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시민', '기업' 등을 동원하여 합리적 우파 담론을 정교화하고 있는 것 같다. '민주화', '경제적 자유화', '남북관계개선'이 87년 체제의 주요 "성과"라고 정리하면서, 그 한계로는 '남한 단독의 민주화', '신자유주의', '우익 정권 등장' 등을 들고 있다. 이렇게 정리해 놓고, 이른바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2013년 체제'의 과제는 1953년 체제 타파, 즉 '분단체제' 극복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내년 선거에서 '연합정치'를 통해서 이겨야 한다.
누가 누구한테 이긴다는 것인지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분단체제'에 꿰맞춘 역사 분석이다. 그러다 보니 거론한 현상 또는 요인 사이의 관계와 구조를 전혀 알 수 없다. '계급' 문제를 절대화하는 것도 그렇지만 이런식으로 배제하는 것도 문제가 많다. 물론 이는 계급 자체를 인식하지 않는 전제의 차이로부터 나오는 것 같다. "적어도 87년체제 초기는 개발독재국가로부터 기업의 자유와 노동자의 권리를 동시에 얻어내는 긍정적인 과정"이었다고 하는 걸 보면 기업의 자유화를 보장하면서 '노동자의 권리' 정도 보장해 주겠다는 그의 '계급관'이 분명히 드러난다.
역설적으로 남한에서는 바로 '분단'으로 인해 이러한 전형적 우파 담론도 '진보'인양 행세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민중을 기초로한 내적 정치성의 전개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우파 '진보주의' 논의에 대한 더욱 급진적 '분단'의 문제설정이 필요할 것 같고, 그들이 더이상 '민중'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못하게 '민중론' 또한 더욱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