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노 다케시는 1994년에 있었던 오토바이 사고로 1년간 병상에서 보낸 적이 있습니다. 이때의 후유증으로 안면 근육이 마비되었는데, 이것이 기타노가 연기하는 캐릭터에게서 나오는 독특한 무표정을 가능하게 만든 측면이 있습니다(이러한 기타노의 연기를 두고 노能에서의 배우 또는 로베르 브레송이 [시네마토그래프의 단상]에서 말한 모델로서의 배우를 언급하기도 하죠). 물론 사고 당하기 이전의 영화에서도 거의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안면 근육 마비에서 뿜어 나오는 무표정과는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겠죠.
[그 남자, 흉폭함에 관하여]는 인상적인 데뷔작이죠(^-^). 이 영화 한 편을 보고 기타노가 일본에서 가장 흥미로운 동시대 영화감독 중 한 명이 될 거라고 예견한 비평가가 있었을 정도입니다(결국 그 예견은 맞았구요). 저는 작년에 [아웃레이지]를 보면서, 기타노의 [하나-비]와 [소나티네] 그리고 [그 남자, 흉폭함에 관하여]를 떠올렸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그 중 하나는 폭력이 표현되는 방식 때문이었어요. 삶과 죽음에 관한 그 나름의 성찰과 우울함을 담고 있던 폭력의 장면들이 [아웃레이지]에서는 말 그대로 그저 비열하게만 휘둘려지고 있었거든요(그리고 이런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남자, 흉폭함에 관하여]와 비교하면 폭력을 표현하는 방식이 꽤나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여튼 여러모로 흥미로운 감독이에요(^-^).
저도 확실히 기억은 안 나는데, 다른 패거리랑 싸우는 거 외에는 자기 동급생들에게 엄청 친절하고, 한 번도 말썽부리는 걸 본 일이 없어요. 오락실은 좀 다니는 것 같았지만...;; 건전한 오락을 했을 거라 생각되구요...;;;; ㅋㅋ 근데 그 만화에서 아무도 담배 안 피운 듯요...; 정대만처럼 대놓고 탈선하지 않구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