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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

 

“근․현대사의 불가피한 산물인 민족주의는, 진지한 의미의 문화의 족쇄다. 800년 전에 중국의 거사(居士) 이통현(李通玄)과 중국 승려 대혜(大慧)의 책들을 보고 갑자기 대오(大悟)를 이루었던 고려의 지눌 스님은, 중국에서 망명 생활 하면서도 중국을 “피(被)와 아(我)의 투쟁 속의 적대 세력”으로 규정한 신채호보다 훨씬 많은 마음의 자유, 창조의 자유를 누렸던 사람이었다. 지눌의 깨달음의 세계에는 국경도 종족도 없었지만, 초기 민족주의자였던 신채호의 정신 세계는 국경과 종족의 개념들이 지배했다. 신채호 선생이 말년에 “민족”보다 “민중”을 중요시하여 무정부주의로 투신한 것은, 창조적인 개성의 소유자로서 민족주의와 창조력의 공존의 불가능성을 무의식적으로 느꼈기 때문이 아닌가?”


“민족주의는 19세기말의 “적자생존”의 사회진화론으로부터 상당한 영향을 받은 근․현대의 일종의 사이비 종교다. 그리고, 그 종교의 신은 “우리”의 힘과 그 힘에 의한 “우리”의 승리다. “우리”가 패해도 치명적인 일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 구성원들의 승리에 대한 열망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의 힘을 발휘할 때, “반대편”의 눈물과 피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우리”와 “우리”의 성공이 절대자․신에 해당되면 “반대편”의 존재 공간이 사실상 없어지기 때문이다.”  ‘아웃사이더’, 「민족주의에 대한 단상들」, 박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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