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에 있으면 판단력이 약해질 수도 있는 것을, 그 사람에게 분노할 것이 아니라 어떤 구조 하에 그런 상황에 처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을, 왜 쓸데없는데 기력을 소진하느냐는 신승원의 반응에 기분나빠 어쩔 줄 모르던 내 마음이 사르르르... 와해되었다-_- 그 전에 잘 알지도 못하는 수잔 손택에게 어마어마한 권위를 주고 남들이 얘기했으면 흥,하고 지나쳤을 것을 혼자 권위 주고 실망하고 쌩난리를 쳤구나아. 타인의 고통 그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고 절박한 상황에 판단력이 흐려질 수도 있는 것이라는 참진리!
그 어떤 구조니 상황이니 하는 그 모든 것들을 본다면, 이 세상에 이해 못할 사람이 어디 있겠으며, 나름대로 정당성을 가지지 않은 행동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해는 하더라도 내 관점에서 분명 잘못된 것이라면, 그 사람은 비판받아 마땅한 것일뿐! 모든 걸 다 안다는 듯이 공자님인양 가만히 있는 사람이 전 더 싫습니다
내 관점이 잘못됐다면요? 오히려 동지가 말씀하신 공자님인양 가만히 있는 사람이란 손택이 호소한 모든 평화활동가였습니다. 대학살극이 벌어지더라도 거기에 개입하여 전쟁을 벌이는 것도 평화주의자로서 혹은 나토를 움직이게하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알고 있는 자로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 지금도 다수지요. 그랬다면 더 많은 코소보 양민들이 학살당했을 것이에요.
그래서 나토의 개입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바라보면서도 나토가 부당하다고 하는 제가 오히려 위선적일 수도 있는 겁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침공할 때마다 저는 유엔군이 투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심각하게 이스라엘군인들의 죽음을 바라게 됩니다. 인도주의적 전쟁이라는 레테르만 안 붙였을 뿐 손택과 같은 입장인 겁니다. 그리고 손택에 대한 나의 비판의 오류는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입장을 내가 권위를 준 손택이 말했다고 하여 심하게 비관한 권위주의적 입장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