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란: 할머니 태그 글 목록http://blog.jinbo.net/taiji0920/미드나잇 블루는 산왕의 색이다(#191970) 하란은 아카드어로 교차로. 좋아하는 거 적는 블로그2023-05-09T05:45:31+09:00Textcube 1.8.3.1 : Secondary Dominant너네 할머니뎡야핑http://blog.jinbo.net/taiji0920/28832015-04-06T00:22:40+09:002015-04-05T22:08:49+09:00<p>작년에 마지막으로 뵀을 때 아 ㅁ이네 외할머니도 곧 돌아가시겠구나.. 그런 느낌이 있었다. 반가워해주시며 손을 꽉 쥐어주실 때 그 악력은 여전했지만, 걷지를 못 하셔서, 불효막심한 생각이지만 그래도 올해 돌아가실 것 같으니 돌아가시기 전에 한 번 찾아봬야지. 그 생각을 비췄더니 어머니가 우리 내려오는 때에 맞춰 할머님을 집에 모시고 오셔서(원래 모시고 오실 예정이었는데 더 일찍 모셔오심) 며칠 같이 지내봤다. 이번에 봬니 다행히 몸상태가 더 좋아지신 것 같아서 올해 돌아가실 걱정은 없어졌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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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얘네 할머니는 91세시다. 내가 만나본 인간 중에 가장 나이가 많으시다. 어릴 때부터 우리 외할머니랑 동네에, 같은 집에 살아왔고 다 커서는 우리 친할머니랑 같은 집에서 몇 년 살았다. 내가 가진 할머니라는 존재들, 노인 일반에 대한 경험과 이미지가 있는데, 보통은 몸이 안 좋고, 안 좋은 몸만큼 기억력도 사고력도 감퇴한다. 약간 어린애 대하듯 대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어린애가 아니기 때문에 짜증날 때가 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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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얘네 할머니는 전혀 우리 할머니들 같지 않으시다. 처음 뵀을 때도 너무 깜짝 놀랐다. 정신이 정정하시다,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몸은 정말 안 좋으신데, 사고력도 기억력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본인의 젊은 시절에 비하면 좀 떨어지실 수도 있다. 다만 노인같지 않은 점들... 했던 말 무한반복하거나, 사건이 언제 일어났던 것인지 기억하지 못한다거나.. 그냥 그런 것들이 전혀 없으시다. 그냥 평범한 대화가 된다! 내가, 우리 외할머니를 엄청 사랑하면서도 그 노인의 전형성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그런 전형성을 가진 우리 할머니들을 무시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 나이대에 으례 갖게 될 물리적 특징들을 존중한 게 아니고, 그냥 무시했던 거란 걸 알게됐다. 사랑하는 사람을 무시하는 건 전혀 양립불가능하지 않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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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19" src="http://blog.jinbo.net/attach/292/1123027989.jpg" width="432" /></p>
<p>내 발<</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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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내가 미친듯이 즐겨신는 크록스 신발이 있다. 그거 신고 다니면 발이 저렇게 탄다 ㅎ 겨울에도 따뜻한 나라 갈 때 저거 신고다녀서 발이 여전히 타있다. 어머니가 발을 보시고는 막 이게 뭐냐고 그 신발 그만 신으라고;; ㅋㅋㅋ 하셨다. 마침 할머니께서도 자기도 물어볼 참이었다고, 이상하다 여름도 아닌데 저렇게 탔을 리는 없고, 때가 낀 거면 위아래만 하얄 수도 없고, 뭘까.. 싶었다고 두 분이서 막 웃으심. 눈도 좋으시구나! 귀는 잘 안 들리시는데, 누구에게든 폐 끼치는 걸 정말 싫어하셔서.. 내가 텔레비전 소리를 크게 하고 보시죠, 그랬는데 그럼 동네 사람들한테 다 들려서 안 된다고, 본인은 혼자 있을 때 보통 소리 꺼놓고 화면만 본다고, 근데 재미도 없다신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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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런데 귀가 잘 안 들리시니까 나는 무슨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할지는 좀 잘 모르겠더라고.. 어제 한 시간 정도 둘이 있는데 나는 좀 어색했는데. 시어머니 앞에서야 바닥에 막 드러눕지만, 할머니 앞에서 드러눕기도 그렇고...(결국 드러누웠다-_-;;) 자세도 불편하고.. 뭐 간단한 말을 해도 잘 못 들으시니까. 그러다가 할머니가 그냥 이런저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냥 평범한 대화였다, 텔레비전 소리 얘기밖에 기억도 안 남; 같이 티비를 보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눴다. 일상적인 소리는 거의 못 들으시는데도, 목소리가 전혀 커지지 않았다. 힘이 없어서라기보다, 그냥 이 정도 볼륨이 맞다고 생각하시는 게 아닐까 싶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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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원래 반구대에 갈 계획이었고 딱히 할 일도 없어서 모두 원하지 않지만 갔다 ㅋㅋㅋ 하지만 할머님은 몸이 정말 편찮으시기 때문에, 생각보다 집에서 반구대까지 너무 멀어서ㅜㅜ 차 탄 시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원하는 만큼 구경하지 못하고 서둘러나왔다. 할머니는 휠체어 타고 다니셔야 하는데, 길이 휠체어 다닐만한 길들도 아니고...ㅜㅜ 그리고 처음 천전리에 딱 도착했는데 할머니 식사를 하셔야 하는 거라.. 쪼금씩 드시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꼭 뭘 드셔야 하는데 나는 그런 건 상상조차 못 했고ㅜㅜ 어머니도 아 내가 왜 간식 안 챙겨나왔을까.. 그러심 그래서 천전리 공룡발자국은 못 보고 주변에 식당을 급하게 찾아가서 밥을 먹고 반구대 가서 좀 보고 돌아옴. 할머님은 "공룡 발자국 실컷 보고 왔나?" ㅋㅋ 그러심. 구경하는 데 방해될까봐 너무 저어하셔서 나도 구경하기가 저어됐다. 할머님은 반구대로 이동하며 "여물게 보고 오라"셨다. 대충 구경하고 돌아오는 동안 너무 피곤해서 차 안에서 주무셨단다 ;ㅅ; 돌아온 나를 보고 "한도 원도 없이 보고 왔나?"하고 물으셨다. 우와.. 뭔가 이렇게 쓰니까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ㅜㅜㅜ 그냥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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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030" src="/attach/292/1017054640.jpg" width="580" /></p>
<p>한도 원도 없이 구경하러 가는 모습. 어먼 ㅣ유럽 여행 가신대서 이것저것 선물을 챙겨놨는데(언니가 전부 챙겨줬는데 내가 챙긴 척 함-ㅅ-) 셀카봉을 가장 좋아하심 ㅋ 이 사진 보여드리며 이런 구도가 가능하다고 알랴드리니 좋아하심</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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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할머니는 차 안에서, 그리고 집에서도 가끔 손가락으로 톡 톡 손잡이를 두드리며 리듬을 타고 계신다. 어떤 리듬인 걸까? 할머니랑 나는 깊은 관계가 되지 못하겠지만, 그 만큼 시간을 공유하지 못할테니까, 안타깝지만. 할머니가 가고 싶은 곳은 단 한 곳 저승이란다. 이 얘기도 나한테 직접 하신 건 아니고 어머니가 해 주심.. 마치 우리 아빠처럼-ㅁ- 우리 어머니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할머니께 "엄마, 엄마가 가고 싶은 데가 어디야아?"하고 물으시니 할머니께서 나는 가고 싶은 데가 한 군데밖에 없다, 하시니 "어디? 저승?" 그러시는 거임-ㅁ- 우리 아빠가 할머니한테 자주 치던 드립인데ㅜㅜㅜ 그때마다 아빠한테 하지 좀 말라고 그랬었는데 우리 어머니가 어찌 이런..-ㅁ- 하고 깜놀해서 어머니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그랬더니 으응 할머니가 항상 하시는 말씀이라고. 가고 싶은 데는 한 군데밖에 없다고, 저승이라고 그런다고. 노인들이 아프다, 아프니까 빨리 죽어야지, 이렇게 말하는 거야 수도 없이 들어봤지만 어떤 반응을 기대하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니라서. 일단 나한텐 그런 말씀도 안 하셨고. 사리분별 정확하고, 진짜 자기 딸에게조차 조금의 폐도 끼치지 않으시려는 모습이 너무... 신기하고 왠지 부럽고 우리 할머니들이랑 비교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맴매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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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러면서도, 저렇게 온전한 정신으로 육체의 감옥에 갇힌 그 기분이 어떠실지.. 괜히 잘 알지도 못하면서 노인의 삶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외할머니 보고 싶네ㅜㅜ 돌아가면 만나러 가야지 진인옥 여사. 기승전 우리 할머니</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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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땅크 출입 금지" 평화와 뎡야의 고장 양평답다는 훼이크고 탱크가 지나가면 다리가 무너지나 보다.</p>
<p> </p>
<p>오늘 할머니 49재였다. 가족 관계에 그닥 관심 없는 나조차 스트레스 받았던 긴 갈등이 끝났다. 그 복잡한 사정을 다 모른채로, 큰엄마가 할머니 돌아가시기 전에 용서를 빌었던 건 다행한 일이다. 할머니와 큰엄마네의 불화를 이유로 마을에서 우애 좋기로 소문났던 아빠의 형제자매들은 오랜 시간 분열되었지만, 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이전의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일정 부분 회복했다. 할머니를 아빠가 긴급 모셔온 뒤 시골은 처음 가보는 거라 정말 오랜만이었다. 엄마 돌아가셨을 때 그렇게 큰 굿을 하고, 고모 돌아가셨을 때 자식들이 굿을 하지 않아 못내 아쉽고 섭섭해했던 아빠는 이번엔 굿을 하려 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모든 원한을 풀고 가신 걸까. 그랬으면 좋겠다.</p>
<p> </p>
<p>49재 자체는 특별한 건 없어 보였다. 제사를 지내고 산소에 갔다. 끗. ㅁ이를 데리고는 처음 시골에서 잤다. 몇 년 간의 냉랭했던 관계의 긴장이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옛날처럼 시끌벅적하고 편안했다. 이러저러한 말들을 썼었는데 날라가서 -_- 다 관두고.. 참 할머니 말년이 너무 구슬펐는데 이렇게 할머니 돌아가시고 자식들이 다시 뭉친 걸 보니(이번 주에 엄마들+고모까지 단체 여행 가신다고 함-ㅅ- 엄청 급격함..;) 참.. 참 이걸 여전히 뭐라고 해야 하나. 암튼 나같은 인간이 스트레스 받았다면 다른 가족 구성원들은 어떠했겠는가. 아빠 항렬만이 아니라 우리 항렬도.. 앞으로 더 친하게 연락하며 지내자고들 다짐했다 (나는 딱히 그러고 싶지는 않은데...;;;;) 하지만 앞으로 있을 가족 행사에서 서로 거리낌 없이 만날 수 있는 점은 참 좋다. 아빠는 너는 ㅁ이랑 자전거 타고 할머니 산소에 나중에 가라고, 큰엄마네서 자고 오면 된다고까지 하셨다.</p>
<p> </p>
<p>암튼 오늘 오전에 물고기 잡고 놀았다. 진짜 오랜만에 우리 시골 냇가에 갔는데, 무슨 거대한 돌들을 잔뜩 갖다 깔아놨더라? 매우 인위적이지만 그것도 그 나름 괜찮았다. 암튼</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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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960" src="/attach/292/1248721273.jpeg" width="720" /></p>
<p>망치를 끌고 가는 게 나임 큰오빠가 ㅁ이더러 망치 무겁게 뭘 들고 가냐고 끌고 가래서 끌고 가봄 대가리 부분이 겁나 무겁다. 망치는 냇가의 얼음을 뚜들겨 물고기를 깜놀하게 해서 유인하는 데에 쓰임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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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864" src="/attach/292/1314048347.jpeg" width="524" /></p>
<p>괜히 분위기 잡아봄< 어디 연장질하는 분위기로.. 하지만 물고기 잡는 내내 나는 거의 구경만 했다;</p>
<p>물고기 잡는데 빨리 오라고 전화 와서 제사 지내러 돌아감<</p>
<p> </p>
<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244" src="/attach/292/1286725281.jpg" width="700" /></p>
<p>정성스레 제사상을 점검하는 아빰. 끝까지 불효녀였기에 난 할머니 마지막 가시는 길을 못 지켰는데...ㅜㅜ 장롓날 언니가 들려준 얘기 너무 슬펐다. 산속에 매장하고 내려오는 길에 아빠가 눈물을 흘리셨다고. 아빠 친구가, "왜, 그래도 슬프냐?"라고 묻자 "그래 임마 눈물이 난다" 그랬다고.... ㅠㅠㅠㅠㅠㅠ 우리 아빠가 울었다니까 더 슬픈 거 있찌 -_-;; 같은 아저씬지 모르겠는데 오늘 제사상에 난입한 아빠 친구 겁나 웃긴 ㅈㅅ이 아저씨는 제사 중에 들어와서 큰소리로 떠들어서 아빠가 "임마 조용히 해" 그래버렸는데.. ㅋㅋㅋ 아빠의 작은 아버지가 오셨는데 ㅈㅅ이 아저씨가 그분을 "형!"이라고 불렀다. 같은 시골 사람들이라서 아옼ㅋㅋㅋㅋ 암튼 그 아저씨는 너무 웃기고 항상 우리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다 -ㅁ- 어디든지 항상 오심</p>
<p> </p>
<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94" src="/attach/292/1295456043.jpg" width="700" /></p>
<p>왠지 찍고 싶어서 찍었다. 제사상이 생각보다 조촐했다. 49재라서 그런가? 할머니 편히 쉬세요. </p>
<p> </p>
<p>명절 때는 항상 어머니들이 기절할 만큼 제사 음식을 만들고는 했는데 오늘은 어제 모여서 밤에 씬나게 놀고 아침에 딱 먹을 만큼 약간만 준비했다. 제사상은 항상 음식 놓을 자리 없게 빽빽하게 했었는데 49재라서 그런 건지... 계속 같은 말<</p>
<p> </p>
<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94" src="/attach/292/1309021611.jpg" width="700" /></p>
<p>얼마전 아기소가 태어났다고. 완전 귀여움 >ㅅ< 큰엄마는 아기소에게 패딩을 덮어놓으셨다 ㅋㅋㅋ 햇빛 쬐라고 막사를 걷었더니 이쪽으로 다가옴 뭐든지 어린 생물은 참 귀엽기도 하지.</p>
<p> </p>
<p>소 우리는 놀랄 만치 냄새가 나지 않았다. 내가 기억하는 소 우리는 똥범벅인데. 오빠 말로는 큰엄마가 엄청나게 정성스럽게 일하신다고. 정말 소하면 으레 코에 풍겨오는 냄새가 전혀 없어서 놀랬다, 겨울이라서 더 그런가? 나 없는 동안 할머니 장례에 참석했던 ㅁ이는 큰엄마가 동네에서 인심을 잃지 않은 것 같다고 신기하다고 했었는데, 시집 와서 거의 한평생 이 동네에서 살았던 할머니를 외지에서 온 자식들이 내쫓은 형국이었던 걸 생각하면(옛날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그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알고 있다), 큰엄마가 인심 잃지 않고 살았단 게 놀라웠는데 이런 것들도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p>
<p> </p>
<p>원래 길게 썼던 글이 날라가서 넘 빡쳤는데 그래서 새로 쓰다보니 엉거주춤하고 중언부언하는 글이 됐을 거 같다 다시 읽고 고치기는 싫고. 내 마음 속의 이야기는 거기 두자 결국은 잊을테니.. 어차피 써놔도 썼단 사실조차 잊을테닠ㅋㅋ 아오 요즘에 왠만한 건 다 기억 못 하는 나자신을 발견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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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고향에 돌아갈 수 있어서, 언제나 나 개인에게는 좋은 기억뿐인 큰엄마를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큰엄마는 토마토 농사도 지으신다니 여름에 토마토는 큰엄마한테 시켜먹어야지- 고추 딸 일손이 없어서 말라 죽은 빨간 고추들 보니까 아까워가지구.. 물맑은 양평 수돗물 아니고 지하수물 콸콸 나오는 양평 음식이 뭐든 맛있어서 깜짝 놀랐더니 그게 다 물맛이란다 양평에 놀러옵서예(적절한 마무리) 사실 큰엄마가 요리를 잘하시기도 하고. 아까 난데없이 ㅁ이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네 큰엄마가 너를 아껴주며 잘 살라고 하셨다고. ㅁ이는 아무 생각이 없지만 난 왠지 큰엄마의 마음도 느껴졌음 아빠랑 말할 수 없는 긴장 관계 속에서 얼굴을 마주칠 수밖에 없는 가족행사가 있을 때마다 내게 보여주신 한결같은 모습.. 아빠랑 나를 다른 인격체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할튼 얼마나 깊이 피도 안 섞인 조카딸을 사랑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항상 애정을 느낀다. 그나저나 ㅁ가 박씨 성을 가진 자인데; 우리 집안 배우자로 박씨 성이 많아서 항상 박씨에 대한 화제가 나온다. 큰엄마도 박씨다. 그래서 그런가...< 암튼 ㅁ이를 다들 박서방이라고 부르는데 첨엔 낯간지러서 뭐야 이겤ㅋㅋㅋ 그랬는데 이제 익숙해짐. 근데 진짜 박씨 가지고 한참을 얘기하고 나중에 또 하고 그러는데 이런 식의 화제가 참 생소하고 신기하다. 여튼저튼... 아 원래 몇 개로 노놔서 써야 되는데 일단 글이 한 번 날라가니까 이렇게 돼버림 ㅇ<-<</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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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p>
<p>돌아오기 삼일 전인 월요일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단다. 오기 전에 아빠가 너 없는 동안 할머니 돌아가실 거라고 찾아뵙고 가라고 했다. 많이 약해지셨지만 내가 찾아뵀을 때는 나도 알아보시고 우리 시어머니 안부도 물으시는 등 생각만큼 심각하게 안 좋지 않으셔서 아빠가 오버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비행기를 당겨도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어서 일정대로 나왔다. 멀리서 집중이 다른 데 쏠려서 그런지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다. 다른 손주들 회사에서도 다녀간다는 얘기를 듣고 진보넷에도 말해야 하나 고민하다 우리 규정상 조모상도 챙기는지 기억이 안 나서 바리한테 물어봤다. 고맙게도 말한 당일에 네 명이 다녀갔단다. 인천 장례식장에 가기 위해 사람들이 메세지를 주고받는 걸 보니 약간은 실감이 났다.</p>
<p> </p>
<p>가까운 이들의 노병사를 겪을 때마다 인간의 삶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왜 살아서 왜 살아가는 건지 정말로 더 모르겠다. 할머니의 삶은 무엇이었을까.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육이오를 겪고 어린 자식을 잃고 남편을 떠나보내고 자식들 우애 좋기로 마을에서 칭찬이 자자하다가 같이 살게 된 자식 며느리랑 파국을 맞고 말년을 상상도 못해봤을 도시 속 무능한/쓸모 없는 인간으로 보내고 일정 때 일본 선생이 추켜세웠다던 그 총명함 다 사라지고 사지육신 늙어 병들고 뼈에 금이 갔는데도 아픈 줄 모르고 끙끙 앓다가 늙은 몸 회복되지 않고 끝내 죽어버린. 할머니라는 인간의 삶과 죽음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나마 그를 기억하던 인간들이 사라진 뒤에 의미는 커녕 존재 자체도 알 수 없을... 왜 태어나서 왜 그런 고통을 겪고 왜 죽어야 하는지 </p>
<p> </p>
<p>역시 이런 글을 쓰니까 너무 슬프다. 한국에 돌아가서 생각해야지. 금요일 삼오제에 참석하기로 했다.</p>
<p> </p>
<div class="scpo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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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온가족은 생략하고 언니랑 외할머니랑 셋이 섬에 놀러갔다 왔다 텐트 치고 잤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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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center">
<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46" src="/attach/292/1007625921.jpg" style="width: 250px" width="260" /><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46" src="/attach/292/1170209625.jpg" style="width: 250px" width="260" /></p>
<p style="text-align: center;">
섬으로 가는 배 / 텐트 치는 언니</p>
<p>
</p>
<p>
물론 텐트는 나랑 언니랑 같이 쳤다. 오랜만에 치니까 뭐가 뭔지 초왕쉬운 텐튼데도 까먹어서 우왕좌왕대었다. 하지만 성공했긔!</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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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p>
<p style="text-align:center">
<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46" src="/attach/292/1186617886.jpg" style="width: 250px" width="260" /><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46" src="/attach/292/1050786133.jpg" style="width: 250px" width="260" /></p>
<p style="text-align: center;">
게를 문 모시 조개 / 다정히 조개 파는 할뮈와 나</p>
<p>
</p>
<p>
그러고보니 이 때가 내 핸드폰 카메라의 위대함을 실감한 첫날이었다. 왜냐면 언니 디카랑 내 꺼랑 가져갔는데 후라쉬 터뜨렸을 때 내 께 더 선명함. 다만 색을 너무 날린다 저게 모시 조갠지 뭔지 흰 게 빛나고 있으니까 나조차 머지?? 이랬다</p>
<p>
</p>
<p>
할머니와 나의 다정한 사이야 워낙 다정해서 말이 필요없을듯<진익옥 할머니 우비 소녘ㅋㅋㅋㅋ 초상권 보호 이런 거 없음 ㅇㅇ</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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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p>
<p style="text-align: center;">
<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653" src="http://blog.jinbo.net/attach/292/1296881909.jpg" width="368" /></p>
<p style="text-align: center;">
아주 햄볶한 사진같지만 실제로는 강압.</p>
<p style="text-align: center;">
언니는 사진 찍을 때마다 "웃어!!" 이런다 -_-</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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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p>
<p style="text-align: center;">
<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93" src="/attach/292/1130731609.jpg" width="520" /></p>
<p style="text-align: center;">
섬인데 늪같이 생긴 게 있네 ㅇㅇ 아주 안개끼고 비오고 난리도 아니었다<</p>
<p>
</p>
<p>
</p>
<p style="text-align: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
<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93" src="/attach/292/1256560899.jpg" width="520" /></p>
<p style="text-align: center;">
자신감과 볼륨감을 겸비한 진인옥씨 ㅋㅋㅋㅋ /</p>
<p>
</p>
<p>
</p>
<p style="text-align:center">
<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46" src="/attach/292/1216107988.jpg" style="width: 250px" width="260" /><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46" src="/attach/292/1154893787.jpg" style="width: 250px" width="260" /></p>
<p>
</p>
<p>
횡재했다. 먼저 가는 여행객들이 우럭을 주고 가서 매운탕 끓여먹었다. 차린 게 많았는데 갑자기 우럭을 줘가지고...</p>
<p>
</p>
<p>
커다란 튜브를 사서 수영도 했는데 사진을 못찍었네. 다음날 찍어야지 했는데 다음날 걍올라왔다. 할머니가 갑자기 치매 증세를 보여서 굉장히 우울했다. 밤에 한숨도 못 자고 휴우... 그래도 놀 땐재밌게 놀았음 ㅇㅇ 인천에 오니 비가 산더미같이 왔었다 할머니가 밥을 사줬다 진인옥 할머니 건강하시오 만수무강하시오</p>
<p>
</p>
<p>
마지막으로 경비 다 대고 운전하고 자기 휴가라고 제일 고생한 횬히메에게 어서 완벽한 남친이 생기길... 키크고 돈 잘 벌고 진보적인 남자는 내게 연락하시오. ㅋㅋㅋ -ㅅ-</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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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엄마도, 삼촌도, 외할머니도 모두가 한때는 아기였으며 어른인 채 태어난 게 아니란 걸 알고 깜짝 놀랐다. 그때의 감동이 지금도 살아 있다< 누구도 처음부터 어른은 아니야. 어른이 되었다고 아기 시절과 단절적인 것도 아니야.</p>
<p>
</p>
<p>
우리 외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할머니는 내가 0대 때도 할머니였고 10대 20대에도 계속 할머니라는 게 너무 슬펐다. 너무 일찍 할머니가 되었다, 하지만 그때 당시로 생각하면 특별히 이른 것도 아니다.</p>
<p>
</p>
<p>
외할머니와는 어릴 때부터 살아서 친했는데 어느날부터 할머니는 입맛도 없어지고 그저 늙은이로서 나에게 약한 모습만 보여주게 됐다. 어릴 때는 나에게 약했어도 약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나중에는 뭔가 관계가 약자와 강자의 관계가 되어서 나는 지랄 떨고 할머니는 응응 받아주는... 할튼 이 얘기 할라는 게 아니고, 할머니는 같은 시기의 다른 여자들처럼 우여곡절 많은 삶을 살았고... 예전에 안경 할머니의 자식이 미국인지 부산인지 떠나는 바람에 안경 할머니와 강제로 헤어져야 했을 때는 노인의 거주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 바가 있긴 하지만...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사실 나는 낭만적인 상상을 전제하고 있었아. 낭만적이라... 그냥 현실을 몰랐다고.</p>
<p>
</p>
<p>
친할머니랑 살게 된 이후로 여러가지로 놀란 건, 어떤 부당한 것을 시정할 때... 그 부당함을 겪는 당사자가 결코 아름다운 상황은 아니라는 거... 뭐래 뭐라고 말해야 해????</p>
<p>
</p>
<p>
암튼 굉장히... 뭐라고 쓸 수도 없다. 프라이버시라서. 그냥 노인 문제에는 내가 전혀 알 수 없었던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이 있고 어느 한 부분도 낭만적으로 생각해선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뭐라고 해야 돼??? 몰라ㅜㅜㅜㅜ</p>
<p>
</p>
<p>
예전에도 쓴 적이 있는데 했던 얘기를 무한 반복하는 것... 정말이지... 견딜 수가 없다. 하루에 몇 번 마주치지도 않는데 어느 하루 빠짐없이 똑같은 얘기 뿐이라면. 그리고 어느날 함께 있는 시간에, 지난 번에 함께 있었던 때 이미 수십 차례 했던 얘기를 똑같이 반복한다면. 진짜 짜증이 난다. 하루에도 그냥. 할머니가 말 거는 것만으로 화가 치민다. 올초부터 같이 지내면서 집에 같이 있는 대부분의 날들에 항상 하루도 빠짐없이 똑같은 말을 하는 할머니가 너무 짜증난다.</p>
<p>
</p>
<p>
그리고 그런 할머니를 나보다 더 많이 겪어야 하며, 그래서 더 많이 화나고 그래서 더 많이 할머니에게 부당하게 대하는 어떤 가족을 보면 더 화가 치민다. 그리고 이 문제는 나에게 너무 스트레스고 내가 이런 문제로 스트레스를 겪을 줄은 생각도 못해서 너무 더 스트레스다<</p>
<p>
</p>
<p>
할머니는 너무 부지런하셔서, 하지 말라고 해도 청소하고 설거지를 하시는데, 할머니는 세제를 안 쓰고, 설거지를 하면 안 하는 것보다 지저분하다. 그런데 할머니가 설거지를 하면 지저분하다는 얘긴 할머니에게 굉장히 모욕적인 거다. 그래서 모두 돌려서 말하며 하지 마시라고 하고 짜증도 내는데 밥먹자마자 설거지가 안 되는 상황이 할머니에겐 이해가 안 가는 거 같다.</p>
<p>
</p>
<p>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아무리 아파도 손걸레로 마루를 매일매일 훔쳐야 직성이 풀리시는데, 그 손에 힘이 없어서 걸레는 오히려 더럽고, 그렇지만 누구도 그 걸레를 항상 깨끗이 해놓을 만큼 부지런하지 않고 그렇게 하래도 그러고 싶지도 않고.. 가끔 밥먹을 때 내 다리 아래로 머리를 들이밀고 꼼꼼하게 빼놓지 않고 청소하시는 할머니가 너무 싫다.</p>
<p>
</p>
<p>
뭐 그렇다는 얘길 써보았다. 또 이렇게 대충 끝냄. 근데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 쓸 수 없는 이야기들이 백배는 더 스트레스라서.. 할머니가 한 달 정도 다른 자식네 집에 머무신 적이 있는데. 그땐 정말 너무 좋았다... 너무 슬프다. 잘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함께 산 우리 외할머니라면 다를까? 한 번도 친했던 적이 없고 그 많은 손주들 중 내 이름만 잘 모르던 친할머니... 아무 애정도 없는 상태에서 같이 살게 된 친할머니라는 , 근데 너무 가엾은 일을 겪고 너무너무 약한 친할머니는 근데 나에겐 스트레스일 뿐이다 못 된 나라서 더 스트레스고... 아마도 보통 착한 사람들은 괜찮을 거야...</p>
<p>
</p>
<p>
갑자기 외숙모가 나에게 너가 보기엔 너네 외할머니가 약하고 불쌍해 보이겠지만 나에겐 (심한?? 뭐라 그랬더라?) 시어머니이다. 라고 말했떤 게 생각나는구나 뜬금없고...<</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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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할머니 2 : 무슨 소리세요. 제가 텔레비젼에서 봤는데 95 넘은 할머니도 갈비 뜯으면서 정정하더구요</p>
<p>할머니 1 : 아 그래요.</p>
<p> </p>
<p> </p>
<p> </p>
<p>할머니 1 : 너무 오래 살아서 걱정이에요</p>
<p>할머니 2 : 무슨 소리세요. 제가 텔레비젼에서 봤는데 95 넘은 할머니도 갈비 뜯으면서 정정하더구요</p>
<p>할머니 1 : 아 그래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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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할머니 1 : 너무 오래 살아서 걱정이에요</p>
<p>할머니 2 : 무슨 소리세요. 제가 텔레비젼에서 봤는데 95 넘은 할머니도 갈비 뜯으면서 정정하더구요</p>
<p>할머니 1 : 아 그래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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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할머니 1 : 오래 살아서 걱정이에요. 하긴 어디 텔레비젼 보니까 90 넘은 할머니가 고기를 뜯더라구요. 그걸 보니까 내가 오래 산 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해요</p>
<p>할머니 2 : 저도 그거 봤어요, 정정하시더라구요</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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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표준어로 적어서 별로네... 이 얘기 듣고 웃겨서 미칠 뻔 했었는뎅.</p>
<p> </p>
<p>할머니 1은 친할머니고 할머니 2는 외할머니시고, 위 얘기는 언니의 목격담이다. 할머니들과 얘기하면 너무 싫은 게 했던 얘기를 세 네 번은 반복한다는 것이다. 대여섯번 째 되면 심성이 착한 나도 폭발한다 아까 말했잖아!! 그만해!!!!<</p>
<p> </p>
<p>기본적으로는 그냥 대화하는 건 나쁘지 않은데 자꾸 했던 말을 또 해서 이 부분을 인내해야만 한다. 언제나 했던 얘기의 무한 루프... ㅇ<-< 그.. 그만해!!!! 노인이라고 해서 다 참아줄 수는 없어...라는 심정으로 꽥 꽥 소리지른다. 외할머니의 표현임 꽥 꽥 거린다고 ㅋㅋㅋ</p>
<p> </p>
<p>어째 됐든 할머니를 아무리 사랑해도 대화가 그리 즐겁지 않은 건 할머니 탓이고 할머니가 할머니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생각했었는데 위의 대화를 듣고 머리를 꽝 도끼로 맞은 듯한 깨달음이 왔따. 할머니끼리는 무한 반복해도 재미있는 거야...!! 젊은 나를 기준으로 한 번 한 얘기는 다시는 하지 않는 것이 어떤 기준이 되는 게 아니라, 나이/연령</문화 기타 등등에 따라 기준이 다른 것이지.</p>
<p> </p>
<p>그건 그거고, 4번째 얘기하게 되니까 상대한테 들은 얘기를 마치 자기가 본 것처럼 얘기하게 되는 것이 웃겨 죽겠따;;;; 앞에 한 얘기가 아예 기억이 안 나는 게 아니라 다른 형식으로 저장되는 건가?? 이를테면 무한 반복해도 재미없지 않도록 뇌가 나름대로 각색하고 변주하는 것이지....</p>
<p> </p>
<p>ㅋㅋ 그나저나< 아침에 우리 강경옥 선생님의 명작 <두 사람이다>라는 만화를 10분쯤 보았다. 그냥 갑자기 보고 싶어가지구...< 과연 명작이었다...<</p>
<p> </p>
<p>아 그리고 외할머니가 친할머니에게 나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단다. 뎡야핑이 애가 참 차갑지 않냐고... 그래도 심성은 참 착하다고... 친할머니도 반쯤 수긍하면서 그래도 애들이 착하다고...... 내가 차가운 손녀구나...; 현대인이라서 그램 'ㅅ' 전화도 잘 안 하고 2달에 한 번쯤 만나고.. 집에 같이 사는 친할머니랑은 거의 안 놀고... 뭐 그런 여자임 참 나쁘다 집에 일찍 오라는 아빠의 짜증이 이해가 갈 법도 하다. 뭥미 이 훈훈한 결론......</p><div class="scpo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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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img alt="" height="400" id="my_post_img3981284" onclick="viewPostImage('/attach/292/091209322.jpg')" onload="setTimeout('fixImage(3981284)',300)" src="/attach/292/091209322.jpg" style="CURSOR: hand" width="300" /></p>
<p>
새해 인사 하러 가서 찍었던 사진.<br />
항상 생각하는 건데 할머니랑 사진 찍으면 내 얼굴 예쁘게 나온 것만 남기고 막 삭제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고 뭐 할머니 예쁘게 나온 것까지 삭제하는 건 아니지만 내 얼굴만 보는 경향이 있다. 젊은 여자의 생리인가... 나의 생리인가... 인간 보편의 생리라고 해두자.</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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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고 할머니 얼굴이 작아서 상대적으로 내 얼굴이 너무 커 보인다. 그래서 항상 뒤로 빼는... 나 이런 거 진짜 싫어하는데 ㅋㅋㅋㅋ 얼굴이 크면 정직하게 커다란 얼굴로 승부해!! 근데 할머니의 쪼매난 얼굴 앞에서는... 매호 작아지는 나이기엠... 한없이 뒤로 빼게 되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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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 일정 때 나이가 10대 초반이었는데 동네 처녀들이 위안부에 끌려가진 않았고, 돈 벌게 해준다고 사기쳐서 데려갔다고... 할머니는 너무 어려서 제외. (그런데 쓰고 보니 우리 외할머닌지 친할머닌지 헛갈려=ㅁ= 사진 속에 분은 외할머니)</p>
<p>
</p>
<p>
<a href="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id=45694">['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착공식 열려]</a> 뉴스를 읽고 생각나서 써봤다. 우리 할머니는 일정의 기억은 크게 없지만(깡촌이라서)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생각하면 학을 떼실 정도로 아조 고생하셨다. 임신은 어떻게 했냐긔 물었더니 그냥 할아버지가 덤비면 아이쿠...하고 했다고... ㅋㅋㅋㅋㅋ 왜 웃기지;</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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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피임법을 물어봤었는데, 옆동네에 피임 전문 야매 의사(?)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갔는데 뭔가 스폰지?? 실꾸러미?? 뭔지 잘 모르겠는 뭐를 질 속에 넣었다고...-_- 뭔지 잘 모르겠는데 만화 <언더더로즈>에 나오는 그건가보다.</p>
<p>
</p>
<p>
생리가 끝났을 때는 날아갈 듯 행복했다고 술회했는데, 그건 너무 슬펐다. 거추장스러웠던 매달의 피흘림.. 할머니 인생에서 떼어놓고 가고 싶었던 짐들이 얼마나 많았을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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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p>
<p>
↑박물관에는 1층에 팔레스타인 관련 전시도 있다고 한다. 가서 봐야지.</p>
<p>
<a href="http://www.whrmuseum.com/">http://www.whrmuseum.com/</a></p><div class="scpo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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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
<p>
<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25" src="/attach/292/1293698147.jpg" width="300" /></p>
<p>
</p>
<p>
<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25" src="/attach/292/1279702984.jpg" width="300"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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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400" src="/attach/292/1351665507.jpg" width="300" /></p>
<p>
</p>
<p>
<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400" src="/attach/292/1258532258.jpg" width="300" /></p>
<p>
<br />
안경할머니는 사진 찍는다고 안경을 벗으셨다 ㅋㅋㅋ</p>
<div style="text-align: left;">
<br />
모자할머니는 우리 할머니다.<br />
안경할머니는 모자할머니의 최고의 친구이다.<br />
마음이 가장 잘 통하는 사이이다.<br />
<br />
안경할머니는 따님의 원조로 사는 백수이다.<br />
모자할머니도 아들의 원조로 사는 백수이다.<br />
<br />
안경할머니의 따님은 애들 교육 문제로 미국으로 이민을 가기로 하였다.<br />
미국에 가면 힘들게 맞벌이 해야 하므로 애들 밥해줄 안경할머니가 필요하다<br />
<br />
두 사람은 며칠을 엄청 부둥켜안고 울었따 ㅇ<-< 아 이거 너무 슬프잖아<br />
<br />
미국은 쎈 나라라서 비자발급이 거부됐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어쨌든 미국행은 안 되고 부산으로 가게 되었다.<br />
<br />
부산이나 미국이나 이 두 할머니에게는 마찬가지다. 이제 서로 평생 영원히 못본다.<br />
<br />
할머니 집에 갔다가 안경할머니와의 마지막을 즐기라고 집을 나섰는데<br />
두 사람 사진을 한 번 찍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돌아갔다.<br />
(내 카메라 조낸 후져 조낸 후레쉬 터뜨려도 저 모양 ㅠㅜ)<br />
<br />
안경할머니가 계속 함께 사진을 찍고 싶어했다고 고맙다고 하셨다.<br />
(근데 사진은 저래ㅜㅡ)<br />
<br />
자연스럽게 서로 감싸안는데 셔터를 누르고 사진이 찍힐 때까지 사이에 지은 두 사람의 표정이<br />
정말 슬퍼서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잽싸게 찍고 튀었다.<br />
<br />
왜 두 할머니는 함께 살 수 없는가? 백수라서 그렇다. 백수... 아</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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