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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변호사 2차 기자회견

2007년 11월 5일 (월) 16:36   머니투데이

[전문]김용철 변호사 2차 기자회견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김용철 변호사(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은 5일 오후 서울 제기동 성당에서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과 관련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현직 최고위 검사 가운데도 삼성의 불법뇌물을 정기적으로 받은 사람이 여럿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삼성을 위해서 검찰이, 국정원이, 청와대가 모든 언론기관이 움직이며 실시간 정보보고를 했다"며 "심지어 시민단체마저도 회의가 끝나면 회의록이 삼성에 보내졌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변호사의 기자회견 전문>

전두환 전 대통령 부정 축재 재산 찾다, 쌍용 김석원 회장 집에서 보관하고 있던 비자금을 찾았더니 청와대에서 수사 중단을 지시했다. 제가 의지를 꺽지 않고 결국은 검찰을 떠났다. 저는 변호사 업계 현실을 잘 알고 있었다. 사실, 사건 승임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삼성으로 갔다. 망하지 않고 월급은 꼬박꼬박 나올 거라는 생각이었다. 사실 아들 대학 등록금은 빚 안내고 보냈으면 하는 가난한 검사의 바람이었다.

삼성에 들어간 건 제 인생의 큰 실수였다. 삼성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사치했다. 대신 삼성은 제게 범죄를 지시했다. 돈으로 사람을 매수, 회유하는 불법로비는 모든 임원의 기본 책무였다. 저는 검찰을 비롯해 법조계 인물을 관리했다. 구조본 안에서 검찰 관리 수십명을 관리하고 나머지는 60여개 계열사 관리자가 나눠서 했다.

설 추석 여름 휴가 일년에 삼회, 500에서 수천만원까지 정기적 뇌물을 돌린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십억원을 전달하라고 하기도 했다. 범죄 공범이라는 죄의식 때무에 괴로웠다. 현직 최고위 검사 가운데도 삼성의 불법뇌물을 정기적으로 받은 사람이 여럿 있다. 밝여야 할 공적인 기회가 오길 희망한다. 숨김없이 고백하겠다.

검찰은 삼성이 관리하는 작은 조직이었다. 이해 관계가 맞물린 재경부, 국세청은 훨씬 더 크다. 돈의 출처는 각사에서 조성한 비자금이다. 심지어 대형부실을 안고 있는 만성적자를 회사에서도 수십억원씩 비자금을 조성했다. 조성된 비자금은 임직원 명의의 차금으로 운영된다. 삼성 출신 임원들이 돈이 많은 이유는 대부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월급쟁이가 수십억, 수백원 재산을 가질 수 없다.

삼성의 사장단, 고위 임원, 구조본 임원, 재무 인사 등 핵심 보직 임원과 간부 사원 상당수가 차명 계좌를 가지고 있다. 제가 현재 차명비자금 계좌를 갖고 있는 임원들의 명단도 일부 가지고 있다. 명백히 금융실명제위반, 사문서위조, 조세포탈 등 범죄다. 하지만 삼성 내에서는 승진의 징표고 조직이 자신을 믿는다는 일종의 훈장이었다. 비자금 계좌가 만들어지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것도 있다. 공적기관에서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기회를 갖길 기대한다.

에버랜드 편법 증여 사건에 대해서 모든 증거 진술을 조직했다. 돈과 힘으로 신성한 법조를 오염시켰다. 저도 거기 관여했다. 명백한 범죄였다. 법무팀장을 맡은 제가 중심이 되서 저질렀다. 공범으로 제가 처벌을 받아야 할 순간이 됐다. 삼성은 모든 간부가 삼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건희 회장을 위해 살아야 했다. 저는 괴로웠다. 삼성을 위해서 검찰이 국정원이 청와대가 모든 언론기관이 움직이며 실시간 정보보고를 했다. 심지어 삼성에 가장 비판적인 시민단체마저도 회의가 끝나면 회의록이 삼성에 보내졌다. 이래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성에 등지고는 이 사회에서 황량한 뒷골목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이할 거라는 주변 얘기가 많았다. 제가 일간지 컬럼을 쓰면서도 삼성 얘기를 피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삼성 기사가 나올 때마다 저를 의심하고, 압박하고 미행했다. 저에 대한 감시는 퇴사 전부터 이뤄졌다. 그러더니 삼성측 인사가 나서서 법무법인에서 내쫓고 사회에서 고립시켰다. 심지어 삼성은 인생 말년을 아내와 손잡고 산책하겠다는 소박한 꿈도 짓밟았다.

많은 언론과 시민단체에 호소했다. 하지만 외면했다. 더이상 갈 곳이 없었다. 낭떠리지 앞에선 절망 속에서 천주교 사제단 신부님들께서 저를 잡아준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런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조직 동료를 배신한 사람이라고 욕해도 좋다. 하지만 재벌이 국가기관을, 사법체계를, 우리 사회를 오염시켜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저의 죄를 고개숙여 반성합니다.
 
 
 
 

2007년 11월 6일 (화) 03:24   조선일보

'7년간 삼성맨' 김 변호사 폭로 배경은…



▲ 5일 오후 김용철 변호사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삼성그룹 비리 폭로 2차 기자회견을 한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성당에 수많은 신문·방송사 기자들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자회견장이 좁아 미처 입장하지 못한 기자들 수십명이 밖에서 취재했다.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삼성그룹의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49)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의혹 폭로’ 배경은 뭘까?

김 변호사는 5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기자회견을 통해 “속죄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삼성의 진실한 참회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조직과 동료를 배신한 사람이라고 욕해도 좋다”며 “하지만 재벌(삼성)이 더 이상 우리 사법체계를, 사회를, 국가를 어지럽혀선 안 된다”고 말했다.

1997년부터 2004년까지 7년간 삼성그룹의 핵심 부서인 재무팀과 법무팀의 임원으로 재직했던 김 변호사가 3년 뒤 돌연 ‘삼성 내부 고발자’로 변신한 것이다. 사제단은 이날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의 비리와 구조적 부패상 등 불의를 알리는 양심 고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김 변호사나 사제단 모두 김 변호사가 ‘양심 고백’에까지 이르게 된 과정에 대해 명시적 설명은 하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본사 기자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은 김 변호사나 사제단의 입장과 팽팽하게 맞서 있다. 김 변호사가 ‘삼성=거악(巨惡)’이라는 등식 아래 자신은 이에 맞서는 ‘양심적 고발자’라는 명분을 내세운 반면, 삼성은 ‘사적(私的) 이익과 사적 감정에 따른 원한 풀이’에서 빚어진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은 “‘양심의 발로’였다면 퇴사한 뒤 3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나설 이유가 없다”고 설명한다.

삼성은 이날 해명 자료에서 “97년부터 7년간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든 거액(100억여원)을 받고, 이후 (올해 9월까지) 3년간 고문료(매월 2200만원씩)를 받아오는 동안엔 아무 말이 없다가 고문 계약이 끝난 시점에서 근거없는 주장을 하는 것이 양심의 움직임이냐”고 반박했다. 삼성에서 그동안 누리던 혜택을 박탈당하자 이번 폭로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게 삼성측 시각이다. 삼성은 그 근거로 이날 “김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 직전에 김 변호사 부인이 3차례 협박성 편지를 보냈다”며 편지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삼성은 또 “상관이었던 모씨가 아내를 농락했다”는 김 변호사의 주장도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가 몸담았던 서정 법무법인측도 김 변호사와 입장이 상반된다. 김 변호사는 “한겨레신문에 쓴 한 대기업 관련 칼럼을 문제 삼아, 삼성과 중앙일보 간부가 서정 퇴사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서정측은 “삼성 계열사와 관련한 소송 사건을 맡은 게 없어 삼성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삼성측 해명에 대해 김 변호사와 사제단측은 ‘폭로 배경’이 핵심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김 변호사는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이) 내 아내가 보낸 편지를 빌미로 돈을 바라는 부부공갈단으로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삼성이 구조적 비리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인신 공격’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2007년 11월 5일 김용철변호사가 제기동성당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삼성간부들의 차명계좌에 대해 말하고있다. /정경열 기자
삼성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은 5일 “현직 검찰 최고위급 간부들 중에서 삼성에게 ‘떡값’을 받은 사람들 여럿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자금 차명계좌를 가진 삼성임원들의 리스트 일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변호사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이재용씨의 재산 축적 불법 과정이 담긴 삼성의 내부 문건을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정경열 기자
[이진동 기자 jaydlee@chosun.com]
 
 
 
 

2007년 11월 5일 (월) 16:09   연합뉴스

<삼성그룹 전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 문답>


 

 

 
(서울=연합뉴스) 김병조 기자 = 삼성그룹 전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는 5일 오후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열린 2차 기자회견에서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씨의 재산축적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JY(이재용)의 재산형성에 관한 보고서'라는 삼성 내부 문건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애초 오늘 이 문건을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분실우려가 있고 삼성그룹의 반응도 없어 문건 공개는 다음 기회로 미루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용철 변호사와 문답.

-- 이재용씨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사건에 대해 아는 대로 설명해달라.

▲ 에버랜드 일은 96년도 말에 일어났는데 나는 97년 8월 입사했다. 입사 전에 일어난 일로, 나는 나중에 법무팀장으로 일하면서 법무팀을 지휘해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 등 업무를 분담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아직 상고심에 계류중이므로 법률기술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상세하게 밝힐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에버랜드 사건에서 많은 진술과 증거가 조작됐다는 것은 분명하다. (증거조작에) 나도 관여했다.

-- 이재용씨 비자금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 이재용 전무의 재산형성과정에 대해서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고 알 만한 분들은 알고 있겠지만, 내부 문건에 대해서는 적절한 기회에 발표하겠다.

-- 오늘 오전 삼성그룹에서 김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자료를 냈는데.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 이재용씨의 불법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삼성그룹 내부자료가 있다. 이 문건을 우리가 보관하고 있다. 추후에 이 문건을 가지고 여러분에게 설명하도록 하겠다.

- 검찰 명단 뿐만 아니라 언론사 등 다른 명단도 있다는데.

▲ 저는 질문하신 (기자) 분이 몰라서 질문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나보다 더 잘 알지 않느냐.

(김인국 신부) 언론 여러분에 대한 서운함이 있다. 그동안 공개한 이건희 회장 지시사항 문건 등에 대해서 일반인은 중요성을 잘 모른다. 하지만 내막을 잘 아는 언론이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자꾸 지엽적인 문제에 매달려 김 변호사 본인이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을 하고 있다.

-- 사제단은 결국 삼성그룹을 직접 고소고발하지 않을 계획인가.

▲ (김인국 신부) 사제는 용서하는 사람이지 남의 허물을 드러내어 고발하는 존재는 아니다. 이런 고뇌를 읽어달라.

-- 그럼 김 변호사가 직접 삼성을 고발하지는 않나.

▲ 저는 (고발이 아니라) 자수해야 된다.

-- 검찰 외에 국정원이나 청와대 등에 대한 관리명단은 없나.

▲ 명단에 대한 입장은 앞서 밝혔다. 지금은 명단 자체를 밝힐 때가 아니다.

-- 2002년 대선에서 삼성이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데 이건희 회장의 개인자금 아니라 회사자금이라는 증거가 있나.

▲ 질문하신 분은 친구가 선거에 출마하면 몇억씩 내나. 내 말을 믿을 수 없다면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기사를 쓰라.

-- 삼성에서 '떡값'을 받은 검찰이 최고위급이라고 했는데 어느 직급 수준인가. 대체적인 윤곽을 밝힐 수 있나.

▲ (김인국 신부) 내가 김 변호사의 답변을 차단하겠다. 언론의 관심을 사건의 핵심에 맞춰달라.

-- 시민단체가 모여 삼성그룹 불법행위 규명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를 만든다고 했는데 어떻게 구성할 계획인가.

▲ (김인국 신부) 뜻있는 시민단체나 학계에서 저희보다 선구적으로 해왔던 (재벌관련) 관심사와 연구성과가 있다. 이에 따라 삼성 문제를 다룰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대책위라고 이해하면 된다. 사제단은 우리 정신에 따라 독자적으로 이 문제를 처리하겠다

-- 김 변호사가 오늘 삼성관련 새로운 문건을 공개한다고 했지 않나.

▲ (김인국 신부) 원래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재용씨 재산축적 과정의 불법행위를 밝히고 이에 대한 삼성의 내부문건을 김 변호사가 공개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오늘 기자들이 너무 많이 몰려왔고 삼성그룹 관계자도 많아 문건을 분실할 우려가 있어 오늘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문건공개는) 사제가 직접 약속한 내용이니 조만간 공개는 하겠다.

-- 왜 문건 공개에 나서게 됐나.

▲ 저는 가난하고 못 배운 부모 밑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검사시절 음주 운전한 친동생도 구속해 친척과 의절할 정도로 열심히 일했고 그게 검사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김석원 회장의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던 중 청와대의 지시로 수사가 중단되자 검찰을 떠나게 됐다.

변호사업계의 현실을 잘 알고 있던 저는 월급이나 제때 꼬박꼬박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삼성그룹으로 갔다. 자식 대학등록금은 빚지지 말자는 가난한 검사의 바람이었다.

그러나 삼성에 들어간 것이 인생의 실수였다. 삼성에서 좋은 대우를 받았으나 삼성은 나에게 범죄를 지시했다. 돈으로 사람을 매수하는 불법로비는 모든 임원의 기본책무였고 저는 법조계를 담당했던 것이다.

kb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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