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애같음은 천진난만함 또는 순수함으로 연결되기도 하겠죠. 저는 뎡야님한테서 배려랄까 너그러움 같은걸 봤어요. 특이하고 재미있는 상상의 보물창고같은 사람이 너그럽고 친절하기까지 해서 막 좋아졌어요^-^. 내가 뎡야님 좋아한다는걸 아마 뎡야님도 알꺼야...아..부끄러워라....
아마도 내가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 것과 그것의 정치성이 완전하게 합치 되기란 영원히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제가 미조구치 겐지의 영화 중에 <<겐로쿠 주신구라元祿忠臣藏>>를 정말로 좋아하거든요.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첫 숏에서부터 혼이 완전히 나가버릴 정도로 그렇게 보았었는데, 하필이면 이 영화가 미조구치가 작정하고 만든 국가주의 영화였어요. 말하자면 일본 군국주의 미학의 최전선이었던 셈이죠. 그래서 그런지, 저는 이 영화를 좋아한다고 할 때 여전히 멈칫거리면서 말을 하고는 해요. 때로는 영화의 작품성으로 그 영화의 잘못 된 이데올로기를 방어하려는 나쁜 마음을 먹기도 하고요. 그 둘이 완전히 따로 노는 것이 아닌데 말이죠(^.^;).
그런데 어린 아이 같은 모습들이 일종의 반지성주의나 (극단적인) 반계몽주의로 나갈 때는 꽤나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물론 뎡야님의 글을 보고 그런 위험을 느꼈다는 뜻은 절대로 아니고요, 일반론적인 차원에서 말이지요(^.^).
저는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 있잖아요? 너무 유명하지만, 난 명성보다도 더 심하게 감동을 받아서...=ㅁ= 친구한테 보여줬더니 군국주의때매 토할 것 같다 그랬었더랬죠... 씁쓸...;;
작품의 정치적 맥락이 그지같아도 나는 좋아 미치겠는 게 있죠. 근데 내가 개똥만도 못하다고 생각함 + 정치적으로도 개똥인 작품을 누가 멋지게 해석해바바... 막 존나 갈구고 싶어요... 음...=ㅅ=;;;;;; 여기서는 막 내가 옳다는 거죠. 내가 좋아하는 건 내 취향이 되고, 남이 좋아하는 건 옳지 못하다고 개지랄... 캬캬캬캬...ㅜㅜㅜㅜ 아 눈물이..ㅜㅜㅜㅜ
(당연히 제가 모어를 읽었다는건 뎡야도 알 것이고.. -> 밝히는건 설마 아니라고 생각하실까봐 걱정하는 저의 소심한 제스추어.. =ㅂ=;)
저는 뎡야와 완전 반대에요. 뭔가 늘 부족한게 있을거라는 걱정 때문에 맘에 드는 영화가 있다로 해도 그 영화를 만든 사람의 정치적 성향이 완전 나랑 정반대라면 '아마 내가 뭔가를 놓치고 본게 틀림없어! 아아 난 왜 이렇게 바보일까!'라고 생각하면서 자꾸 되풀이해 보고 일부러 흠을 찾아내거든요. >_< 나 정말 왜 이러지..
저는 뎡야님 글을 보면서 어린애같은 부분이 있다는 생각은 안해봤어요. 다만 표현 방식은 특이하다고 생각했지만.. 방식이 내용을 규정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 내용만 들여다보면 가끔 '어머! 이런 통찰력이!'라고 생각할 때가 가끔(응? 정말 가끔? ㅋ) 있었음.. 히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