙은 슬로바키아 정규군과 관련된 표식을 제거하라고 충고하는 정도로 일이 마무리된다. 그 뒤 우익 단체들의 행사에서 경비 업무도 맡고, 초등학교에 민족주의에 대한 강연도 하러 가고, 범슬라브 민족주의자들과 접촉하며 세를 확장해 나간다. 그러다 결국 국회 진출까지 노리게 된 것이다.</p>
<p>이들은 아직 창당 후 초기 단계지만, 이미 슬로바키아 국회 의석 150석 중 17개석을 극단적 극우 정당 Kotlebists가 차지하고 있을 만큼 극우의 제도권 진출은 성공적이다.</p>
<p>이스라엘 같은 나라도, 이미 우파 조직들조차 상종도 해선 안 된다고 할 정도의 극우 정당들이 예전부터 의석을 얻었고(<a href="http://workers-zine.net/30288">이스라엘 총선, 강화되는 인종주의와 헤브론</a> 참조) 유럽에서 극우주의의 부상이야 세계 금융 위기 전부터 <a href="http://theglobepost.com/2019/12/04/far-right-today">이미 신자유주의의 세계화</a>와 함께 문제돼 왔던 건데, 그런데도 평범한 청년들의 어설픈 군사놀이가 사회적 승인을 얻어가는 과정을 본 게 처음이라 충격적이었다. 아마 히틀러도 이렇게 시작했겠지..</p>
<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29" src="/attach/292/9064630643.jpeg" width="414" /></p>
<p>막판에 창당하고 행진할 때 나치 독일의 괴뢰 국가였던 슬로바키아 공화국(지금의 공화국과 관련 없음)의 깃발을 내건 것도 충격적이다.</p>
<p>슬로바키아에 대해 아는 거라곤 여행지로 엄청 좋아하는 체코와 같은 나라였다가 분리됐다는 것 뿐인데, 내가 읽는 국제 뉴스가 중동, 북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그리고 미국에 편중돼 있어서기도 하지만 타임라인에 슬로바키아 뉴스가 뜬 걸 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냥 내가 전혀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동유럽의 인구 600만도 안 되는 작은 나라라서 극우주의 흐름이 이렇게 크다니 보는 내내 계속 깜짝 놀랐다.</p>
<p>사실 난민 규모가 지금처럼 커지기 이전에 이미 이주 노동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한국에도 있을 만큼 신자유주의 이후 만연했다. 이들이 일자리를 빼앗기 때문에 우리 국민(민족)을 우선시해야 한다고들 말하는 자들 중 많은 이들이 이주 노동자들이랑 일자리가 겹치지도 않는다. 그리고 2013년 이후 난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이주 노동자들에게 가해지던 혐오와 차별이 고대로 난민에게 향해졌는데, 너무 빤한 소리지만 대규모 난민을 만들어 난민수용국들에 난민 혐오를 자양분 삼은 극우 파시스트들이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든 것도, 그 난민들 중 반미반제를 이유로 또다른 극우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만든 것도 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제국주의 국가들이다. 정말 너무 화가 난다. 난민이 발생하지 않을 조건을 만들라고... 난민 수용이 싫다면 난민이 발생하지 않게끔 하는 게 최선이라고. 에휴</p>
<p>감독이 어떻게 이렇게 내밀한 내용까지 찍을 수 있었을까 궁금했는데 위 GV내용에 나온 바 이 리더격인 페테르와 파워 게임 비슷하게 했다고.. 영화가 이들을 더 비판적으로 다뤘어야 한다는 비평이 많았나본데 왜 때문에 더 비판적인 감독의 시선이 필요하죠...? 관객이 스스로 판단하고 자시고 할 여지도 없이 감독이 이들을 비판적으로 그릴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하지 아니한가.. 안 자명한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저런 비판이 있는 것 같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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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나도 언젠가부터 거대한 스크린을 갖는 게 꿈이 됐다. 영화를 막 많이 보던 시기에는 딱히 큰 스크린을 원하진 않았다. 나에게 영화를 본다는 건 (물론 나도 극장에서 시작했지만) 어두운 방구석에 혼자 비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개인적인 경험이었다. 그래서 화면 사이즈에는 구애 받지 않았고, 같이 보는 사람에게 방해 받지 않고 영화랑 나만 있는 것만이 중요했다(하지만 막상 극장에서는 크게 봐야 된다고 앞에서 주로 4번째 자리에 앉아서 봄).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정도는 변했지만 여전히 그런 부분이 남아 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면서부터는 아주 작은 방에 빔과 흰 스크린을 설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는데 사실 빔은 흐려서 원래 좋아하지도 않고 다만 충분히 어둡고 좁은데 한 벽이 스크린으로 가득하고 방음돼서 사운드 귀 터지게 틀을 수 있는 영화방을 갖고 싶어졌다. 그렇게 큰 스크린을 자연히(?) 욕망하게 됐는데 이번에 산 티비 진짜 크네. 이렇게 큰 줄은 몰랐다. 집에 설치된 거 보고 너무 좋아서 기겁함 ㅋㅋ</p>
<p>그런데 티비 해상도가 좋아버리니까, 영화들이 적나라하게 보인다. ㅁ이 표현대로 "영화들이 다 서프라이즈(티비 프로)가 됐"다 ㅋㅋㅋ 영화의 아우라가 사라지고, 외국인들의 어색한 연기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그 프로그램의 싸구려 질감과 꼭 같아보인다. 마치 콩깍지가 벗겨진 느낌이다. 더이상 영화가 아름답지 않았다. 내가 극장과 집에서 영화를 보며 감탄하고 아름답다고 돌아버리겠다고 했던 것이 불과 해상도의 문제였던가. 내 방에서 영화는 필터가 벗겨진 채 세속으로 내려왔다.</p>
<p>이렇게 영화가 '세속화'되었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내가 영화를 '성스럽게' 여겨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내가 스스로를 시네필이라고 절대 부를 수 없었다는 것도 깨달았다. 나 까짓 게 시네필일 수 없다고 완고하게 부정했던 건 단순히 영화 보기를 게을리하는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걸 넘어서 영화를 성스럽게 여겨왔기 때문이었다. 왜 어쩌다가 나는 영화에만 이런 특권적 지위를 부여하게 된 걸까? (만화광이라고 얘기하는 데는 주저하지 않음) 모름</p>
<p>아무튼 나는 이 거대한 티비를 통해 그 성스러움이 벗겨지고 적나라하게 속세로 '내려온' 영화를 보고 있다. 그래서 그게 싫은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재밌다. 처음엔 정말로 이게 뭐야 서프라이즈야 뭐야 눈이 휘둥그레졌는데(4K도 마찬가지) 저예산 영화의 그 때깔 없음을 보는 익숙함도 있고, 전과는 다른 새로운 영화 보기를 하게 된다는 게 재밌다. 그게 어떤 걸지는 아직 전혀 모르겠지만 너무 기대가 됨. 왠지 영화 보기를 더이상 소홀히 하지 않을 것 같은 자신감이 솟아나고? 아마 이건 큰 소리로 틀어도 된다는 게 가장 큰 이유겠지만.</p>
<p>그런데 딴 얘기지만 넷플과 왓챠에 <밤과 안개>가 없다. 넷플에선 밤과 안개로 검색하면 아우슈비츠나 히틀러 관련 영화를 추천해 준다. 뭔 영환지 알고 있다는 거잖아. 같은 소재 영화 추천하는 게 더 빡침 아는 사람이 그래?? 사람이 아님 ㄷㄷ 암튼 21세기에도 불다를 찾아 헤매야 한다는 게 넘나 귀찮고 자본주의 일 좀 해라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검색했더니 <a href="https://vimeo.com/189672641">비메오에 뙇 있다</a>.)</p>
<hr />
<p>우카이 사토시 <저항에의 초대> 쫌밖에 안 읽어서 잡았다가 갑자기 세르주 다네 책 읽고 싶어서 <영화가 보낸 그림엽서> 읽다가 영화 관련 아무거라도 쓰고 싶어서 갑자기 흰소리를 적었는데<br />
본인이 과문한 탓에 세르주 다네가 팔레스타인 영화론을 시도했단 걸 전혀 몰랐다. 넘나 알고 싶은데 일단 읽던 책들 모조리 읽고 찾아보자 참자 나자신이여</p>
<p>옛날에도 영화가 보낸 그림엽서를 이렇게 재밌게 읽었던가? 넘나 재미져서 기절하며 읽는 중</p>
<p>하지만 여전히 시네필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은 드는데, 내가 영화를 통해 동시대를 바라보거나 이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이 당연히 있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하는 그런 정도고, 누구나 시네필이 아니듯 그래서 나도 아님</p>
<p>가끔씩 보면서 읽으면서 들으면서 나도 폭발적으로 얘기하고 싶어지는 작품이 있는데 세르주 다네 책이 그런 책이규.. 그만하고 책 읽어 -_-</p>
<hr />
<p>페북 댓글에 TV의 프레임 보간 기능 때문일 수 있다구 설정 바꿔보라는 조언이 달렸는데 그 기능이 이제는 막혔다. 암튼 그런 문제였다 24프레임으로 찍은 걸 60프레임으로?? 보여주는 거라고?? 잘 모름;; 검색해보니까 그래서 서프라이즈 된 거라고 다들 고통받고 설정 바꾸더라고 ㅋ</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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