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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밤, 삼선자장면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사랑 앞에서는 이중적일 수 밖에 없나보다.

'내가 하면 로맨스로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말처럼.

나는 이런 것에서 자유로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사랑과 더불어 내 주변 인들의 사랑을 여럿 겪어보니,

나 역시도 나의 사랑과 남의 사랑 앞에 이중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다른 사람의 사랑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것을 조심하고싶다.

솔직하게는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싶지만

내일부터 당장 그렇게 하기는 자신이 없다.

나도 모르게 친구의 사랑 이야기를 듣다 이러쿵 저러쿵 말해버리게 될 것 같아서.

이런 생각을 하다가 마음이 발끝으로 떨어져서

오늘은 내가 혼자살고 있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음, 내가 취하는 줄도 모르고 마시다가 울다 지쳐 잠이 들어버렸을 거라고.

언젠가부터 나는 주말은 신나고, 즐겁고, 외롭지 않은 날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후로 주말이 더 재미난 것 반, 덜 재미난 것 반 - 때로는 재미가 두배, 때로는 안재미가 두배.

 

내가 가까이 하는 사람들은 지금, 토요일 밤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야, 너 지금 뭐하고 있냐?

 

나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삼선자장면을 생각하고 있어.

새벽 2시가 다되어가는 이 시간에......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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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자매애

예전에 알던 한 여자 선배는 스스로 '여성주의자' 혹은 '의식'이 있는 여성이라 생각했다.  

 

그와 그의 동지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온갖 차별과 그에 대한 성토가 빠지지 않았다. 기억나는 그들의 주장 중 하나는 '한국 남성들은 여성을 못살게 구는 특별한 유전자가 있다'는 것이었다.

 

가끔 그는 "여성 동지들끼리 모이자"고 이야기 하며 정말로 남성을 제외시킨 모임을 구성하고는 만족스러워했다. 그에게 있어서, 남성들이 여성 동료를 빼고 따로 모이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몰상식한 행동이지만, 여성들이 남성을 빼고 그들끼리 모이는 것은 아름다운 자매애였다.

 

나는 엉뚱한 곳에서 발현되는 그와 그 동지들의 자매애-특히 남 뒷담화를 깔때-에 동참하고싶지 않았다.  아마도 그들은 언젠가 그 자매애를 발휘해 나에 대한 험담으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리고 후에 내가 그들을 더욱 참을 수 없었던 것은, 그들이 남의 불행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즐기면서, 그 것을 삶의 소소한 재미로 살아가는 그와 그의 동지들.  그들은 스스로 '의식'있는 여성이라 생각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들은, 그들이 무시하는 '집에만 있는 아줌마'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그들의 세상은 언제까지나 여성과 남성이 서로 분리될 수 밖에 없는 곳이겠지.

 

나는 그들의 자매애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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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야릇봄

2008년 봄이 되어서  

처음으로 생각이 들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맞이했던 봄의 느낌들

아침과 저녁은 조금 쌀쌀하지만

하늘은 맑아지고 햇살은 점점 따뜻해져오고

그리고, 새학기만의 들뜬 분위기

왜인지 더 생각나는 또 한가지는 봄의 온기가 미처 들어오지 못한 정리안된 동아리 방

봄 봄 봄 봄 봄 봄

그동안 나는

과거의 나쁜 기억들로부터 벗어나기위해 노력한 적은 있었지만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 그리워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야릇한 기분

이런 것이 나이드는 증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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