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란: 무연 태그 글 목록http://blog.jinbo.net/taiji0920/미드나잇 블루는 산왕의 색이다(#191970) 하란은 아카드어로 교차로. 좋아하는 거 적는 블로그2023-04-07T13:01:07+09:00Textcube 1.8.3.1 : Secondary Dominant결혼 준비 1 - 중고 피아노 마련하기<뎡야핑http://blog.jinbo.net/taiji0920/26842013-03-03T22:43:48+09:002013-03-03T22:42:34+09:00<p>
결혼 준비하는 얘기를 써볼라고 했다. 상견례 얘기부터.. 상견례 때 우리 아빠가 진짜 개드립치는 바람에 대박 웃겼는데, 이제 와 지난 얘기는 됐고 앞으로의 얘기를 써보자.</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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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준비하며 사야 할 몇 가지 필수 항목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피아노이다. 관계자들(애인, 언니, 아빠)은 피아노의 피자만 들어도 짜증을 내고 왕 싫어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강행돌파다. 피아노 왕 비싸서 중고로 살 거임. 부평에만 중고 피아노 취급점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우리 민족이 피아노를 참 좋아하는구나 느낀다. 우리 민족끼리...<</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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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나는 왜 다짜고짜 피아노를 굳이 꼭 혼수로 하겠다고 하는가? 평소에 피아노 음악을 듣는 것도 아니고, 못이룬 피아니스트의 꿈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그 사연인즉 이와 같다. 잘 읽고 반대하지 말도록.</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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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무수한 우리 민족 어린이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어릴 때 피아노 학원을 다녔다. 제법 잘 치는 편은 아니었다. 학원에서 음악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해줬던 것도 아니다. 그 일례로 나는 지금도 코드 잘 모름. 그런 것도 안 가르쳐 줌. 그냥 악보 보면서 무조건 뚱땅뚱땅 마구 쳤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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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우리 민족들이 아시겠지만은 어린이가 피아노를 배울 때는 개별 어린이의 특성에 맞게가 아니라 뙇 짜여져 있는 정석대로 피아노를 배운다. 바이엘부터.. 잘 기억도 안 남; 나는 하농은 대체 뭐 하는 인간인지 궁금했다 뭐 이런 걸 음악이라고 썼을까. 체르니는 우리들의 음악 실력을 생각하며 쉬운 음악부터 어려운 음악까지 작곡한 건지도 궁금했고.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바하였는데, 플랫이 너무 많아서 플랫을 이렇게 많이 할 거면 거꾸로 샾 몇 개만 달아주면 되는 거 아닌가? 하고 이상하게 여긴다거나.</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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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서 배우는 거는 너무 재미없었다. 학원 애들 외에 다른 사람이 피아노를 치는 것을 들어본 일도 없었다. 그래서 클래식 음악을 싫어하게 된 것 같다. 가끔 좋은 것도 생겼지만.. 월광곡 칠 때는 나름 빠져들었었고.. 학원에서 일년에 한 번 괜한 대회에 참여시키고 잘했든 못했든 다 상 주는 그런 게 있었는데, 마지막에 즉흥행진곡으로 참여하려고 연습하다 결국 학원을 관두어 무대에서 연주한 일은 없지만, 그걸 연습시키면서 선생이 같은 곡을 연주한 어느 피아니스트를 들려주며 이렇게 치라고 했다. 처음 들어본 남이 치는 피아노에 깜짝 놀랐다. 나는 한 음이면 한 음, 반 음이면 반음, 몇 분 음푠지 맞춰서 쳐야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이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막 치는 거임. 레알 깜놀함.</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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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초2땐가 3땐가, 페달에 발도 안 닿는 그랜드 피아노에서 연주했던 게 무대에 처음으로 선 경험인 것 같다. 머리를 뽀글 파마해서 꽉 쫀매고, 무대 의상으로 엄마가 사준 회색 정장을 입고,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페달에 닿지 않는 의자에 높이에 처음으로 긴장했던 것 같다. 무대 위의 강렬한 노란 빛때문에 저쪽에서 나를 보는 엄마도, 객석도 안 보였다. 뭘 연주했는지는 까먹었는데, 원래 템포보다 좀 더 빠르게 연주하면서, 중간에 늦출 수가 없어서 끝까지 빠르게 하고 끝내 버렸었다. 잘 하지도 못 하지도 않아서 금상을 받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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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서는 재미없는 경직된 피아노를 배웠지만, 집에서는 지하상가에서 사온 대중가요 악보를 쳐댔다. 한 개에 300원 하다가 500원으로 올랐던 한 곡 한 곡의 악보들. 내는 회사마다 악보가 달랐는데, 흰색 악보를 내던 데를 제일 좋아했다. 거기 거는 많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항상 악보가 복잡해서 음악이 더 퐁성해서 좋았다. 방과 후에 집에서 친구들이랑 피아노를 치며 미친듯이 대중가요를 불렀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부른 외국 곡으로는 에버 그린과 원 썸머 나잇이 있다. 원 썸머 나잇은 아직도 좋아하는 노래임 원 썸머 나잇~</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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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하는 것도 좋아했다. 악보를 그릴 줄은 몰랐다. 그릴려고 들면 그렸겠지만. 피아노 앞에서 감정을 쏟아부어서 마구 쳐댔다. 더이상 피아노를 치지 않게 된 뒤로도 그런 습관이 남아서 고등학교 때까지는 머릿속에서 피아노를 쳐대며 이 정도면 음악으로 손색없지 않을까? 하고 악보로 남기려 어떻게든 작곡한 걸 기억하려고 했지만 다음날만 되면 깨끗이 까먹고 새로운 노래를 작곡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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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처음 피아노가 생겼을 때에는 집구석이 약간 중산층 가정의 냄새를 풍길 때였다. 3층짜리 주택 2층에 살게 된 뒤 넓은 부엌과 집안에서 키우는 커다란 식물들, 아마도 싸구려일 도자기들, 가죽 소파, 각 방에 놓인 침대 등이 기억난다. 구색 맞추기용인지 아이들 교육용인지 아빠가 피아노도 사왔는데, 그때 내가 실망했는지 좋아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건반이 가벼운 디지털 피아노. 아마 처음에는 좋았겠지, 드럼 효과도 있고 여러가지 신디사이저 효과가 있어서 혼자 피아노를 쳐도 혼자같지가 않았다. 하지만 건반이 가벼워서, 피아노 학원을 그만 둔 뒤로는 무거운 건반을 칠 일도 없어서, 가벼운 건반에 익숙해지다보니 무거운 건반이 힘에 겨워졌다. 그래서 새로 피아노를 배운다던 친척동생에게 줘 버렸다. 가벼운 건반이 지긋지긋했다. 고등학교 때에는 키보드라는 악기를 증오할 지경에 이르렀다. 뭔가 성격이 극단적이라서... -_- 키보드 들어간 음악은 듣기도 싫었다 (근데 스웨이드 좋아함;)</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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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항상 피아노 치고 싶었다. 손가락이 망가졌다는 걸 알게 되고, 머릿속에 빼곡했던 악보들이 지워지고, 손이 기억하는 기계적 건반 진행이 불가능해진 뒤에도 계속 치고 싶었다. 대학교 때 한 달인가 두 달인가 동네 재즈 피아노 학원도 다녔다. 학원에서 뭔가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무 때나 피아노를 칠 수 있어서 배웠는데, 서울로 학교 다니자니 자꾸 빼먹어서 관둔 것 같다. 서울은 뭐든 배우려면 인천보다 너무 비싸고.</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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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까먹을 만큼 별로 피아노 치고 싶다는 얘기를 안 하고 살았는데 결혼하려고 혼수품 목록을 만들려니 피아노가 생각났다. 드디어 내가 하고 싶은대로 마음껏 집구석을 단장하고 피아노도 놓을 수 있다....! 1월에 애인이랑 집보러 다니면서 나는 피아노를 어디에 놓을지를 계속 상상했다. 찾는 것보다 좁은 집도, 피아노 놓기 딱인 자리가 있어서 마음에 찼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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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천에 있는 낡아빠진 빌라에 살게 됐다. 낡아빠졌다의 포인트는 거실에 피아노를 둘 데가 없다는 거다. 어찌 이런 일이.. 매우 분노하고 피아노를 포기해야 하나 계속 고민했다. 왜냐면 그놈의 집구석.. 아오 설명하기도 짜증나. 암튼 -_- 결국 나는 침실로 쓰려던 공간을 거실처럼 쓰며 거기다 만화책도 피아노도, 티비도 탁자도 다 놓기로 정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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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친환경 부부 코스프레를 위해 자전거 발전기를 놓고 싶었는데 놓을 데가 없어...ㅜㅜ 이건 진짜 부엌이랑 거실에 놔야 하는데. 나중에 이사할 때 반드시 발전기용 자전거를 놓을 수 있는 구조의 집을 골라서 이사하겠다. 이거 못 놓는다니까 애인은 쾌재를 불렀다. 뭐든지 내 맘대로 하기로 해서 뭐든 하지 말라고는 안 하는데 겁나 싫어함 ㅋㅋ 너는 지렁이나 키워 이 자식아... 이 얘기는 다음에...<</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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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보니 새삼 참 이상하다. 나는 오프라인에서 나에 대해 떠드는 게 재미가 없다. 내가 왜 사교성이 없을까를 고민하며 사교성 있는 사람들이 하는 꼴을 보니 지 얘기든 지 아는 사람 얘기든 뭐든 화제를 이어나가기 위해 얘기를 열심히 한다는 걸 알고는 나도 그러는 것 뿐이다. 실제로는 남의 얘기 듣는 것 만큼의 재미도 없고, 내 얘기 하면서도 동시에 속으로는 재미가 없다. 물론 백프로 그런 건 아니다만 기본적으로 말야. 예전에는 내 얘기하는 게 고역이였고.. 그러니까, 내 생각을 말하는 건 좋아하는데 내 과거 얘기같은 거. 근데 옛날부터 거침없이 왕사생활도 쓰는 것을 좋아한다니 이제야 이상하다는 걸 깨달음. 어차피 내가 내 얘기 하는 거 싫어하는 거 아무도 몰랐을텐데.. 말로 하면 재미없는데 쓸 때는 흥에 겹다니 신기한 일이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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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이 글은 내용적으로도 아무 상관이 없으되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은< 무연의 <a href="http://muhanhan.tistory.com/452">음악 듣기에 관한 지극히 개인적인 몇 개의 단편.</a>을 읽다가 생각나서 써봤다. 상관 없으므로 트랙백은 걸지 않으리예..</p>
<div class="scposts">
<h4>"<a href="http://blog.jinbo.net/taiji0920/category/50">마우스일기</a> / <a href="http://blog.jinbo.net/taiji0920/category/72">연애결혼일기</a>" 분류의 다른 글</h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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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의 글 <a href="http://muhanhan.tistory.com/435">불현듯 생각난 것들과 요즘 읽고 있는 책.</a> 중 불현듯 생각난 것들과 관계된 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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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하철에서 위에 말한 연인들을 조우할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글을 쓰다 보니 나의 반응에 관한 약간의 의문이 생긴다. 연인들이 애정 어린 대화를 나누는 풍경을 보고 "나도 애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다시 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다니. 정신구조에서 연애라는 요소는 말 그대로 사라져가는 중인가?</p>
</blockqu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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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연애를 항상 하고 있는데</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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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연애는 정말 뭐랄까 남들 다 그렇듯이 대충 하는 거 아니다 진짜...ㅜㅜㅜㅜㅜㅜ 정말 내 인생의 4대 분야 중 하나이다. 정말......-_-;;;;;; 아우...<</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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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남의 연애 이야기를 매우 좋아한다. 어쩌면 이건 내가 '연애를 글로 배웠습니다'에 해당해서일 수도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나이부터 중학교 때까지, 몰래 잠깐씩 누구를 좋아했던 건 그냥 병아리 오줌같이 미미한 경험이었고 진짜 가슴이 찌르르 머리부터 뱃속 깊이까지 관통하면서 두근거렸던 건 하이틴 수기 읽으면서. 고등학생 언니들의 수기를 읽으면서 울고 떨고 그렇게 연애를 배웠던 것이다. 그래서 막상 나는 별로 그런 식으로 연애 전혀 안 하는데, 그런 어떤 정형화된 연애담... -ㅁ-;;; 너무 좋음 ㅋㅋㅋㅋㅋㅋ 교회 오빠랑 맨날 사귀고-_- 고등학생인데 대학생 오빠에게 예쁘게 보이려고 또각 구두를 신고 나갔다가 맨홀 구멍에 껴서 구두 뿌러지고 자빠지고 -ㅁ- 근데 오빠가 와서 업어줬댔나..; 글구 김혜수가 영화화한 매우 충격적인 이야기.. 이건 하이틴 수기에 어울릴 얘긴 아니었당께 완전 무서운 ㄷㄷ 잘 나가던 교회 오빠;와의 사랑이 싹틀 무렵 교통사고 후 만나기 싫다는 오빠를 억지로 찾아가서 얼굴 한 쪽이 일그러진 것을 보고 도망쳐 나온... -ㅁ- 완전 무서워 그거 잊을 수가 없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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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주 의외로 야오이는 매우 늦게 접했는데.. 야오이는 그냥 연애물임. 이삼십대 여자를 노린 연애물임. 그래서 좋아함. 영화에서 기대하는 게 연출이나 장면의 아름다움이어선지 연애 영화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근데 그렇게 말하면 뭐 만화에서 기대하는 것도 마찬가진데 연애 만화는 엄청 좋아하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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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혼자 문뜩 깨달은 게 나는 나의 연애도 나중에 떠올리면서 므흣하게 혼자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막상 당시에는 그냥 그랬는데 나중에 떠올리며 -ㅁ- 떠 떨려...!!!! 좋아 꺅 ~~~~ 막 이럼< 남의 연애를 좋아하고, 나의 연애도 회상 모드에서 좋아하는 걸 보며 내가 관음증이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그건 누구나 그런 거라고 믿어왔으나 내가 변태란 걸 눈치챘다. 그런 점에서 무연도 변태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글을 남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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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게 아니고; 내가 내 연애에서 느끼는 다른 의미의 거리감... 무연의 거리감을 보니까 차원이 다른 나의 거리감이 떠올라서 썼엉 쿠쿠<</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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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진짜 명대사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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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사랑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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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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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사랑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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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아주 많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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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스파게티도 정말로 아주 많이 사랑할 수 있잖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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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미친 듯이 사랑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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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정신이 돌아오면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겠다는 거야?</p>
<p>
- 필립 가렐Philippe Garrel의 영화 [더 이상 기타 소리를 들을 수 없어]</p>
</blockqu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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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무연이란 사람에 대해 가만히 생각을 해보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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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이란 사람은 이 사람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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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 center">
<img alt="" height="75" src="http://blog.jinbo.net/attach/292/190306057.jpg" width="85" /></p>
<p style="text-align: center;">
사 사람이 아니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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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뵙네여 저 얼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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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이란 사람이 있는데< 기억력이 항상 정확해서</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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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 전에 나라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뭐 책을 읽어도 영화를 봐도 그때 뿐이고 지나면 다 까먹어서 나중에는 내가 그 영화를 봤다거나 그 책을 읽었다거나 그렇게 말할 수 없을 지경이 된다. 이 점에서 나를 바보라고 여겼는데 예전에 누군가 누구나 그렇다고, 그래서 꾸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해줘서 아 다른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열심히 하는구나 난 안 될 거야 아마 그랬다 여튼 차이가 꾸준한 공부 에 있는 줄 알았는데</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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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은 단순히 기억력이 좋은 것 같다. 끗<</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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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기의 어떤 글에 댓글을 달았었는지까지 다 기억한다. 심지어...ㅜㅜㅜㅜ 너무 슬픈 것까지 -ㅁ- 깜짝 놀랐네 -ㅁ- 물론 나름 애정이 있는 범위에 나름 국한해서 기억할 것 같긴 한데 어쩌면 인류 역사의 1페이지부터 다 지켜봐 온 신의 사자일지도 모름 아 썰렁 근데 성실함으로만 보기에는 별 시답잖은 내가 댓글 단 것까지 다 기억하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보니</p>
<p>
</p>
<p>
그리고 이번에야 깨달았는데 나도 공들여서 글을 잘 쓰고 싶은데 그런 거 쓰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까 맨날 시답잖은 것 위주로 쓰게 된다. 무연에게 불로그 왜케 글 자주 안 쓰냐고 뭐라고 했던 적도 있었는데 한 편 한 편 마치 논문 쓰듯이 아니 뭐 논문이랑 차이 있긔 없긔?! 뭐 그런 매우 밀도 높은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나도 그런 식으로 불로그를 운영할 요량이었으나 안 될 거야 나는 아마... 그렇지 않아도 좀 무거운 주제로 글을 써야겠다 생각한 건 결국 한 개도 안 쓰고 있짢아!!!!!!</p>
<p>
</p>
<p>
=ㅅ= 그런 얘기하려는 건 아니고 여튼 무연은 성실하게 공부하고 생각도 깊이깊이 많이많이 마아아앙니 한다는 걸 부정할 순 없겠지만 그 외에도 기억력 자체가 그냥 좋은 거라고!!!! 그런 생각이 들었기에 글을 남긴다 끗</p>
<p>
</p>
<p>
무연의 블로그 <a href="http://muhanhan.tistory.com">http://muhanhan.tistory.co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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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연 자체가 무한한 연습의 준말임으로 무한히 연습하고 더불어 연습하고 아무튼 그냥 마구잡이로< 열심히 공부하신다는 건 알겠지만 그래도 기억력이 좋당께!!!!!! 별 걸 다 기억한당께!!!!!!!!!</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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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내가 씨네필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나에겐 큰 불행이다. 비단 영화를 얼마나 많이 봤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영화가 나의 삶과 어떻게 엉켜 있는지를 보면 나는 씨네필이 아니다. 내가 영화를 아무리 좋아해도 영화를 내 삶에서 분리해 내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아쉽고 슬프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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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뭐 그래도 영화를 너무 좋아한다. 어릴 때 영구 씨리즈나 별똥별, 우뢰매 등 극장에 많이 다녔는데, 그래서 자연스럽게 영화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어린이 영화만 보다가 드디어 어린이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게 된 첫 영화가 박남정이 출연한 <박남정의 새앙쥐 상륙작전>이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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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mg alt="" width="382" height="505" src="/attach/292/061240381.jpg" /></p>
<p>그러니까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내가 어린이 영화는 졸업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았지만. 그 후에도 수많은 어린이 영화를 봐야만 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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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찾아보니 내가 9살때였네. 한강 다리 위에서 박남정이 떨어져 죽겠다고 난리 피우던 것과 대학생들이 라면을 냄비 뚜껑에 받혀 라면을 너무 맛있게 먹길래 집에 와서 엄마한테 라면을 끓여달라고 했던 게 기억난다. 집에는 냄비뚜껑이 없었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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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다음은 중학교 시기까지가 공백이다. 뭘 봤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중2 때 나는 내가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 <포레스트 검프>때문이었는 듯.. 지금은 숲을 달리고 대통령이랑 악수하는 쪼다같은 검프라는 것 외엔 기억이 안 나는데, 우리집에서 친구들과 이 비디오를 보는데, 애들이 전멸했다; 혼자 끝까지 보고 나선 나만 영화를 좋아하는구나...;하고 생각했다. 영화를 당일 반납했더니 옛날 영화 중 하나 공짜로 더 빌려줘서 <고스트 바스터즈>를 봤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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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러고보니 초등학교 때 배트맨 엄청 좋아했구나... 우리 집에선 엄마아빠가 딴 걸 봐서 1층 외할먼네 집에 내려가서 봤던 게 생각나네. 뭐 그 이상은 모르겠따.</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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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암튼 그때 노는 그룹이 달랐던 반친구가 영화를 좋아한다는 걸 같이 양파링 먹다가 우연히 알게 돼고, 같이 영화를 보러 다녔다. 나에게 극장을 다니는 즐거움을 알려준.. 이름이 뭐지ㅜㅜ 그 친구의 지론은 영화는 무조건 앞에서 봐야 한다는 거였고, 나는 20대 중반이 될 때까지도 그 원칙을 잘 지켰다. 그리고 앞 4번째 줄에서 봐야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 아직도 있다-_-;;</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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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때 봤던 건 진짜 그냥 가벼운 할리우드 영화들, <프렌치 키스>나 <아폴론 13>?? 이거밖에 생각이 안 나네. 암튼 영화는 맨앞쪽에서, 그것도 무조건 두 번 씩은 봐줘야 한다는 친구의 가르침에 따라 열심히 영화에 빠져들었다. 지금은 다시 보래도 못 볼 영화들을 황홀경에 빠져서 경외감을 가지고 충실하게 보았다. 비디오 가게에 나오는 신작은 전부 섭렵하고, 매달 나오는 다종의 비디오 소개 잡지에 (이 영화는 본 거라고) 줄을 긋는 게 너무 큰 즐거움이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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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매주 극장에 다녔다. 지금은 문닫고 사라진 부평극장. 옛날 극장들은 두 번 세 번 볼 수 있었는데.. 이 친구랑 그날 본 영화 얘기를 하느라 500m도 안 떨어진 서로의 집을 서로 데려다주며, 심지어 7번이나 왔다갔다 한 적도 있었다. 뭐 영화 얘기만 했던 건 아니겠지만. 걔네 언니 남자친구 얘기가 기억나네; ㅋㅋ</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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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고등학교 때는 나름 영화를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웃기다. <쉰들러 리스트>나 <대부>를 좋아했다. 그러다가 역시 영화를 엄청 좋아하며 영화감독지망생인 친구를 만나서 열심히 영화 얘기를 나눴따 얘한테 많이 영향 받았던 거같다. 같이 <졸업>이나 <플래툰>에 대해 나눴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졸업은 각자 밤에 보고 만나서 너도 어젯밤에 그거 봤냐며 마지막의 그 허무함에 같이 공명하고.. 플래툰이나 풀매탈재킷같은 전쟁 영화를 보고... 아 이거 쓰다보니까 생각났따 초딩 때 뭐 봤는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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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후레쉬맨 바이오맨 뭐 이딴 거 봤음;;;;;;;; ㅋㅋㅋㅋㅋㅋ 못말리는 람보 졸라 좋아했어 ㅋㅋㅋㅋㅋㅋ 아 제일 좋아했던 건 단연 <터미네이터>. 1, 2는 20번도 넘게 봤다. 글구 중딩 때는 <데몰리션맨> <져지드레드> 등등과 당대 유행했던 홍콩 멜로 액션은 다 섭렵했는데 펑펑 울었던 기억밖엔 없다...; 제일 좋아하는 배우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맞아 그랬구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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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고3때는 pc통신을 시작하면서 영퀴방에 빠져들었다. 프리미어나 스크린, 키노 등 당시에 보던 잡지들을 뒤져가며 보지도 않은 영화를 문제로 내고 맞추고-ㅁ-;; 그랬다. 거기서 한 대학생과 아주 친해졌다. 처음 들어가서 아무도 말도 안 걸어주는데 말을 걸어줘가지구.. 대화를 하다보니 내가 봐야 할 리스트로 뽑아놓은 영화를 전부 다 본 사람이었다. 위대하잖아... -ㅁ- 너무너무 좋아했는뎅.</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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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 사람이 추천해 준 영화가 <블루 벨벳>이었다. 나한텐 너무나 충격적이었어... 이 영화를 많은 장면들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그런 영화는 완전 처음 봐가지구, 너무너무 놀랬다고. 근데 가장 놀란 점은 이자벨라 롯셀리니(수정;)가 뱃살이 ㅜㅜㅜㅜ 뱃살이 있다니 ㅜㅜㅜㅜㅜㅜ 이거였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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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히히 이렇게 쓰다보니 햄볶아졌다. 20살 이후에는 사실은 훨씬 좋은 영화들을 많이 봤지만, 이제는 영화에 대해 10대 때 가졌던 경외감이 사라졌다. 경외감이 있긴 있는데 그때랑 질적으로 비교할 수가 없어. 그래서 나는 씨네필이 아니다.란 사실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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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0대에도 할 말 많은데 힘들어서 그만...; 무연의 글에 대한 소감을 적는다. 뭐야 나보다 영화 늦게 봤는데 훨씬 많이 보고 훨씬 많이 알아 억울해 ㅜㅜㅜㅜㅜㅜㅜㅜ</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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