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시마 나기사의 극영화 중 보지 못한 영화가 딱 세 편이 있는데, 이 영화가 그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보지 못한 영화에 관한 뎡야핑님의 평만 조용히 읽고 가려 했는데, 글을 읽다보니 궁금한 것이 생겨서......(-_-)
"산페이의 만화 컷을 그대로 가져다가 요약(?)해서 이어 붙여서 만들었다. 새로 그리거나한 게 아니고 만화책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 그니까 연출이 다 된 만화를 부분 부분 오려서 소리를 입혀서 만든 거. 거기서 구사할 수 있는 카메라 워킹이라고는 위아래 훑기, 좌우 훑기 뿐이었다;;;;;;" 이 내용만 보면 [닌자무예장]에서 만들어 진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이 왜 "저퀄"인지 이해가 잘 안됩니다. 제가 영화를 보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저의 생각을 조금 남겨 보자면, 뎡야핑님께서 남겨주신 대로라면 오시마 나기사는 영화의 속성, 곧 '운동-이미지'라는 영화의 가장 핵심적인 속성을 포기한 채로 정지된 이미지인 만화 이미지만 가지고 승부를 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영화에서 미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은 거의 몽타주만으로 제한된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남겨 주신 글에 따라 "구사할 수 있는 카메라 워킹이라고는 위아래 훑기, 좌우 훑기 뿐이었다"면, 오시마 나기사는 더욱 이미지의 몽타주에 의존했다는 뜻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애초에 만화 이미지의 몽타주만으로 영화를 밀고 나가려고 했던 것이므로, 오히려 연출은 만화를 다시 그리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의 움직임에 따른 만화 이미지의 몽타주에 있을 것이며, 따라서 그것은 "저퀄"과는 무관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뭐, 하여튼, 이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오시마 나기사는 교토 대학 재학 중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이었고, 60년에 만든 [일본의 밤과 안개]부터 70년에 만든 [도쿄전쟁전후비화]에 이르기까지 줄 곧 일본의 학생운동과 공동체 운동에 관한 것이 아니면 재일조선인의 문제를 다루는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일본의 밤과 안개]는 어둠의 경로에서도 구할 수 있다고 들었으니 한 번 찾아보시기를(^-^). 오시마 나기사 영화 중 정치적인 부분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구 저퀄 말이죠 영화 보면서 나도 만들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니까 그런 위대한 감독처럼 할 수 있다기보다-_- 기술적으로 나도 스캔 떠서 뭔가 해볼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능 나 혼자 모든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내면서... 그럼 그냥 다짜고짜 키치가 되겠지 흥 내가 하는 게 뭐 그렇지...-_- 급하기시러짐<
쓰신 글에서 영화 [닌자무예장]을 폄하한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은 아니구요, 글의 전반부에 “영화에 대해서 일단 쓰자면, 영화적으로는 전혀 모르겠다. 솔직히 이제는 오시마 나기사가 어떤 영화를 만드는지 기억도 안 나고-_- 이 영화 자체도 영화로서... 잘 모르겠따 그냥 저퀄의 팬아트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영화 자체가 후진 건 아니고 그냥 기술적으로, 요즘 이름없는 팬들이 더 잘만들잖아??”라는 부분을 보고, 영화에 집중하기보단 만화에 집중을 하신 글을 쓰신 것이 말씀하신 의미에서의 “저퀄”과 관계가 있는 것은 것 같기도 하여 질문을 드려 보았아요(남겨 주신 덧글을 보고 한정을 해서 쓰신 표현임을 확실하게 알았구요(^-^)). 뎡야핑님은 만화광이면서 영화도 좋아하시니까, 영화 [닌자무예장]을 보시면 저 두 가지 팬심이 모두 드러나는 말씀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글에는 영화 미학에 관한 이야기가 없어서 영화를 보지 못한 제 입장에서 궁금한 것을 물어 보고도 싶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