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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이라크와 함께하는 평화문화제 "전쟁은 이제 그만!"

 

 
이번 주 토요일은 3월 20일, 이라크 침공이 7년이 되는 날입니다.

미국은 마치 이라크 전쟁이 끝난 것처럼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라크에서는 전쟁과 점령 이전보다 더 많은 갈등과 폭력이 발생하고 있고요. 오랜 전쟁으로 이라크 민중들이 입은 상처는 아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라크의 석유 자원을 노려온 다국적 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과 이라크 정부의 도움을 받아 물만난 물고기처럼 석유 자원을 약탈해 가고 있죠.
 
그 동안 매년 3월 20일 즈음해서 크게 반전 집회가 열렸었는데요. 지난 달에 아프가니스탄 파병 건으로 서울역에서 집회를 열고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미처 320집회를 준비할 여력이 모아지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난 일요일 오후에 <경계를넘어>, <전쟁없는 세상>, <피자매연대(조약골)> 등 몇몇 사람들이 모여서 이 날에 작게라도 이라크와 함께하는 문화제를 열어서 지난 7년 간의 이라크 전쟁과 점령을 기억하고, 이라크에서 전쟁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알리는 문화제를 열어보자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명칭은 <3.20 이라크와 함께하는 평화 문화제 "전쟁은 이제 그만!">이고요.
3월 20일 저녁 6시부터 홍대앞 걷고싶은 거리에서 개최됩니다.
"나에게 이라크는 [네모]다"를 주제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이야기 하거나, 시나 글 낭송, 노래, 몸짓 등 무엇이든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해오셔서 누구나 문화제에 참여하실 수 있어요.
 
이메일 peace@withoutwar.org 로 문화제에 대한 의견이나 문화제 참가 신청을 보내주세요. 문화제 당일에 오셔서 참가 신청을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문화제 트위터 계정 http://twitter.com/320iraqpeace 을 통해서도 "나에게 이라크는 [네모]다" 이야기를 받고 있습니다.
 
그럼, <320 이라크와 함께하는 평화 문화제 "전쟁은 이제 그만!">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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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을 그냥 넘어가기에는..

다음 주 토요일은 3월 20일이다.

"이라크 침략전쟁 발발" 이라고 달력에 쓰여있다.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보라색 형광펜으로 동그라미를 쳐 놓았는데,

일주일 남짓 남은 오늘, 오랫동안 평화운동을 해온 활동가에게서 전화가 왔다.

 

"혹시 3월 20일에 계획된 일이 있나요?"

 

어... 음... 그냥 없다고 말하면 짧게 말하면 되는데,

그렇게 대답하려니 마음이 따꼼따꼼해져서 장황한 대답을 해버렸다.

이래저래 없는 것 같다고, 그냥 넘어가려니 좀 그래서 홈페이지에 글이라도 써볼까 생각중인데......

 

음... 뭐 할 수 있는거 없을까?

몇명이 모여서라도 할 수 있는 무언가 없을까?

지난 7년 동안 이라크에서 벌어진 끔찍한 일들을 절대 잊지 말자고,  한 동안 군대를 보낸 것에 대해 여전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점령이 하루 빨리 끝나고 점령군이 말하는 해방이 아닌 이라크 사람들이 말하는 진정한 해방을 맞이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어떤 행동.

 

뭐 없을까?

무엇을 하자고 해야 한 사람이라도 같이 하고싶은 마음이 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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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새로운 덧셈

저 파편은 누구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가?

나비뉴스 | 기사입력 2009.01.12 07:05

1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쪽 자발리아 하늘 위에서 이스라엘군 포탄이 터지고 있다.

ⓒAFP멀티비츠/스포탈코리아/나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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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까지만 해도 사망자 801명, 부상자 3300명이었는데,
월요일 밤인 오늘 뉴스에는 사망자가 901명에 이르고 부상자는 3695명으로 늘어났다.
 
숫자가 믿어지지 않아 혹시 오타인가 하고 다른 뉴스를 클릭했더니, 그 기사에서는 사망자가 885명이란다.
 
매일 새로운 덧셈을 해야 하는 이 시간이 대체 언제 끝이 나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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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의 트라이앵글..드디어 나왔다!

드디어 나왔다.
숙명의 트라이앵글 개정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미국의 관계를 어마어마한 양의 참고자료를 통해 제대로 설명한 촘스키 할아버지의 책.
두권으로 나왔던 것이 한권으로 나와 페이지수의 압박이 어마어마하지만... 책값을 줄이기 위한 묘책이겠거니 생각하며 참아야지 어쩌겠나. 두권으로 나눠 내는 것이 출판사쪽에서는 이익이라고 하던데......
아무튼, 새로운 개정판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새로운 번역! 책이 나왔을 때부터 독자들에게 번역에대한 원성이 자자했다고 전해진다. 솔직히 이전에 나왔던 첫번째 판은 내가 언뜻 봐도 번역이 심하게 엉망이었다.  하지만 이제 번역에 공을 들인 개정판이 나왔으니 다시 책읽기를 시도해봐야지.
자, 그럼 책 사러 고고싱=3=3
<알라딘의 책소개>
* 2001년 2권으로 출간 되었던 책을 한 권으로 묶어 새로 펴냈다. 새로운 번역자의 번역 작업으로 정확성과 가독성을 높인 전면 개정판이다. 특히 옮긴이의 글엔는 촘스키가 최근에 강연한 내용들까지 발췌 번역, 책의 가치를 높였다.

다소 비대칭적인 역학관계이긴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트라이앵글의 세 꼭지점은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팔레스타인을 의미한다. 미국의 세계적인 언어학자이자 정치비평가인 노엄 촘스키는 이 책에서 미국의 이익을 벗어난 비판적 시각으로 중동 문제 전반을 고찰하고 있다.

촘스키는 중동 문제가 단순히 종교적, 인종적 갈등이기 이전에 그 중심에 미국이 자리하고 있는 복잡한 정치적 문제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삼각형의 한 축을 이루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특별한 관계'를 낱낱이 파헤침으로써, 중동 문제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되묻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서방의 언론을 통해 듣게 되는 많은 일들이 실은 진실과 거리가 먼 것이었음을 깨닫게 해준다. 끔찍한 테러와 폭력 사태의 원인은 늘 PLO(Palestine Liberation Organization, 팔레스타인 해방기구)를 포함한 아랍 쪽에 있고, 이스라엘은 잔인하기 짝이 없는 아랍의 골리앗들과 꿋꿋하게 싸워 나가는 다윗이다. 게다가 미국은 짐짓 중립적인 척하며, 사태가 악화될 때마다 '개입'하여 파국을 막는 중재자의 역할이다.

하지만 정작 촘스키가 밝히는 진실은 이러하다. 현재 이스라엘 군사비의 지출 규모는 87억 달러로 8억 달러의 시리아나 5억 달러의 레바논과 비교하면 실로 엄청난 수치이다. 또한 공식 통계에 따르더라도 PLO측의 테러에 의한 희생자보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발생한 희생자가 훨씬 (최소한 몇 배) 많다.

이와 같이 진실의 왜곡과 은폐가 판을 치는 원인에는 미국 내의 지식인, 정치가, 언론이라는 또 다른 삼각관계가 있다. 물론 이것는 견제하는 삼각관계가 아니라, 은밀히 협조하는 관계이다. 이들은 서로 명분을 제공하고, '중립'이라는 허울의 근거를 마련해줌으로써 진정한 중동의 평화가 오는 것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촘스키가 모든 잘못을 이스라엘과 미국, 그리고 미국 내 이스라엘 지지자들에게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팔레스타인 내 강경파(무장단체 '하마스'와 '지하드' 등)의 '자살적 특성'과 '자기 파괴성'을 호되게 비판하기도 한다. 이 과격파들이 화해의 고비마다 찬물을 끼얹고 테러를 자행하는 것은 사실 이스라엘이 원하는 구도대로 사태를 전개시키는 기제가 되어주는 셈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지난 1983년에 처음 출간된 것을 1999년, 10쇄를 기해 내용을 보강하고 저명한 팔레스타인 출신 학자인 에드워드 사이드의 서문을 첨부한 것이다. 광범위한 자료의 섭렵과 촘스키 특유의 날카로운 분석이 돋보이는 이 책은 이미 중동정치에 관한 한 기념비적 저서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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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유는 찾은 것 같다...

설겆이를 하다 생각이 났다.


말을 많이 하지 않았던 이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이 잘 나지 않았던 이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없다니......
자라면서 나는 한번도 하고싶은 일이 없어서 고민한 적이 없었는데.
몇 해 전 하고싶은 일이 없다는 친구에게 해주었던 이야기들이 내게는 떠오르지 않는다.

처음엔 이것, 저것 모든 것에 귀가 솔깃하고 관심이 갔었고,

그 다음에는 하다보면 내가 하고싶은 한가지 일이 생길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4년을 보낸 지금, 나는 하고싶은 일이 없는 나를 발견했다.

공부와 고민이 부족해서 그런걸까?

또 부족한게 무엇이지?

열정과 집중력, 진심과 애정, 그리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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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정말 큰 호강을 했어요.

내가 아끼는 깊은 바다 색 코트에 반짝이는 에나멜 구두로 치장하고 길을 나선다.

오랜만에 설레는 일요일 오후.

지하철 문에 비친 내모습은 언젠가 지하철 의자에 앉아 슬며시 훔쳐봤던 예쁜 언니와 같았다.

손에 꼭 쥔 공연표 두장에 이것도 오랜만이다, 하하하 웃음 + 진심이 담긴 박수.

따뜻한 그의 손을 잡고 종로를 걸으니 반대쪽 나의 빈 손바닥 위로 하나, 둘 눈송이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오래되고 따뜻한 향기가 가득한 식당 안에서는 동화책에서 나온 듯한 빨간 창문 밖으로 눈이 펑펑-

눈오는 횡단보도를 건너 막 도착한 버스에 올라 타고 광화문을 가로질러 달린다.

눈길에 미끌어질까 종종 걸음을 걷던 나는 앗, 나 눈에 눈이 들어갔어.

치이익- 스팀소리에 달콤하게 데워진 우유를 컵에 담고, 어느새 투박한 그의 손이 허둥지둥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거품 한 가운데로 진한 커피를 붓고,  내가 주문한 대로 캬라멜 소스로 별을 만들어 완성된 하나뿐인 캬라멜 마끼아또. 아아아- 너무너무 달콤해.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지.

큰 길을 건너고 건물 사이를 지나, 아무도 밟지 않는 눈 길에 뽀드득 내 발자국을 남기고-

모락모락 김이 나는 정종과 짭쪼름한 은행꼬치에 언 발을 녹이며 다정한 이야기, 이야기......

나는 오늘 정말 큰 호강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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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투정의 위로

전화가 울린다.

20분 동안 기다리고 있던 전화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보는 친구의 이름.

하지만 나는 지금 전화를 받을 상태가 아니다.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다시 전화가 울린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방금 전의 전화벨은 듣지 못했다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역시나 술 취한 목소리.

이 녀석은 술에 취하면 전화를 하는 버릇이 있다. 누구의 술주정이 다 그렇듯 녀석은 평소 꺼내지 못했던 속내와 지난 이야기들을 두서없이 늘어놓는다. 예전에는 녀석이 술만 마시면 취해버려서 '너 저번처럼 술먹고 취하면 다신 너랑 술 안먹는다'는 협박을 하기에 이르렀지만, 취직을 한 후로는 회사 사람들과는 편하지 않아서 취하지 않고 친구들과는 자주 만나지 못해 이렇게 이따금씩 술에 취한 목소리로 전화를 건다.

 

나 힘들다.
회사에서 사람들을 자꾸 잘라.
그래서 술 좀 마셨다.
오랜만에 징징대는 네 목소리 들으려고.
너희들 다 보고싶다. 다른 애들 만나면 내가 진짜 보고싶어한다고 꼭 전해줘.
너 좋은 사람 만나니까 보기 좋다.
나는 안짤릴 거야. 너도 알잖아. 난 절대 안짤려.
근데 내 옆에 앉는 사람도 짤릴 것 같다.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자꾸 짤리니까 너무 힘들다.
근데 너 토요일에는 왜 이상한 옷 입고 왔냐.
너는 아무거나 막 입어도 이쁘니까 앞으로 아무거나 막 입고 다녀.
그래도 내 여자친구가 젤 이쁘다.
내가 돈 벌어서 살만하게 되면 결혼할거야.
아- 힘들어.
회사에서 자꾸 사람들을 자른다.

 

전화를 받는 동안 억지로 참고 있던 눈물이 전화를 끊고 나자 저절로 쏙 들어가버렸다.
나는 술취한 녀석의 투정을 위로하고 내 마음은 녀석의 투정에 위로받았다.
아. 방 한가득 늘어놓은 일만 아니면 동생방에 숨겨놓은 보드카에 오렌지 쥬스를 섞어서 한 잔 마시고 아침이 올 때까지 세상을 잊은 잠을 잘텐데.
하지만 저절로 쏙 들어간 눈물에 기운을 내고 나는 다시 일더미 속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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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눈

"자, 그럼 이번에는 환하게 웃어봐. 환하게- 환하게- ."

 

나는 어떻게 하면 가장 환하게 웃을 수 있나 생각하며 있는 힘껏 최대로 환하게 웃었다.

 

"그런데, 환하게 웃었는데 눈에는 슬픔이 보이는 그런 웃음이네. 그런 이미지는 정말 좋아. 하지만 다양한 캐릭터를 갖기는 쉽지 않겠다. "

 

환하게 웃었는데 눈은 슬프다고?

 

그 때 처음 알았다.

 

아무리 방긋 활짝 웃어도 내 눈은 슬픈 눈을 하고 있다는 것.

 

며칠 전 동생 책상에서 오래된 앨범을 꺼냈다.

 

내가 9살이고, 동생이 7살 때 여의도 63빌딩에서 찍은 사진이었는데,

 

동생은 뚱한 표정인데, 나는 마치 카메라의 시선과 숨바꼭질을 하려는 듯이 아빠의 다리에 기대어 수줍은 개구쟁이 얼굴 가득 웃음을 띄고 있었다. 내가 봐도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앙증맞은 볼따귀를 하고서.....

 

나는 언제부터 눈 속에 슬픔을 갖게 되었을까?

 

거울 앞에서서 다시 한번 힘껏 웃어보지만 내 눈은 살짝만 건드려도 터질듯한 울음보를 뒤로 감춘 채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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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인이 사람잡는다

어제 술을 먹고 종로에서 너구리와 헤어졌다.

나는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버스 창밖에서 나를 바라보는 너구리에게 손을 흔들었다.

우훗..... 사랑스러운 너구리 녀석.

집에 들어와 전화를 했더니 너구리는 그제서야 택시를 탔다고 했다.

 

"아니, 왜 이제서야 택시를 탄거야?"

"아으, 너무 황당한 일이 있었어."

 

그 황당한 일이란......

 

광화문을 거쳐야 집에 갈 수 있는 너구리는 택시를 타기위해 걸어서 광화문으로 향했다.

광화문 사거리에 도착했는데 전경들이 건널목을 막고 있었다.

너구리가 전경에게 길을 건너야 하니 비키라고 이야기를 하자마자 의료봉사 완장을 찬 사람이 다가와서 오히려 너구리를 말리더란다. 전경을 자극하지 마시라면서, 시민과 전경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면서. 그리고는 너구리 앞을 가로막으면서 마치 전경을 보호하는 공무원처럼 행동하더란다. 너구리가 자신은 오늘 시위에 참가한 것도 아니었고, 길을 건너야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데 전경이 막고 있어서 비켜달라고 한거라고 이야기 했더니 비슷한 말만 되풀이 하면서 무시했단다. 심지어 옆에 있던 어떤 아저씨, 너구리에게 군대 나왔냐는 질문을 던졌다. 주변에는 예비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그  의료봉사 완장을 찬 사람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너구리는 그들과 30분이 넘도록 실갱이를 하다가 겨우 빠져나와서 길을 건넜다.

 

그렇지 않아도 술자리에서 다른 친구 한명과 과연 이 촛불시위에 '거리의 정치' 또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현'과 같은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해 논쟁을 했었다.  나는 그런 수식어가 촛불시위를 지나치게 과장하고 미화시킨 것으로 보았고, 친구는 촛불시위에서 보여지는 현상들의 긍정적인 부분들을 강조했다.

 

나는, 언젠가 우리가 또는 지금보다 진보적인 정권이

사회의 진보를 위해 일시적인 불편과 약간의 불이익을 가져올 수도 있는 모험을 제안했을 때,

만약 촛불에 참여했던 그들이 이 모험적인 제안을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하게 된다면

촛불의 화살이 우리를 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지지율과 미국산 수입 소고기에 대한 지지율이 20% 이하인데 비해

FTA에 대한 지지율은 여전히 70%를 넘는다는 사실이 촛불을 들고 모여있는 이들의 정체성이다.

 

촛불에 나가서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다보면 촛불시위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

황우석 논쟁과 디워 논쟁에서 큰 소리를 냈던 사람들과 같은 이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든다.

 

물론, 이번 촛불에 참여하면서 새로이 다른 세상과 다른 이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들은 우리가 기대한 것 보다 적은 숫자일지 모른다. 집시법 개정에 줄을 서서 서명한 사람들이 이주노동자나 성소수자, 비정규직노동자의 이슈로 내미는 서명에 흔쾌히 동의하여 서명할 수 있을까? 나는 촛불 시위를 '새로운 변화'라고 칭찬하는 것이 공감되지 않는다.

 

정치와 사회에 담을 쌓고 살았던 사람들이 주인의식을 갖게 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자신의 식탁까지 문제가 닥쳐야  민감하게 반응하고, 준법과 애국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는 그들이 앞으로 어떤 주인 행세를 할런지 걱정되고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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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샤워 3번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동안 잘 지냈는데

오늘 아침에 지각을 하고 사무실 셔터를 올리고 혼자 앉아있자니

정성들여서 만든 소맥 한잔을 쭉 들이키면 어울릴 기분이다.

아침에,

알람이 울렸는데도 다시 잠들어버렸더니

늘 그래왔듯이 꿈에서 샤워를 하고 밥을 먹고 밖에 나갈 준비를 했다 .

그래서 나는 오늘 샤워를 3번이나 했다.

꿈에서 2번, 실제로 1번.

그리고 꿈에서 나는 국어와 사회 시험을  봐야 했다.

시험범위도 몰라서 뒤에 앉은 친구한테 물어보고, 공부할 시간은 없고, 샤워는 해야겠고......

샤워를 하면서 내내 시험에 무엇이 나올까 동동거렸다.

이렇게 책 한번도 다 못보고 시험을 보면 어떤 점수가 나올까 걱정이됐다.  

꿈에서 샤워를 두번이나 하고 국어와 사회 시험에 시달려서 그랬는지

마치 어제 과음을 한 듯한 몸상태로 진짜 샤워를 하고 밥을 먹고 옷을 입고 지하철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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